애플의 야심작 비전프로 론칭, 핵심은 서드파티 앱 생태계 조성 ㅣ애플 비전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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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야심작 비전프로 론칭, 핵심은 서드파티 앱 생태계 조성 ㅣ애플 비전프로
  • 이승준 교수
  • 승인 2024.02.16 10:12
  • 조회수 1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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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야심작인 비전프로가 사전 주문물량이 모두 매진되며 초기 흥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 2024년 2월 2일 출시된 비전 프로는 24년 하반기에는 다른 국가에서도 출시될 예정이다. 해외 메체들은 이번에 공개된 애플 비전프로가 1984년 공개된 매킨토시나 2007년 아이폰의 출시와 맞먹는 신선한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하면서 애플의 팀 쿡 CEO가 스티스 잡스가 남긴 레거시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AR 시장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비전프로를 미리 사용해본 사용자들은 찬사를 쏟아냈다. 몰입감 넘치는 3D 비디오를 촬영 및 감상하고, 가상의 IMAX 크기 화면에서 박진감 넘치는 게임을 즐기고, Slack과 같은 비즈니스 앱을 사용하고, 사실적인 3D 아바타인 '페르소나'로 동료와 화상 통화를 하는 등 다양한 체험기를 온라인에 공유하고 있다. 


비전 프로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먼저 전문 용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 VisionOS: 공간 컴퓨팅 및 혼합 현실 기능을 지원하는 Vision Pro 헤드셋을 위해 특별히 Apple에서 개발한 운영 체제입니다.
  • 공간 컴퓨팅: 현실 세계의 물체와 가상 현실을 결합하여 사용자가 물리적 공간에서 디지털 콘텐츠와 상호 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컴퓨팅의 한 유형입니다.
  • 혼합 현실: 가상 현실과 증강 현실의 요소를 결합하여 디지털 콘텐츠를 현실 세계 뷰에 오버레이하는 기술입니다.


하지만1984년 공개된 Mac이 당시 128KB에 불과한 RAM 을 장착해서 불만을 낳은 것처럼 비전프로 역시 몇가지 단점이 있다. 
첫번째는 거추장스러운 외장 배터리이다. 주머니에 무거운 외장 배터리를 장착하고도 약 2시간 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비전프로의 구매를 꺼리게 되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두번째는 아직 적은 사용자수이다. 비전프로의 킬러 앱은 3D 동영상을 촬영하고 재생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광고판 크기의 스냅샷, 주변을 둘러싸는 파노라마 사진 등 평범한 스틸 사진도 멋지게 촬영할 수 있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처음 나온 팩시밀리나 전화기도 주위에 사용하는 사람들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듯 비전프로의 놀라운 기능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비전프로 헤드셋을 보유해야 하는 시기까지는 혼자 가지고 노는 비싼 장난감으로 전락할 수 있다. 
세번째는 비싼 가격이다. 애플은 3,499달러부터 시작하는 Vision Pro가 기본적으로 사용자 주변에서 앱을 실행하는 것으로 요약되는 "공간 컴퓨팅"의 시작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메타는 방대한 게임 라이브러리와 자체적인 AR 기능을 갖춘 우수한 VR 헤드셋인 Quest 3를 비전 프로보다 훨씬 저렴한 500달러에 판매중이다.  


물론 비전프로의 장점도 차고 넘친다. 비전프로에서는 Excel과 Slack을 사용할 수 있으며, 거대한 가상 4K HDR 디스플레이에서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편안하게 시청할 수도 있다. 또한 Mac의 디스플레이를 미러링하여 가상 공간에 떠있는 대형 모니터를 Vision Pro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비전 프로를 착용하면 주위에서 얼리어답터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아이폰의 성공이 뛰어난 하드웨어 성능과 혁신적인UI/UX도 있지만 앱스토어가 없이는 설명할 수 없는 것처럼 비전프로 역시 앱 생태계 활성화가 매우 중요하다. 다시 말해 애플에게 있어 비전프로의 초기 판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을 새로운 플랫폼으로 끌어들일 만큼 매력적인 서드파티 앱을 확보하는 것이다. 
비전프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은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 추가 기능 없이 VisionOS에서 창으로 실행되는 iPad 및 iPhone 앱이다. 둘째, 공간 컴퓨팅 및 혼합 현실 기능을 갖춘 Vision Pro에 맞게 특별히 변환된 iPad 및 iPhone 앱이다. 마지막으로, 공간 컴퓨팅의 잠재력을 최적화하는 처음부터 새롭게 구축된 VisionOS 앱이다. 


일단 비전프로 전용 서드파티 앱으로 유니티가 나섰다. 실시간 3D 콘텐츠 제작·운영 플랫폼을 운영하는 유니티는 비전프로 출시를 맞아, ‘비전 OS’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유니티의 비전OS 지원을 통해 개발자가 유니티의 폴리스페이셜(PolySpatial) 기술을 사용해 디지털 콘텐츠와 실제 세계를 매끄럽게 혼합하는 몰입형 경험을 제작할 수 있도록 템플릿, 샘플 및 기타 리소스를 사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레고 출신 디지털 게임 제조업체인 라이트 브릭 스튜디오(Light Brick Studio)는 레고 빌더스 저니(LEGO® Builder’s Journey)를 애플비전 프로 버전용으로 공개했다. 반면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유튜브 등 일부 인기 앱은 출시 시점에 비전 프로 앱을 제공하지 않지만, 사용자는 사파리 브라우저를 통해 이러한 서비스에 계속 액세스할 수 있다.


애플은 개발자들이 기존 아이폰 및 아이패드 앱을 쉽게 포팅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출시 시점에 비전 프로의 앱스토어에서 선택 가능한 호환 앱이 100만 개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상당수의 개발자들이 애플의 월드가든 정책과 일방적인 수수료 정책에 불만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애플이 비전프로 앱 생태계를 잡음없이 이끌어갈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의 성공을 이끌어 온 주동력인 '폐쇄적 플랫폼 생태계'가 이제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된 셈이다. 


특히 Microsoft, Disney, 구글 등 빅테크 경쟁사들이 비전프로와 얼마나 긴밀하게 협력할지 알 수 없고 요즘 사람들이 많이 찾는 피트니스 콘텐츠도 현저히 부족하다. 또한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 제작사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에서 애플의 결제 규정을 고의적으로 위반하여 iOS에서 금지된 2020년부터 애플과 반독점 소송을 벌이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24년 3월부터 디지털 시장법인 DMA가 시행되고, 미 법무부는 애플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 제한을 가해 경쟁업체들의 효과적인 경쟁을 방해했다며 반독점 소송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시장법(DMA)은 시장지배력을 남용하는 기술 플랫폼 기업들에게 강력한 규제를 적용하는 법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수십년간 유지해온 월드가든 전략은 그동안 엄청난 성공을 거뒀지만, 이제 각국 정부가 규제에 나서고 있고, 파트너들은 이탈하고 경쟁자들로 둘러싸이게 했다"고 꼬집었다. 


정리해 보면 애플이 고수해온 수직계열화 방식의 독점적인 시장 지배력은 애플의 성장을 견인했지만, 반대로 규제 당국의 검토 대상이 될 수 있게 됐다. IT 전문가들은 앞으로 애플이 더 광범위하게 개방된 시장 전략을 취하지 않는다면, 규제와 제한에 부딪히면서 다른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애플의 매출은 지난 2022년 말부터 4분기 연속 역성장중으로 2023년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 감소한 895억 달러를 기록했다. 다행히 4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한 1,196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5개 분기 만에 전년 대비 역성장을 멈췄다.


애플이 반독점 소송과 앱 생태계 이슈를 슬기롭게 헤쳐나가면서 비전프로 론칭을 통해1984년 매킨토시 공개, 2007년 아이폰 출시만큼의 흥행을 만들어 갈 수 있을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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