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IT프로젝트 단독 입찰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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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IT프로젝트 단독 입찰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이형로 상무
  • 승인 2019.10.28 06:55
  • 조회수 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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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찰은 왜 발생하는가?

IT프로젝트 시장은 최근 수요자 시장에서 공급자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IT프로젝트에서 입찰 흥행에 실패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차세대 지방교육행·재정 통합시스템 인프라 구축’, 국세청의 ‘빅데이터 시스템 구축’, NH농협은행 “금융상품마켓 고도화’ 등이 단일 기업만 응찰했다. 이는 구축뿐만 아니라 컨설팅 분야에도 발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마스터플랜 수립’도 유찰되었다.

이는 과거와는 다른 현상이다. 이유는 크게 세가지이다. 첫째, 발주자가 수행사 입장에서 매력적인 사업 기회로 기획하지 못한 경우이다. 둘째, 사업의 범위와 비교하여 예산이 부족하여 수익성이 없거나 리스크가 큰 형태로 기획한 경우이다. 셋째, 제안서 작성에 과다한 요구를 하여 제안 비용과 시간이 상당히 많이 들게 되는 경우이다. 수행사는 합리적인 판단에 의하여 제안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단독 입찰로 진행되는 것은 발주자, 수행사 모두에게 좋은 일이 아니다.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프로젝트 목표와 범위 그리고 비용 등에 대해서 발주자와 수행사가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프로젝트 시작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단독 입찰이 발주자에게 그리고 수행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단독 입찰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단독 입찰이 발주자에게 주는 영향

단독 입찰이 발생할 경우 수행사보다는 발주자에 영향도가 훨씬 크다.

첫 번째로, 사업을 추진하는 CIO 및 기획 의사결정자 등 이해관계자들의 사업추진에 대한 타당성과 사업 추진에 대한 동력을 꽤 많이 상실하게 된다. 일단 모든 프로젝트는 주변 이해관계자들의 관심과 격려, 스폰서십이 필요한데 시작부터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의도하지 않게 IT시장에 부정적인 소문과 음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면 CIO 및 기획자들의 추진력이 매우 많이 떨어지고, 시작부터 힘이 빠지게 된다.

두 번째로, 단독 사업자 선정으로 인해 사업자 선정 후 가격 협상에 매우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경쟁입찰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한 후 만족스러운 협상결과가 도출되지 않는다면 다음 제안사(즉, 2순위자)로 우선협상대상자를 변경할 수 있다. 물론 2순위자로 넘어가는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이렇게 우선협상대상자를 변경할 수 있는 힘은 발주자가 가지는 가장 강력한 무기 중에 하나이다. 이러한 무기없이 단독입찰 회사만을 대상으로 협상을 진행할 경우 만족스러운 협상의 결과를 가져오기가 매우 힘들다. 이미 사업을 수주했다고 생각하는 제안사를 대상으로 양보를 얻어내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비교사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격협상 등의 불리함 이외에 가장 큰 단점이자 실무적으로 발주자가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바로 이부분이다. 경쟁입찰이 되었을 경우 인력비율, S/W, H/W등 각 제안사의 특장점을 비교할 수 있는데 단독입찰의 경우 이러한 무기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는 협상의 진행과정과 협상완료에도 항상 무엇인가 누락된 것이 없는지, 잘못 협상한 것이 없는지 계속 검토해야하는 부담감이 존재하게 된다.

네 번째로, 주변의 이해관계자(Stakeholder)를 또 다시 설득하여야 하는 부담을 가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대형 IT프로젝트는 해당조직의 이사회 승인사항일 경우가 매우 높다. 이사회 승인 사항이 변경되면 이에 대해 관계자들에게 현 상황을 설명하고 왜 단독입찰로 진행될 수 밖에 없는 논리를 설명해야 한다. 발주자 IT의 경영진은 이점이 또한 매우 부담스럽다. 경쟁입찰이 성립되었을 때는 발주자가 우위에 서고 주사업자 선정보고만 하면 될 것을 너무 많은 추가 작업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단독입찰이 발생하면 주변의 긍정적이지 못한 소문 등이 발주자를 괴롭히게 된다.

 

단독입찰이 수행사에게 주는 영향

간단히 생각하면 사업을 수행하는 수행사 입장에서는 무혈 입성을 하게 되었다고 승리의 축배를 들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현실은 너무 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첫 번째, 일반적으로 단독입찰이 되면, 유찰 처리하고 2주간 재공고를 수행하게 된다. 이때 경쟁사가 제안을 하지 않으면 주사업자로 선정되지만 만약 경쟁사가 제안을 하게 되면 이미 제안전략 및 투입 공수(M/M)등이 유출되어, 나중에 제안을 하는 회사가 유리해 질 수 있다. 전략적으로 첫번째 제안에는 응하지 않고 유찰 시킨 후 두 번째 제안을 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두 번째, 우여곡절 끝에 사업을 수주하더라도 발주자와의 협상이 굉장히 어려워지고 복잡해 질 수 있다. 이유는 단독입찰인 경우 발주자는 수행사를 상대로 협상의 기준선(Baseline)이 존재하지않고 항목별 비교자료가 없기 때문에 과다 또는 과소의 협상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세 번째, 구축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이해관계자들은 수행사가 무혈입성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에 과도한 요구사항을 제출할 수 있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대형 IT프로젝트는 각자가 서로를 성공의 파트너이자 동반자로 인식해야 프로젝트 성공의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무임승차 했다는 이미지가 프로젝트 내내 수행사를 괴롭히게 되는 경우가 매우 많다.

네 번째, 프로젝트 자체가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발주자가 RFP(제안요청서, Request for Proposal)를 발송할 때 발주자의 사정으로 프로젝트가 취소되거나 연기가 될 경우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명문화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회사의 설립자(일반적으로 오너(owner)회사라고 함)가 있는 발주자의 경우는 그러한 경우가 거의 없지만, 이해관계자가 많거나 감독당국의 감시가 많은 경우는 취소 또는 연기가 되는 경우가 종종 존재한다.

 

발주자와 수행사에게 경쟁입찰이 가져다 주는 장점

대형 IT프로젝트 제안서 작성에만 몇 주(보통 6주)가 소요되고, 사전에 투입되는 비용도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비용을 상회하게 된다. 따라서 최근 수행사들은 제안참가 결정에 매우 고심을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프로젝트 수주가 회사에 재무적, 기술적으로 도움을 얼마나 주는지, 리스크는 존재하지 않는지 매우 꼼꼼히 검토하는 경향이 존재한다.

경쟁입찰이 가져다 주는 장점을 살펴보면, 발주자와 수행사 모두 긍정적인 효과가 존재한다.

발주자 관점에서는 흥행에 성공을 했고, 프로젝트 협상을 위한 비교자료도 확보되고, 이해관계자들의 추진력과 스폰서십도 확보할 수 있다. 수행사 관점에서는 경쟁을 통해 승리했다는 기쁨만아니라 수행사가 제안한 개발방식, 인력규모 등을 인정받은 것이 되기 때문에 주사업자 협상에서도 당당히 임할 수 있고, 무사히 협상이 종료되면 성공의 파트너로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이는 수행사 입장에서도 프로젝트 과정에 발생하는 여러 이슈와 리스크를 수행사가 제안한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명분이 확보된다고도 할 수 있다.

 

경쟁입찰이 되도록 할 수 있는 컨설턴트 의견

대형 IT프로젝트는 수 년에 걸쳐 준비가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IT컨설팅사의 ISP, PI, MP등의 컨설팅을 받기도 한다. 회사의 의사회 결의가 통과되면 일반적으로 PMO(Project Management Office)를 선정하고, 발주자와 PMO가 함께 주사업자 후보 선정을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경쟁입찰이 되어 발주자 및 수행사 모두 성공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 살펴보도록 하자.

첫 번째, 주사업자 후보와 상당한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주기적으로 사업의 준비현황을 공유해주어야 하며, 필요하다면 수행사 내부조직의 설득을 위해 발주자가 노력해야 한다. 갑과 을의 관점으로 보면 이러한 권고가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대형 IT프로젝트를 발주하는 발주자는 그 프로젝트가 발주자 내부에서 필요하기 때문에 발주하는 것이고 주사업자 선정 과정은 최적의 성공 파트너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두 번째, 프로젝트 관련 정보는 공평하게 공유되어야 한다. A라는 업체가 훨씬 더 많은 내부정보를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하면 B회사는 제안에 회의적으로 변하게 된다. 내부의 보안이슈가 아니라면 가능한 많은 정보가 수행사로 전달되어 최적의 제안이 되도록 독려해야 한다. 특히 언론, SNS 등 다양한 의사소통 방법이 존재하는 현 상황에서 관련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충실한 제안을 바라는 것은 무리가 될 수 있다.

세 번째, PMO(Project Management Office)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PMO 조직은 대형 프로젝트의 경우 최근 대부분 선정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PMO는 대형 프로젝트와 수행사 협상의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수행사들에게 잡음없이 프로젝트 제안까지 이끌어 줄 수 있다. PMO와 수행사는 대형 IT프로젝트의 전문가들이다. 전문가들끼리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발주자가 권한을 부여해준다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제안 참여 결정이 가능해 질 것이다.

네 번째, 발주자와 수행사 모두 성공의 파트너를 찾는 과정임을 이해해야 한다. 대형 IT프로젝트는 발주자 관점에서는 수년간의 비용이 일시에 투입되는 대단위 사업이고, 수행사 관점에서는 적정한 수익성이 보장되면서, 기술적/관리적 성숙 수준을 높이고 IT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회이다. 예전과 달리 갑과 을의 관계로 대형 IT사업을 생각한다면 적절한 성공의 파트너는 찾기 어렵거나 설령 선정한다해도 프로젝트는 매우 어렵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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