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맥도날드, 나이키가 AI 회사를 인수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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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 맥도날드, 나이키가 AI 회사를 인수한 이유는?
  • 박서기 소장
  • 승인 2019.10.21 05:26
  • 조회수 3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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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반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준비하는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흥미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는 기업이 주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영입하고, 기술을 도입하는 방식이 주류를 이루었다. 하지만 올들어 글로벌 소비재 대기업을 중심으로 AI 전문가 집단을 인수합병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AI 회사를 인수한 글로벌 대기업은 월마트, 나이키, 맥도날드 등이 있다. 세 회사는 각각 오프라인 유통, 신발제조, 패스트푸드 분야의 세계 1위 회사로, 고도화된 고객 경험 서비스를 제공하여 경쟁력을 혁신하겠다는 목표를 위해 AI 회사 인수에 나선 것이다.

AI 회사를 인수한 것은, 이들이 보유한 전문인력과 기술의 가치를 높이 산 것과 함께 해당 기술과 서비스를 경쟁사가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아예 인수라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인수합병 시장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양상이다.

 

월마트, 온∙오프라인 상품 추천 서비스 강화 위해 AI회사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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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월마트가 인수한 아스펙티바 홈페이지 / 출처: https://www.aspectiva.com/

 

월마트는 올 2월 AI 기반의 고객분석 스타트업인 아스펙티바(Aspectiva)를 인수했다. 이스라엘의 텍스트 분석 전문가들이 창업한 아스펙티바는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한 자연어처리 분석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고객 리뷰와 고객의 웹사이트 브라우징 행동 패턴을 분석해 고객에게 맞춤형 제품을 권고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이 남긴 상품 리뷰의 텍스트와 온라인 사이트 브라우징 패턴을 분석해 고객이 좋아할 만한 제품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서비스가 이뤄진다.

e커머스 분야에서 아마존을 따라잡을 수 있는 경쟁력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월마트는 아스펙티바의 기술을 자사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사이트에 모두 접목함으로써 한층 더 고도화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월마트는 아스펙티바를 자사의 신기술 인큐베이팅 조직인 ‘스토어 No 8’에 합류시킬 예정이다. ‘스토어 No 8’은 월마트가 추진하고 있는 가상현실 쇼핑 서비스, 테스트 기반 쇼핑지원 서비스 등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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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에 AI 접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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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맥도날드가 인수한 다이내믹일드 홈페이지 접속 화면. 접속자의 국가와 접속 경로를 바로 알려주고 있다.

출처: https://www.dynamicyield.com/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날드는 올 3월 미국의 ‘다이내믹 일드(Dynamic Yield)’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다이나믹 일드는 AI 기술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하는 업체로,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와 미국 패션기업 어반아웃피터스 등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인수 대금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월스트리트저널은 맥도날드가 3억달러(약 3400억원) 이상을 지불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맥도날드 역시 AI기반의 개인 맞춤형 서비스 강화라는 동일한 목표를 위해 다이내믹 일드를 인수했는데, 미국 현지 체인점의 드라이브 스루(차량에 탄 채 제품을 주문·구매하는 것) 메뉴에 해당 기술을 우선 적용할 예정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날씨와 시간, 도로교통 상황 등을 고려해 드라이브 스루 메뉴를 추천하는 것이 핵심이다.

맥도날드는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에 우선 적용한 후 매장 내 셀프서비스 키오스크와 글로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 다른 디지털 서비스도 AI 기술을 기반으로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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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3] 맥도날드의 감성지수 동향 / 출처: https://seekingalpha.com/article/4292502-mcdonalds-acquire-apprente-voice-tech

 

맥도날드는 드라이브 스루 AI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지난 9월 AI 기반 대화형 음성 기술을 보유한 어프렌트(Apprente)도 3억달러(약 3600억원) 이상 투자해 인수했다.

어프렌트는 사람의 음성을 바로 해석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일반적인 ‘음성의 텍스트화’(speech-to-text) 기술보다 진화한 것으로, 고객의 주문을 문자화하지 않고, 음성 정보를 직접 주문시스템에 전달하는 게 특징이다. 이를 위해 어프렌트는 레스토랑 등 소음이 많은 환경이나, 사투리나 목소리 톤, 액센트 등 다양한 고객의 발음을 인식해 정확하게 주문 내용을 청취할 수 있는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어프렌트의 AI 청취 기술을 활용해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서 컴퓨터가 음성으로 주문을 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맥도날드는 컴퓨터가 드라이브 스루 인력을 대체할 경우 인건비와 훈련비 등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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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수요예측 및 재고관리 위해 셀렉트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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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4] 나이키는 수요예측 및 재고관리 최적화를 위해 AI 스타트업인 셀렉트를 올 8월에 인수했다.
출처: https://www.zdnet.com/article/nike-acquires-celect-adds-to-data-science-team/

 

나이키는 지난 8월 AI 기반 수요예측 및 재고관리 솔루션 회사인 셀렉트(Celect)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나이키는 앞서 올 3월 소비자 데이터 분석회사인 ‘조디악’, 그리고 4월 이스라엘 컴퓨터비전 스타트업인 ‘인버텍스’를 인수한 바 있다.

셀렉트는 2013년 두 명의 MIT 교수가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MIT의 컴퓨터 사이언스 및 인공지능 연구소(MIT’s Computer Science and Artificial Intelligence Laboratory)에서 개발한 예측 알고리즘(Celect Engine)을 기반으로 고객의 구매패턴을 인식해 고객행동을 분석하고 수요를 예측하는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셀렉트의 클라우드 SaaS 솔루션을 사용하는 소비재유통 기업은 온라인 및 오프라인의 다양한 채널접점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 실시간으로 수요를 예측하는 것은 물론 매장에서 재고관리 및 판매활동을 최적화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주장하고 있다. 매장의 수요 및 판매를 예측해 효율적으로 매장운영 및 고객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으며 재고를 예측해 매대관리 및 물류시스템을 최적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이키의 최고운영책임자(Chief Operation Officer)는 셀렉트의 기술을 나이키의 모바일 앱 및 웹 사이트에 통합함으로써 소비자가 특정 스타일을 언제 어떻게 구매할 것인지 예측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CNBC 인터뷰에서 밝혔다. 또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수록 소비자 행동 분석, 데이터 최적화 등의 기술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이키는 셀렉트 인수를 통해 재고율을 낮추고 수익마진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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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경험 고도화 위해 AI 회사 인수합병 늘어날 듯

마트, 맥도날드, 나이키가 AI 회사를 잇달아 인수한 배경에는 고객 경험을 고도화함으로써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겠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 회사가 기술 도입이 아닌 기업 인수라는 방식을 택한 것은, AI 인프라와 알고리즘을 직접 고도화해 나갈 수 있는 전문인력과 기술력을 확보하겠다는 속내가 있기 때문이다. 또 해당 기술을 경쟁사가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 역시 모두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업은 올들어 AI 회사 한군데만 인수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디지털 기술 관련 스타트업을 두 군데 이상 인수했다. 특화된 디지털 혁신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핵심 인력과 기술을 원천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한다면 대규모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고도화하려는 글로벌 대기업의 AI 스타트업 인수합병은 앞으로도 꾸준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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