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페이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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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페이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 하동석 팀장
  • 승인 2019.09.23 01:57
  • 조회수 1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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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QR코드가 성공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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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중국의 모바일 페이먼트 추세 / 출처: China Briefing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중국은 상거래 결제 수단으로 현금을 주로 사용했으나 2019년에는 모바일 결제 비중이 무려 85%를 넘어섰다. 중국에서 모바일 결제가 확산되는 계기가 된 것은 QR코드 결제 방식이었다. QR코드 방식이 각광을 받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위조지폐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중국은 위조 지폐가 많았다고 한다. 중국인들은 ATM에서 바로 뽑은 지폐조차도 지폐감지기로 다시 확인하는 작업을 일상적으로 수행했다고 한다. 2003년에는 위폐 방지를 위해 플라스틱 위폐 도입이 검토되기도 했다. 온라인 상거래에서도, 결제금액을 받은 후 위폐인지 감별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QR코드는 계좌로 직접 돈을 보내주기 때문에 위조지폐 여부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 신용카드가 없어도 된다
중국 인구는 14억이고, 신용 카드 발급 수는 5억 장이다. 신용카드 보유율은 8%라고 한다. 인구의 40%를 차지하는 저소득층은 신용등급이 낮아 신용카드를 발급 받을 수가 없다. 결제 금액이 큰 경우에는 신용카드를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한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 매장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는 소비자도 모바일폰으로 QR코드를 찍을 수만 있다면 거래를 할 수 있다.

 

▶ 결제 취소 등 부정거래를 방지할 수 있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경우, 카드 사용 승인과 카드 대금 인출 시점 사이에 시차가 존재한다. 카드를 사용한 후에 거래를 취소하게 되면 카드회사가 사용 대금을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존재한다. 실제로 중국의 여행객들이 국내 호텔 등을 이용하고 카드 결제를 취소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QR코드를 사용하면 거래와 동시에 계좌에서 대금이 이체되어 이런 문제가 해결된다.

 

▶ 거래 비용이 저렴하다
신용카드로 결제를 하는 경우에는 수수료가 최소 1%에서 최대 5%까지 소요된다. 승인과 결제 처리를 위한 인프라 비용과 이자 비용, 그리고 대손 비용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QR코드를 사용하기 위해 별도의 장비를 갖출 필요는 없다. 상점은 고유 번호를 식별할 수 있는 QR코드만 갖추면 된다. 또한 거래 시점과 대금 지불 시점이 같기 때문에 대손이나 이자를 생각할 필요가 없다.


카카오페이와 제로페이

QR코드를 이용한 모바일 결제는 우리나라에서는 카카오페이가 2018년 5월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어서 제로페이는 2018년 12월 20일부터 시범 운영되었고, 2019년부터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2019년 2월말을 기준으로 카카오페이 가맹점 수는 약 20만, 제로페이 가맹점 수는 약 6만3천개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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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제로페이와 카카오페이 비교 / 출처: http://www.thescoop.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320

한국노동연구원의 자료에 의하면 소상공인 수익 구조는 월 매출 1,710만원 중 영업비용이 1,520만원, 영업이익은 190만원이다. 이중 카드 수수료는 29만원으로, 매출 대비 1.69%에 해당된다. 소상공인은 카드 수수료 외에도 임대료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해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로페이는 결제 수수료를 대폭 낮추어줌으로써 소상공인의 수지를 개선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되었다.

제로페이의 수수료율은 전년도 매출액 8억 이하는 수수료율 0%, 12억 이하는 0.3%, 12억원 초과는 0.5% 이다. 카드 수수료율 1.69%에 비하여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또한 카드 사용자에게는 40%의 소득공제를 해준다. 제로페이를 서비스하는 은행들은 캐시백 서비스 등 다양한 보상책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로페이 확산 속도는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제로페이의 현재 한계와 극복해야 하는 질문들

제로페이로 결제하는 방법은 두 가지 이다. 소비자가 가맹점에 비치된 QR코드를 자신의 모바일폰으로 스캔하거나 또는 소비자의 앱에서 생성된 QR코드를 가맹점의 POS단말에서 스캔해야 한다. 두 가지 과정 모두 QR코드 스캔을 거쳐야 한다. 이는 카드(신용카드 또는 체크카드)를 이용하는 경우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카드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는 더 불편하다는 인식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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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제로페이를 이용한 두 가지 결제 방법 / 출처: https://1boon.kakao.com/broccoli/5c73a66e6a8e5100018b5044

우리나라의 결제 환경은 중국과 큰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이미 신용카드 또는 체크카드를 발급받고 있다. 또한 카드를 사용한 결제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고, 대부분의 소비자는 카드를 이용한 거래에 익숙하여 있다. 중국은 QR코드 결제가 유일한 대안이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중국의 QR코드 결제는 상거래 생태계의 필요에 의해 탄생한 것인데 반해 우리나라의 제로페이는 소상공인의 수지 개선이라는 정책 목표를 위한 수단으로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의 제로페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인, 소비자, 금융회사 등 관련된 생태계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기존 결제 수단과 비교하여 다소 불편하다는 점 등이 제로페이의 확산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이다.

또한 제로페이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도 있다. 제로페이가 주류 결제수단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질문들이다.

가맹점 가입이 꼭 필요하여, 사용자들이 가맹점인지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가?
기존 결제 수단의 혜택을 뿌리칠 수 있을 만큼 사용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까?
사용자들은 소상공인들을 위해 기존 결제 방식에서 벗어나 제로페이를 이용하려 할까?
제로페이의 수수료 감면 혜택을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계속 지원 할 수 있을까?
제로페이 이용률이 높아지면 신용카드사들은 어떻게 대응할까?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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