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를 주목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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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를 주목해야 하나
  • 박서기 소장
  • 승인 2019.04.30 05:45
  • 조회수 4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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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회장이 알리바바 투자로 대박을 터뜨렸을 때만 해도 그냥 투자의 대가 정도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손정의 회장이 2016년에 만든 세계 최대 규모의 벤처펀드인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의 투자 내역을 살펴보면 단순한 투자의 귀재가 아니라 미래 사회를 이끌 핵심 기업들에 투자하고 있고, 이런 투자기업의 연합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나가는 탁월한 전략가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손정의 회장은 지난 2000년 알리바바에 2000만달러(200억원 규모)를 투자해 34%의 지분을 확보했는데, 지난 2014년 알리바바가 미국 증시에 상장하면서 시가총액이 1680억달러로 치솟았다. 손정의 회장이 투자한 알리바바 지분이 34%인 만큼 상장 시점의 지분 가치는 무려 580억달러 규모로 늘어난 것이다. 2000만달러를 투자해 무려 3000배 가까운 투자수익을 달성한 것이다.

전세계 벤처캐피털 업계가 손정의 회장을 주목하는 진정한 이유는 이같은 투자수익률 때문만은 아니다. 바로 손정의 회장이 이끌고 있는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의 투자 행태와 투자 포트폴리오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벤처투자펀드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

소프트뱅크가 지난 2016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를 비롯해 애플, 퀄컴 등과 함께 만든 다국적 펀드인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는 그 규모가 무려 1000억달러(약 110조원)에 달한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이 펀드에 45%인 450억달러를 투자한 것을 비롯해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 이유는 바로 손정의 회장의 투자 철학과 방침에 대한 믿음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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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를 이끌고 있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손정의 회장은 “끊임없는 진화가 우리의 가장 강력한 경쟁우위”라고 설명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2016년 11월말 1000억달러 규모로 조성한 비전펀드는 현재 70% 가량을 투자했다. 주요 투자처로는 우버(Uber), ARM, 위워크(WeWork), 소피(SoFi), 슬랙(Slack), 쿠팡 등을 들 수 있다. 2018년 11월 5일 현재 67개사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가 주목받고 있는 것은, 1000억달러라는 대규모 투자 자금 때문만은 아니다.

손정의 회장이 ‘소프트뱅크의 새로운 30년 비전’을 선포하면서 발표했던 “30년 후에 필요한 것들을 만드는 회사가 되겠다”는 미래 비전에 걸맞는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30년 후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대비해 이런 변화를 주도해 나갈 만한 회사들에 집중 투자하는 동시에 투자 기업들의 연합을 형성해 미래 사회를 이끌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럼 손정의 회장과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의 투자 사례와 주요 키워드를 통해 미래 사회를 이끌 주요 키워드와 핵심 기업에 대해 알아보자. 손정의 회장과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가 주목하는 미래산업을 이끌 주요 키워드는 핀테크, 자율주행 자동차, 공유경제, 전자상거래, 로봇,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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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의 2018년 11월 2일 투자 현황 (출처:Yahoo Finance)

 

공유경제 영역 투자 가장 활기

가장 활발하게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분야는 공유경제 영역이다. 소프트뱅크와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는 지금까지 차량공유 서비스 분야의 세계적 기업 대부분에 투자를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차량공유 서비스인 우버와 겟어라운드(Getaround)를 비롯해 중국의 디디추싱(DiDi), 싱가포르 그랩택시(GrabTaxi), 인도의 올라(Ola) 등이 대표적인 예다.

사실상 전세계 주요 차량공유 서비스에 잇달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차량공유 서비스의 천하통일을 노리는 것과 함께 차량공유 서비스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자동차, 숙박예약 서비스 등 다른 서비스와 연계해 나가려는 원대한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는 세계 최대 공유 오피스 회사인 위워크에도 대규모 투자를 했다. 소프트뱅크와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를 합쳐 총 44억달러를 투자했고, 별도로 위워크차이나에도 10억달러를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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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더 위 컴퍼니(The We Company)’와 3가지 브랜드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이들이 공유오피스 사업에 대한 부동산 투자 사업이라고 폄훼하는 시각들이 많지만 위워크는 올초 회사 이름을 ‘더 위 컴퍼니(The We Company)’로 변경하고 공유오피스 영역인 위워크(WeWork)를 넘어 초등학교과 코딩아카데미 사업을 하는 위그로우(WeGrow), 공동주거 사업인 위리브(WeLive) 브랜드로 사업을 확장한다고 발표했다. 소프트뱅크는 위워크의 이런 사업확장에 따른 성장 가능성에도 주목했겠지만 전세계 곳곳에 있는 위워크의 입주기업간 네트워크 조성과 새로운 스타트업 발굴 및 투자를 위한 기회로 활용하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소프트뱅크의 투자 전략 중 독특한 부분은 전자상거래 영역이다. 소프트뱅크는 아시아지역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업체들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면서 아시아 전자상거래 시장을 하나로 묶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전자상거래 투자는 2000년 알리바바에 2000만달러를 투자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인도의 스냅딜과 플립카트, 일본의 야후쇼핑, 한국의 쿠팡에 투자를 했고, 알리바바와 손잡고 인도네시아 라자다와 토코피디아를 인수하거나 투자하는 등 아시아 전자상거래 시장을 연결해 나가고 있다. 아시아 전자상거래 기업 연합을 통해 아마존에 대항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해 보인다.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자동차에도 주목

사물인터넷, 로봇, 자율주행자동차 분야는 각각 굵직한 인수합병 및 투자 사례가 있는데, 이들 기업간의 연계 효과를 크게 기대하는 분위기다.

소프트뱅크가 반도체 설계 전문 팹리스 회사인 ARM을 시세보다 1.5배 비싼 가격인 34조원에 인수한 것은, IoT 시대에 필요한 저전력 반도체 설계 기술의 중요성을 알았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가 엔비디아에 투자한 것은 자율주행 자동차, 스마트 로봇 등에 필수적인 동시연산 기능을 제공하는 GPU 기술을 주목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가 최대 지분을 확보한 우버와 함께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GM의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사인 쿠르즈도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의 투자를 받았다.

GPU 최강자 엔비디아와 저전력 CPU 반도체 설계회사인 ARM은 소프트뱅크가 주목하고 있는 스마트로봇 사업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소프트뱅크는 보행로봇 회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샤프트를 인수해 산업현장과 업무프로세스 자동화 영역에 적용하려고 준비중이다.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는 핀테크 영역에서도 다수의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미국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대출 서비스 플랫폼인 소피(SoFi)에 5억달러를 투자한 것을 비롯해 중소자영업자 대출 서비스 회사인 캐비지(Kabbage)에 2억 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또 핀테크 보험 분야 세계 1위 업체로 선정된 바 있는 중국 중안(ZhongAn)보험과 손해보험 분야의 혁신을 주도하는 있는 미국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레모네이드(Lemonade)에 각각 2억달러와 1억 2000만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인도 최대의 간편결제 사업자인 페이티엠(Paytm)에 18억 4500만달러를 투자한 것을 계기로 페이티엠의 기술지원을 받아 페이페이(PayPay)라는 독자 간편결제 서비스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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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미국의 대표적인 대출 플랫폼 회사인 소피.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의 핀테크 투자 기업 중 하나이머 대학생 학자금 대출 사업으로 시작해 모기지론, 개인 대부 영역으로 빠르게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5G 서비스 기반의 통신 서비스도 소프트뱅크가 주목하는 영역이다. 2013년 인수한 미국 스프린트를 기반으로 다양한 5G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며, 위성통신 사업자 원웹(OneWeb)에 12억달러를 투자해 지구 전체를 인터넷으로 연결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추진하고 있다. 원웹은 저궤도에 초소형 인공위성을 띄워 위성통신으로 지구 전체에 고속인터넷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니콘 기업 양성소’ 명성 이어갈 듯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는 이외에도 새롭게 떠오르는 서비스 혹은 플랫폼 비즈니스에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회사로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인 오픈도어(Opendoor), 음식배달 스타트업 도어대시(DoorDash), 수직농장 스타트업 플렌티(Plenty), 로봇 피자 스타트업 줌(Zume), 온라인 호텔체인인 인도 오요룸스(OYO Rooms), 애견산책용 애플리케이션 웨그(Wag), DNA 분석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가던트 헬스(Guardant Health), 안면인식 솔루션인 센스타임, 스마트 유리 회사인 뷰(View) 등에도 대규모로 투자했다. 곧 상장을 앞둔 기업용 소셜미디어 툴 회사인 슬랙(Slack)에도 2억 5000만달러를 투자했는데, 상장 이후 얼마나 회수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슬랙은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 중 가장 단기간에 유니콘 기업에 오른 회사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시장 상황과 기업 실적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가 투자한 기업들은 모두 가까운 시일 내에 유니콘 반열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 자체만으로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렇게 유니콘 반열에 올라선 기업들의 합종연횡이 몰고 올 신성장동력의 파괴력은 얼마나 클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는 앞으로 인공지능(AI) 분야에 중점적으로 투자하겠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는 만큼 현재 투자 포트폴리오와 향후 AI 투자기업간의 시너지 효과를 어떻게 추구해 나갈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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