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뱅킹 1년,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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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뱅킹 1년,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나
  • 투이컨설팅
  • 승인 2019.01.23 07:39
  • 조회수 2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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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현 대표


 

2018년 1월, 오픈 뱅킹의 시대가 열리다
유럽은행감독청(European Banking Authority)은 2018년 1월13일에 PSD2(Payment Service Directive 2)를 시행했다. PSD2는 유럽 경제 지역의 지불에 대해 동일한 규칙을 적용하기 위한 것이다. 주된 목적은 결제 서비스에 비은행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기 위한 것이다. PSD2의 핵심은 은행은 고객이 지정한 써드파티회사에게 고객의 금융 데이터를 Open API형태로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은 자신이 선택한 써드파티를 통해 계좌 서비스 및 지급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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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PSD2로 인한 뱅킹서비스 이용 변화

PSD2가 발효된 2018년은 오픈 뱅킹의 원년으로 평가받는다. 오픈 뱅킹은 기존 금융산업의 패러다임을 상당부분 파괴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지금까지는 은행이 고객을 직접 상대했지만, 오픈 뱅킹이 본격화되면 지불결제 서비스 또는 계좌관리 서비스를 담당하는 회사가 고객 접점을 차지하게 된다. 은행이 확보하고 있는 대규모 고객 데이터의 주인은 은행이 아니라 데이터의 주체인 고객이 된다. 은행의 경쟁력은 대규모 고객 확보가 아니라, 안전하고 편리하며 싸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량이 될 것이다.


오픈 뱅킹 시대가 열린 지 1년이 지났다. 금융관련 법무법인 TLT의 조사에 의하면, 금융회사의 84%는 오픈 뱅킹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했거나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면 기대했던 만큼 오픈 뱅킹이 금융산업을 바꾸지는 못했다. 금융 고객의 오픈 뱅킹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오픈 뱅킹으로 제공되는 상품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Splendid Unlimited의 조사에 의하면 금융소비자의 22%만이 오픈 뱅킹을 알고 있다고 한다. 금융회사들은 컴플라이언스를 준수하는 선에서 대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사례, Asset Vault
오픈 뱅킹이 도입됨으로 인해서 금융소비자들은 금융회사에 흩어져 있는 자신의 금융 자산과 부채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되었다. 오픈 뱅킹 제도가 발효되기 전에는 불가능했던 일이다. 핀테크 회사들은 고객들이 자신의 다양한 자산들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서비스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되었다.
대표적인 앱인, Asset Vault는 자산 모니터링과 함께 보험 연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흥미로운 것은 금융소비자가 보험을 구매하는 흐름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보험회사 직원의 영업이나 보험회사의 광고를 통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싶은 욕구가 보험 구매 행위의 시작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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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Asset Vault 앱 화면
출처: https://www.asset-vault.com/

과제와 전망
금융고객은 자신의 금융 정보 보호에 민감하다. 오픈 뱅킹이 확산될려면 금융고객의 공감하고 동의하는 수준에서 금융데이터 활용이 이루어져야 한다. 액센추어는 자신에게 맞춤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금융데이터를 써드파티에 제공하는 것에 대한 금융소비자 의견을 조사해서 발표했다. 홍콩의 금융소비자들 대상 조사에서, 더 낮은 대출이자율 또는 더 높은 예금이자율을 확보할 수 있다면 자신의 데이터를 써드파티를 통해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응답은 31%였다고 한다. 반면에 영국과 호주의 금융소비자들은 66%, 69%가 부정적으로 응답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아직까지는 부정적인 여론이 더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픈 뱅킹 제도화는 전 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과제가 되고 있다. 홍콩의 금융관리국(Monetary Authority)는 2018년 7월에 오픈 API 프레임워크를 배포했다.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써드파티와 공유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다. 중앙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뱅킹 이니셔티브의 한 영역으로 추진되고 있다. 캐나다의 금융부(Department of Finance)는 2018년 9월에 오픈 뱅킹 도입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한 자문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우리나라 금융위원회는 2018년 7월에 금융분야 마이데이터산업 도입방안을 발표했고, 신용정보보호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화 진전에 따라 소비자들의 서비스에 대한 기대 수준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자신이 취하는 혜택에 보다 민감하다. 오픈 뱅킹은 당장은 금융데이터 보호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오픈 뱅킹으로 인해 금융소비자들이 이익을 얻게 되는 사례들이 등장하게 되면 새로운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 개인의 카드 사용 데이터를 분석하여 맞춤 카드 상품을 추천하는 뱅크샐러드가 젊은 층 대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사례이다. 뱅크샐러드는 금융소비자에게도 혜택을 주지만, 금융회사의 마케팅에도 기여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생태계 확보가 관건이다.
보스톤컨설팅그룹은 오픈 뱅킹으로 인해 소매은행의 수익은 15%에서 25% 정도가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증가하거나 감소할 것이다). 오픈 뱅킹 시대가 본격화됨으로써, 핀테크 회사 등 새로운 진입자들의 활동 영역이 커질 것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금융산업의 파괴는 새로운 진입자가 아니라 기존 금융회사들이 만들어낼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오픈 뱅킹은 금융서비스와 다른 서비스의 연계를 촉진할 것이다. 기존 금융회사의 경쟁력은 확보하고 있는 고객 규모였다. 오픈 뱅킹 시대의 경쟁력은 생태계가 결정할 것이다. 더 크고 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내는 금융회사가 금융산업의 앞자리로 치고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EIU가 2018년에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PSD2에 따라서, 은행들의 비즈니스 모델 진화에서 두드러지는 변화는 써드파티 개발자에게 서비스를 오픈하는 것(55%)으로 조사되었다. 은행은 자신의 서비스를 외부와 잘 연계하도록 준비하는 것이 최우선과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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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EU 은행들의 비즈니스 모델 전략 우선순위
출처: Economist Intelligence Un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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