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슈어테크 사례로 살펴보는 보험산업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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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슈어테크 사례로 살펴보는 보험산업의 미래
  • 인수진 컨설턴트
  • 승인 2018.11.14 05:24
  • 조회수 5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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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 fat margin is my opportunity”

보험산업을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선정한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가 한 말이다.


높은 자본력 요구와 함께 가격결정 및 상품에 대한 변동성으로 인해 진입장벽이 높았던 보험산업에도 바야흐로 디지털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과도한 유통마진과 정보 비대칭성으로 인한 부정적 인식 속에서도 보험산업은 높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오랫동안 그들만의 아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와 디지털 기술과 아이디어를 무기로 혁신적인 보험 모델을 제시하는 인슈어테크 기업들에게 보험산업은 새로운 기회의 마당이 되고 있다.

인슈어테크는 보험(Insurance)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기술과 보험의 융합을 뜻한다. 보험연구원의 ‘인슈어테크 혁명: 현황 점검 및 과제 고찰’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261.5백만 달러였던 글로벌 인슈어테크 벤처 투자 규모는 2016년 4.5배 증가하였고, M&A 건수도 2배가량 증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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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글로벌 인슈어테크 벤처 투자 규모와 M&A 딜 추세
(자료 : 보험연구원 '인슈어테크 혁명: 현황 점검 및 과제 고찰')

과연 인슈어테크는 난공불락의 보험산업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이 글에서는 인슈어테크 사례를 통해 보험산업의 미래를 논의하고자 한다.

Sherpa - 디지털 채널 적극 활용

2016년 설립된 Sherpa라는 인슈어테크 회사는 오직 디지털 채널 만을 이용하여 보험상품을 판매한다. 기존 보험사들은 설계사, 독립법인, 보험사, 재보험사로 연결되는 선형적인 관계에서 보험을 유통시킨다. 그리고 이러한 유통구조에서 각 주체들의 이익은 판매수수료에서 발생한다. 각 중개자들의 이익을 소비자가 부담하는 것이다.


하지만 Sherpa는 디지털 채널을 통해 설계사, 판매법인 등의 중개자 없이 고객에게 직접 보험을 판매한다. 보험사가 고객에게 직접 보험을 판매하는 유통방식은 중개자를 통하지 않기 때문에, 고객이 중개자들의 이익을 부담할 필요가 없다. 일반적으로 보험료에는 중개자들의 이익이 되는 판매수수료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Sherpa는 디지털 채널을 이용하여 중개자 없이 직접 보험을 판매하기 때문에 Sherpa의 보험료에는 판매수수료가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고객은 이전보다 낮은 보험료로 보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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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Sherpa의 판매 프로세스 (출처 : 한국보험신문)

Sherpa의 모델을 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회사는 고객을 대신하여 직접 재보험사(예 : 젠리 재보험 등)를 통해 보험을 대량으로 구매한다. Sherpa는 보험 유통에서 설계사, 독립법인과 같은 중개자들을 제거하고 재보험사와 직거래를 통해 보험 유통망을 단순화한다. 재보험사로부터 구매한 대량의 보험은 다양한 위험을 보장할 수 있다. 재보험사로부터 구매한 보험을 활용하여 Sherpa는 고객들이 필요한 보험상품을 설계하고 판매한다.

메트로마일 - IoT를 활용한 합리적인 보험료 제시


미국의 메트로마일(Metromile)이라는 자동차 보험사는 IoT기기를 활용한 자동차 보험을 선보였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자동차 보험에서는 6개월 또는 1년마다 주행거리를 단발성으로 제출한다.

하지만 메트로마일은 메트로놈이라는 GPS 기반의 트래킹 장치를 사용하여, 주행거리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주행거리만큼만 보험료를 부과한다. 메트로놈은 주행거리 정보 수집 이외에도 보험가입자의 운전습관 및 엔진의 상태를 체크한다. 메트로마일은 메트로놈에서 수집된 정보를 보험료 산정에 반영하고,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고객에게 수집된 정보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고객에게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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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메트로마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제공하는 주행거리와 보험료 정보, 자동차 상태

기존 자동차보험에서 고객과 상호작용은 가입시점 또는 갱신시점에서 일어났다. 이런 단발적인 상호작용은 계약 이후의 고객의 행동을 추적할 수 없기 때문에, 가입 이후 고객의 위험이 증가하는 도덕적 해이의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메트로마일은 IoT 기기를 통해 고객과 지속적으로 상호작용을 일으킨다.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계약 이후에도 고객의 행동을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보험료 할인이라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이에 따라 메트로마일은 도덕적 해이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고객이 주도적으로 운행횟수를 줄이거나 운전습관을 개선하는 등의 적극적인 위험 감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중안보험 - 온라인 플랫폼을 판매 채널로 활용

중국의 중안보험은 2013년 알리바바, 텐센트, 핑안보험의 합작으로 설립된 보험사이다. 중안보험은 KPMG가 선정한 ‘핀테크 100 TOP 5’에 2년 연속 선정되고, 1년(2015.07~2016.06)동안 29억 위안(약 4,940억 원)의 수입을 기록한 대표적인 인슈어테크 기업이다.


중안보험의 가장 큰 강점은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온라인 플랫폼을 판매 채널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중안보험의 대표적인 보험인 배송반송보험 판매(알리바바), 판매자를 위한 보증보험 판매(타오바오) 등은 이미 회원을 가지고 있는 인터넷 사업자들을 활용하여 영업효과를 극대화하였다. 알리바바에서 판매한 배송반송보험의 경우, 보험 판매를 시작한 후 구매 거래와 보험 판매가 35% 증가하였으며, 불만 민원도 30% 감소하는 성과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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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중안보험의 협업플랫폼 B2B2C모델
(출처 : 중국 중안보험 인슈테크 사례의 시사점, 보험연구원)

또한, 중안보험은 이 밖에도 기존 보험사들이 인력을 통해 처리하던 인수심사, 보험금지급 등의 업무를 자동화하고, 웨어러블 기기에서 수집된 고객 정보를 분석하여 고객 맞춤형 건강보험을 출시하기도 하는 등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Lemonade - 이해 상충 문제를 해결하는 P2P 보험

레모네이드는 기존 보험의 틀에서 벗어나 P2P 모델을 활용하여 기존의 보험 모델과 차별화된 보험 모델을 제시한다. P2P 보험 모델은 개인간의 네트워크 관계를 활용하여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 문제와 보험계약 주체간 이해상충을 해결한다.


레모네이드는 설립 당시, 보험사와 보험가입자의 이해상충으로 인해 비효율성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소비자에게 보험금을 덜 지급해줌으로써 보험사의 이익이 증가하는 구조가 보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키고, 보험사기가 나쁜 것이라고 인식하지 못하게 하는 원인으로 분석했다. 레모네이드는 보험료의 35% 정도가 보험사기 관련한 지출이라는 것에 주목하여 보험 계약 주체간 이해상충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레모네이드 모델은 가입자들끼리 그룹을 지어주고 고객이 속하는 그룹 안에서 질병 또는 사고로 인한 손실이 발생하면, 해당 그룹 풀(pool)에서 손실액을 지급한다. 레모네이드는 보험료에서 수수료 20%만 취하고, 보험금 지급 및 재보험 비용에 80%를 할당한다. 만일 손실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레모네이드가 수익으로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보험가입자가 지정했던 단체에 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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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레모네이드 보험 모델

위 사례를 통해 유추해본 보험의 미래

위의 인슈어테크 사례로 예측되는 보험의 미래에 대해 간략히 정리해보면,

 

1. 보험 유통방식 변화
디지털 채널로 보험을 공급하는 디지털 보험사와 디지털 플랫폼을 가진 회사들이 등장하여 보험 유통의 주체가 될 것이다. 중개자가 제거됨으로써 보험 유통 구조는 단순화될 것이다. 단순화된 보험 유통망은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보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할 것이다.

 

2. 보험 계약에서 고객 역할의 변화
고객은 더 이상 보험서비스만을 제공받는 수동적인 역할이 아니라, 사고발생 가능성을 감소시키는 적극적인 위험관리자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보험사는 IoT와 같은 기기를 통해 지속적으로 고객과 상호작용을 일으키며, 계약 이후에도 고객의 행동을 추적할 수 있다. 고객의 행동을 기기를 통해 수집하며, 보험사는 위험을 감소시키는 고객의 행동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이러한 인센티브는 고객이 적극적으로 위험 관리 활동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보험 계약에서 고객이 위험을 관리하는 주체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할 것이다. 
 

3. 보험시장 경쟁 심화
인슈어테크의 등장으로 보험산업 내의 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 등 대형 IT 기업이 보험 산업에 진출하고, 인슈어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도 증가하면서 IT 기업의 보험산업 진출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또한, 기존 보험사들도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의 디지털 기술을 사업에 적용하여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 제공을 시도하고 있다. 기존 보험사의 고객을 빼앗으려는 IT기업과 고객을 유지하려는 보험사 간의 경쟁이 심화될 것이다.

 

4. P2P 보험 모델은 보험사의 플랫폼화를 촉진
P2P 보험의 가장 큰 특징은 위험을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이 직접 위험을 공유할 그룹을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P2P 보험이 활성화 된다면, 보험사는 고객이 위험을 공유하고자 할 때, 그들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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