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의 디지털 금융 의식수준 조사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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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비자의 디지털 금융 의식수준 조사 (2/2)
  • 투이컨설팅
  • 승인 2018.02.22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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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이컨설팅 김인현 대표

금융회사들은 디지털 금융 탈바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느낀다. 금융소비자들은 디지털 금융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전통적 금융서비스에 익숙한 고객들은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투이컨설팅은 금융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 기간 : 2018년 1월 18일
▶ 조사대상 : 10대~70대 200명 (연령대별로 동일한 수로 구성)

▶ 조사방법 : 스마트폰 앱을 통한 조사 (전문업체 의뢰)

▶ 표본오차 : ± 6.93%p (95% 신뢰수준)


금융소비자들은 금융상품을 선정할 때 가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가격은 금융상품을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과거 산업은행과 전북은행의 다이렉트 뱅킹이 단기간에 큰 인기를 모은 적이 있었다. 높은 금리의 수신 상품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의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의 성공도 낮은 가격이 크게 기여했다. 키움증권이 위탁수수료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게 된 핵심 원인도 수수료가 가장 낮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이 불리한 환경에서도 일정한 영역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높은 수신 이자율로 서비스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위비뱅크와 신한은행 써니뱅크의 초반 돌풍도 모두 낮은 가격 제시가 결정적 원인이었다.


하지만 금융회사 입장에서 금융상품 가격을 차별화하기는 쉽지 않다. 조달금리 수준이 비슷한 상태에서 높은 금리의 수신 상품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또한 운영 효율화를 통해 일반관리비를 줄이는 것도 쉽지 않다.

 
이 부분을 파고드는 것이 핀테크와 챌린저뱅크이다. 새롭게 등장하는 대안 금융회사들은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 IT기술 도입으로 인한 프로세스 효율화 및 인력 절감,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생태계와의 협업 등의 방식으로 금융서비스 가격 파괴를 선도하고 있다. 정보 유통이 자유로운 디지털 경제에서는 금융소비자의 가격 민감도는 더욱 커질 것이다. 디지털화된 고객에게는 주위 사람들보다 낮은 가격으로 금융상품을 구매한 것은 자랑하고 싶은 경험이 된다.


당장은 금융상품과 서비스가 가격경쟁을 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규제도 받고 있고, 원가 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동일한 가격 수준이라면, 다음으로 중요한 요소는 지점 접근성과 편리성이다. 고객이 금융회사와 얼마나 쉽게 접촉할 수 있고, 금융 서비스에 탑승(onboarding)할 수 있는가를 조사해보면 아직은 금융회사 별로 차이가 있는 편이다. 가격을 낮출 수는 없다고 하면, 고객 터치포인트를 확장하고 고객이 편리한 서비스 체제를 갖추는 것이 금융회사 상품 경쟁력의 핵심 요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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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금융상품 선정 시 고려사항 조사 결과

 


금융상품에 따라 금융소비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이 다르다

수신상품은 지점접근성과 편의성, 여신상품은 여신한도와 지점접근성, 자산관리상품은 브랜드와 편리성, 지급결제서비스는 편리성과 모바일지원이 가격 다음으로 중요한 요인으로 조사되었다.


수신상품의 지점접근성이 중요한 이유는 아직은 화폐 없는 경제 (Cashless Economy)가 본격화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여신에서는 여신한도가 중요한 변수로 조사되었다. 감독당국의 규제 내에서는 금융회사의 자율적 판단에 의해 한도를 설정하게 된다. 이때 작용하는 것은 고객의 신용 및 상환 능력을 판단하는 데이터 분석이다. 더 많은 여신 한도를 제시할 수 있다면 여신 고객 유치와 수익 증대에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 은행 수익성에 결정적으로 기여하는 상품은 사실 여신이다. 증권과 보험, 카드에서도 여신의 수익 기여도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고객 데이터 분석 역량이 금융회사 여신의 규모와 질을 결정할 것이다.


자산관리서비스는 브랜드가 두번째 중요한 요인으로 조사되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비교하여 자산관리 시장이 아직은 개척 여지가 많다. 금융소비자가 브랜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자신의 자산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금융회사를 선정하고 싶은 심리 때문으로 판단된다.


지급결제 서비스는 편리성이 중요한 요인으로 조사되었다. 우리나라 지급결제 서비스는 이미 충분히 편리한 상태라고 생각하는 금융회사가 많다. 이는 외국과 비교하면 사실이지만,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불편한 요인이 많다. 금융회사는 고객 입장에서 자사의 서비스를 바라보고 편리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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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금융상품별 선정 중요 요인 조사 결과

 

 

금융마케팅에도 네트워크 효과를 활용해야 한다


금융소비자가 금융상품 정보를 얻는 수단은 친구 선배 등 지인, 부모 형제 등 가족, 금융회사의 모바일 앱, 블로그나 소셜 미디어, 금융회사 웹사이트, 금융회사 직원, 금융회사 광고 등의 순이었다. 획득한 금융상품 정보를 신뢰하는 순서는 부모 형제 등 가족, 친구 선배 등 지인, 블로그와 소셜 미디어, 금융회사 직원, 금융회사 웹사이트, 금융회사 모바일 앱, 금융회사 광고 등의 순이었다.


정보 활용도(정보를 얼마나 접하게 되는가)와 정보 신뢰도(획득한 정보를 얼마나 믿는가)의 차이는 매체 효율성을 나타낸다. 이 지표에서도 금융회사 광고는 활용도 28.5%, 신뢰도 13.8%로 가장 비효율적인 채널로 평가할 수 있다. 신문이나 TV광고는 잘 보지도 않지만, 본다고 해도 잘 믿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금융회사의 마케팅은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금융회사의 전통적 마케팅은 신상품을 광고하고 지점으로 고객을 유치하여 직원의 설득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디지털 금융 환경에서는 이러한 패러다임은 비용은 많이 들지만 효과는 매우 낮다.


디지털 기반의 마케팅은 네트워크 효과를 활용한 바이럴 마케팅이 주류를 이루어야 한다. 네트워크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네트웍을 구성하는 노드(고객) 수를 늘리는 것과 함께 노드와 금융회사, 노드와 노드 사이의 상호작용을 활발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금융회사는 상호작용을 관찰하고 분석하여 빠르게 피드백 하는 시스템을 작동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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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금융상품 정보 원천별 활용도와 신뢰도 조사 결과

 

 

카카오뱅크는 케이뱅크보다 성공적이다


국내 챌린저뱅크 비교 시 금융소비자들의 평가는 카카오뱅크에 훨씬 더 호의적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두 챌린저뱅크 사이에 비즈니스 모델과 금융상품 차별화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차이가 있다면 카카오뱅크가 케이뱅크보다 더 고객지향적 이라는 점이다. 카카오뱅크는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하고 있는 모기업 카카오의 DNA 를 금융회사에 도입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 결과로 재무 기준으로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고객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했다.


이번 금융소비자 의식 수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카카오뱅크의 성공은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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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소비자 의식 비교 조사 결과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 바로 뒤에 있다

금융소비자들이 기존 은행과 카카오뱅크를 같은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은행들은 금융소비자와 적어도 수십년 거래를 해왔다. 반면에 카카오뱅크는 생긴 지 아직 1년도 안된다. 수십년 동안 쌓아온 고객 충성도 수준을 카카오뱅크는 불과 10개월 만에 달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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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기존은행과 카카오뱅크 비교 조사 결과


카카오뱅크는 은행 주 고객층에서 더욱 강하다


카카오뱅크가 은행의 주 고객층에서 더욱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볼 수 있다.


추천 의지를 세대별로 분석해보면, 10대, 20대, 50대는 기존 은행 추천 의지가 강한 반면에 30대와 40대는 카카오뱅크 추천 의지가 더 강했다. 이는 미래 금융시장 판도 변화를 짐작하게 한다. 카카오뱅크의 경쟁력은 고객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더욱 파괴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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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연령별 카카오뱅크 추천 의지 조사 결과

세대에 따라 금융서비스 이용 방식이 다르다

송금 방식으로, 10대는 폰뱅킹과 지점, 20대는 금융회사 모바일 앱과 폰뱅킹, 30대와 40대는 금융회사 모바일 앱과 PC 인터넷, 50대는 폰뱅킹과 PC 인터넷 등을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고객 집단 별로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뜻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연령을 기준으로 고객 집단을 구분하였지만, 다양한 변수를 이용하여 고객 집단을 분류할 수 있다. 금융회사는 고객 집단 별로 금융서비스 이용 방식을 조사하고 이를 분석하여 고객 여정(Customer Journey)을 최적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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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연령별 송금 방식 선호도 조사 결과


디지털 금융은 디지털 커머스 뒤에 숨겨져야 한다

인터넷 또는 모바일 상거래 중 대금 결제를 하는 과정에서 거래를 포기하는 경우가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자주 또는 가끔 경험한다는 응답은 10대는 20%, 20대는 22.5%. 30대는 22.5%, 40대는 35%, 50대는 22.5%였다.


거래 포기율이 전 세대를 거쳐서 20% 이상이라는 것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아날로그 경제에서는 이런 현상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소비자는 물건을 구매할 의사가 결정되면 지갑을 열어서 대금을 지불하면 되기 때문이다. 디지털 경제에서는 복잡한 대금결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디지털 경제에서는 디지털 금융이 디지털 커머스의 발목을 잡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금융회사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디지털 상거래에 실패한 경험을 한 소비자는 금융 수단을 바꾸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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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 연령별 인터넷 또는 모바일 상거래 포기 경험 조사 결과

금융 소비자는 금융규제를 선호한다

금융소비자는 현재 수준의 금융규제를 유지하는 것에 더 긍정적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규제 완화는 금융소비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금융소비자는 자신의 부담이 커지는 것보다는 당국의 감독 하에서 안정적으로 금융서비스를 받기를 더 원한다. 은산분리 완화도 금융소비자에게는 직접 관련이 없다. 누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가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금융소비자에게는 금융회사의 잘못된 상품 추천, 개인 정보의 유출 또는 남용, 금융회사 경영 실패로 인한 금융자산 손실 위험 등이 훨씬 더 중요한 이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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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9> 연령별 금융규제 완화 의견 조사 결과

금융소비자는 자신의 데이터를 활용하고 싶어 한다

금융회사는 금융소비자의 금융거래 데이터를 보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데이터를 발생시킨 장본인인 금융소비자는 자신의 금융거래 데이터를 갖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금융거래 데이터를 활용하는 일도 할 수가 없다.


이러한 현상은 지금까지는 당연한 것으로 생각되어왔다. 하지만 2018년부터 글로벌 환경에서는 오픈뱅킹의 시대가 열리기 시작했다. 유럽에서는 2018년 1월부터 발효된 PSD2에 의해 은행은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고객의 금융데이터를 주어야 한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도 고객이 자신의 금융데이터를 자신을 위해서 활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정책 연구와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향후 1,2년 이내에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데이터 시대가 열리면 금융회사의 비즈니스모델의 언번들링(unbundling)이 촉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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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0> 연령별 마이데이터 제도 의견 조사 결과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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