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혁명의 기반 기술 중 하나인 VR(Virtual Reality)과 AR(Augmented Reality)은 많은 산업의 주목을 받으며 세계 각국에서 많은 투자가 집행되고 있다. Bank Of America(이하 BofA) Merrill Lynch Global Research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VR/AR 시장은 2020년까지 약 1,500억 달러에 달하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토록 우리의 관심을 받고 있는 VR/AR은 무엇일까? 간단히 살펴보면, VR은 컴퓨터 등을 사용한 인공적인 기술로 만들어낸 실제와 유사하지만 실제가 아닌 어떤 특정한 환경이나 상황 혹은 그 기술 자체를 의미한다. 이때, 만들어진 가상의 환경이나 상황 등은 사용자의 오감을 자극하며 실제와 유사한 시∙공간적 체험을 하게 함으로써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자유롭게 드나들게 한다. 또한 사용자는 물리적인 디바이스를 이용해 조작이나 명령을 가하는 등 VR 속에 구현된 것들과 상호작용 할 수 있다[1].

AR은 VR의 한 분야로 실제 환경에 가상 사물이나 정보를 합성하여 원래의 환경에 존재하는 사물처럼 보이도록 하는 컴퓨터 그래픽 기법이다. VR은 가상의 공간과 사물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반면 AR은 현실 세계를 기반으로 가상의 사물을 합성하여 현실 세계만으로는 얻기 어려운 부가적인 정보들을 제공한다[2].

 

그렇다면 VR/AR은 우리의 삶, 특히 금융 활동에 얼마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안타깝게도 현재 세계 금융시장에서의 적용 현황은 고객과의 관계 향상을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이용되는데 그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Citibank의 마케팅 전략을 들 수 있다. 이들은 NextVR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회원에게 유명 아티스트의 쇼를 관람할 수 있게 하는 VR 라이브 콘서트를 제공했다. 아직 금융업무 전반에 걸쳐 VR/AR이 자리매김 하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실망은 금물이다. 다수의 금융회사들은 VR/AR을 활용한 차세대 금융서비스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Wells Fargo의 Virtual Banking Branch, BNP Paribas의 VR 기반 retail banking 전용 앱, 그리고 WorldPay의 Virtual Card Terminal을 들 수 있다.

 

Wells Fargo는 Bank Of America, CitiBank, JP Morgan과 더불어 미국의 4대 은행 가운데 하나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10여년 전 고객∙경영진∙직원들을 위한 새로운 금융 기술을 연구하는 온라인 전용 공간인 ‘Digital Lab’을 샌프란시스코에 건립했다. 이 곳은 VR헤드셋, 고화질 터치 스크린 및 화상회의시설을 갖춘 대형 크기의 연구실로 차세대 금융서비스에서 이용할 VR을 연구하는데 큰 힘을 쏟고 있다. 관련 제품으로는 VR demo가 있다. 아래와 같이 VR헤드셋을 장착해 Virtual Banking을 경험할 수 있다.

 

프랑스의 BNP Paribas는 은행업무 개선 및 간소화를 위한 VR 기반의 은행 서비스 제공 앱을 선보였다. 이는 VR을 활용한 retail banking 전용 앱으로 지난 6월 Viva Technology Fair[3]에서 최초로 시연되었다. VR 상에서 사용자가 그들의 계좌 활동과 거래 기록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은행 이용자의 편의성을 확대시켰다.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기업 Vectuel&RF Studio와 파트너 관계를 맺고 부동산 구매자를 위해 가상으로 건물을 시각화해주는 'teleportation' capsule인 “POD”를 제작하며 혁신적인 VR 기술에 관심을 쏟고 있다.

 

Worldpay는 카드단말기, 휴대폰 결제 등 지급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Virtual reality card terminal을 개발해 가상현실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다음은 월드페이에서 제작한 Virtual Reality Card Terminal의 사용 방법이다.

이 가상의 카드 단말기는 EMV (IC) 스타일의 지불을 VR 환경으로 가져 오는 프로토타입을 개발했으며, Host Card Emulation(HCE)[4]을 사용하여 구매 프로세스를 가상화 한다. 사용자는 위 그림과 같이 물건을 선택하고 가상의 카드 단말기로 결제를 할 수 있다. 만약 설정한 한도보다 높은 금액을 지불하면 사용자의 눈 앞에 Air-PIN 번호들이 보이게 되고, 컨트롤러를 사용해 사용자가 지정한 PIN 번호를 입력하면 결제가 이루어진다. Air-PIN 번호는 오직 사용자만이 볼 수 있으며 숫자의 위치는 3D 공간에서 랜덤으로 바뀌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개인의 PIN 번호를 예측할 수 없다. 즉, 보안에 아주 강한 장점이 있다.

 

Wells Fargo, BNP Paribas, 그리고 Worldpay의 사례를 통해 단편적이지만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VR/AR을 활용해 어떻게 불확실한 미래 금융 환경에 대비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현재 금융업계의 VR/AR 사용 현황은 대부분 고객 마케팅을 위한 활용에 그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VR/AR을 활용한 차세대 금융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용자들 또한 VR/AR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BofA의 조사에 따르면, “VR/AR이 우리의 삶을 바꿔줄 것이라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65%가 “그렇다”고 답했다. 또한 Worldpay에서 호주, 중국, 독일, 일본, 영국 및 미국 등 전역에 걸쳐 16,0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VR/AR에 대한 기대가 높았으며 응답자의 55%는 곧 VR/AR이 스마트폰처럼 대중적으로 될 것이라는 생각에 동의했다.

아직 VR/AR은 가상현실의 비현실적 표현, 높은 장치 구입 비용으로 인한 비활성화, 기기 장착 불편함 등의 이유로 금융업에서의 발전은 다소 더딘 편이다. 그러나 세상은 늘 새로운 것을 원하고 있다.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연구하다 보면 VR/AR 기반 미래 은행의 모습은 어느덧 우리의 일상 생활이 되어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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