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기업이 만든 인터넷전문은행 – 라쿠텐은행 탐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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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기업이 만든 인터넷전문은행 – 라쿠텐은행 탐색기
  • 투이컨설팅
  • 승인 2017.09.07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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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이컨설팅 김보경 책임컨설턴트 
 

메시가 소속되어 있는 유명 축구 구단 FC 바르셀로나의 유니폼이 달라졌다. 최근까지 카타르항공사 로고가 새겨져 있던 유니폼에 새로운 기업의 로고가 각인된 것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일본 온라인 최대 쇼핑몰 라쿠텐이다. 라쿠텐은 직구 쇼핑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은 들어봤을 법한 우리에게 친숙한 기업이다.

라쿠텐 로고.jpg

▲ 17-18 시즌 FC바르셀로나 홈 유니폼

한 기업의 영향력을 상징하면서도 마케팅 파급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유명 스포츠 구단의 메인 스폰서를 위해 기업들은 막대한 비용을 지급한다. 흥미롭게도 이번 FC 바르셀로나의 메인 스폰서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친 기업은 전 세계 유통 시장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가고 있는 중국의 ‘알리바바’와 일본의 ‘라쿠텐’ 이었다.

우리에게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유명한 두 기업이지만 이들에게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유통 외에도 금융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며 핀테크 시장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간다는 점이다. 특히 두 기업은 최근 한국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을 자국 내에서 기획하며 기존 전통은행과는 다른 비즈니스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유통 기업이 은행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는 것이 조금은 낯설게 느껴질 수 있으나 정식 은행업 인가 후 어떤 모습으로 은행을 운영하고 있는지 호기심이 생긴다. 유통 기업이 만든 인터넷전문은행의 모습을 중국보다 앞서 시장에 등장한 일본의 ‘라쿠텐은행’을 통해 살펴보자.

낙천주의! 라쿠텐은행의 탄생
라쿠텐은행은 라쿠텐 주식회사가 지분 100%를 보유한 온라인 기반의 인터넷전문은행이다. 일본은 이업종이 은행업 진출을 위해 별도 면허 심사와 감독 규정을 제정하며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을 허가했다. 그래서 라쿠텐과 같이 비금융업종의 은행 설립이 가능하며 업종별 지분 소유 정도에 따라 인가 기준도 다르다. 또한, 독점금지법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의 인가가 별도로 필요하다.

라쿠텐은행의 경우, 처음부터 라쿠텐 주식회사가 은행 설립을 참여한 경우가 아니다. 라쿠텐은행은 2009년도에 지급 결제에 강점이 있던 '이뱅크(eBank)' 지분 100%를 라쿠텐이 인수하면서 탄생했다. 라쿠텐의 경우 '이뱅크(eBank)' 인수 전 카드사를 인수하며 라쿠텐 그룹 내에서 금융 영역의 기능 강화를 추진 중이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라쿠텐 고객의 결제 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라쿠텐 그룹 내에서 고객의 모든 활동을 누릴 수 있는 기반 마련을 위해 은행의 역할이 필요했다.

2010
년 라쿠텐은행으로 사명을 변경한 이후 미래를 믿고 ‘낙천적(인생을 좋고 희망적으로 생각하자)’으로 가자는 ‘낙천주의’ 모토 하에 변화를 시작한다. 고객에게 좀 더 편리하게 좀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은행이 되기 위한 시작점이다.

라쿠텐은행 만의 색깔을 칠하다(Only Rakuten Bank)
라쿠텐은행으로 재탄생하면서 비즈니스 모델도 변화되었다. 라쿠텐 쇼핑몰(이치바)이 보유한 방대한 고객을 타깃으로 하면서도 라쿠텐 계열사 간 서비스를 연결하여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도록 비즈니스 방향성을 수립하였다.

라쿠텐 플랫폼의 활용 – 연결하고 확장하라
라쿠텐은행은 라쿠텐 쇼핑몰을 금융 플랫폼으로 활용하며 고객 접점을 확대하였다.

라쿠텐 쇼핑몰에 접속해보면 메인 화면 상단에 은행 메뉴가 고정되어 있으며 수신, 여신 등 다양한 은행 상품이 고객의 관심을 끌기 위한 배너 광고 등으로 노출되어 있다. 이렇게 노출된 은행 링크를 통해 고객이 상품에 가입할 경우 우대 혜택 등을 추가로 제공한다. 이는 쇼핑몰 고객을 라쿠텐은행의 고객으로 참여를 유도하는 마중물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기획된 것이다. 또한, 라쿠텐 증권, 라쿠텐 보험 등 라쿠텐 계열사에서 은행 링크를 다양하게 노출하며 고객을 은행으로 연결하고 있다.

상품 기획도 라쿠텐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했다. 고객에게 은행이 제공하지 않는 상품도 증권사/보험사의 상품을 판매 대행하면서 다양한 상품 선택 기회를 제공하였다. 라쿠텐 계열사와는 업무 제휴를 통해 새로운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계열사 간 업무 중복을 최소화하는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은행 서비스에 대한 재해석
쇼핑 금액만큼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것처럼, 은행 거래 실적이 포인트로 쌓이고 이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쿠텐은행은 타 은행과 달리 은행 이용 활동에 따라 포인트를 제공하는 새로운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했다. 라쿠텐 계열사에서 축적한 포인트를 은행에서 현금처럼 사용하는 것 역시 가능하도록 설계하였다. 그래서 이체 수수료를 쇼핑몰 물건 구매를 통해 쌓은 포인트로 지불할 수 있으며, 은행 활동에서 누적된 포인트는 증권사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라쿠텐은행의 이러한 전략이 가능한 이유는 은행, 증권 및 쇼핑 등 다양한 서비스를 라쿠텐 회원을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라쿠텐 에코시스템(Rakuten Ecosystem)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라쿠텐 그룹 내 다양한 서비스를 라쿠텐 통합 ID로 제공하는 라쿠텐 에코시스템(Rakuten Ecosystem) 안으로 은행이 편입되면서 또 하나의 편리한 금융 생활이 만들어진 것이다.

라쿠텐 에코시스템(Rakuten Ecosystem)은 라쿠텐 그룹 내에서 서로 연결되고 통합되는 시장이다. 쇼핑몰을 기점으로 고객이 유입되고 고객의 통합 ID를 통해 계열사 내 활동 실적이 라쿠텐 통합포인트로 적립된다. 라쿠텐 그룹 내 고객의 다양한 행동 패턴, 상거래 데이터 등과 같은 디지털 발자취는 고객 DB로 누적되며 분석을 위한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다.

라쿠텐은행의 포인트 제도는 고객에게 은행에서 누리는 다양한 활동을 포인트로 돌려받을 수 있다는 즐거운 경험을 선사한다. 고객 우대 제도 역시 타행이체, 입금 등 개인의 활동 실적에 따라 고객 등급을 설정하고 등급이 높아질수록 적립 배율을 올려주며 고객 충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상품/서비스 포트폴리오의 변화
라쿠텐 인수 전 지급 결제와 송금 서비스 중심의 상품/서비스는 라쿠텐 그룹이 보유한 고객 군을 활용할 수 있도록 새롭게 개편되었다. 인터넷 쇼핑에 익숙하고 온라인 금융(증권사 등)에 친숙한 고객을 타깃으로 설정하였다.

우선 여신 업무 판매 자격을 획득하면서 카드론 상품 판매가 시작되었다. 이후 해외송금, 라쿠텐 증권과의 계좌 연계 서비스(머니브릿지), 모기지, 페이스북 송금 등 순차적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그리고 개인 고객에 이어 라쿠텐 쇼핑몰의 판매자인 개인 사업자(Soho)와 법인 고객까지 타깃 고객군을 확대하며 해외송금, 이체 등 사업자 전용 상품 라인업을 보강하였다.

또한, 온라인 환경에서 최적화된 상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IT 기술력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통합 ID를 사용하면서 누적된 광대한 빅데이터는 라쿠텐 기술 연구소를 통해 활용 가치가 논의되며, 고객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상품/서비스를 제안될 수 있도록 지원된다. 모바일 App에서는 통합 ID를 활용할 경우 자동으로 고객 정보를 불러와 입력 항목을 최소화하는 등 프로세스 자동화를 확대하여 편리성을 높였다.

업무 간 제휴를 통한 비즈니스 모델이 구현된 만큼 전문 설계 등을 통해 인터페이스 지원도 강화되었다.

성장을 위한 새로운 Something의 필요성
라쿠텐은행은 라쿠텐 그룹의 회원을 기반으로 성장하며 일본 인터넷전문은행 중 최다 계좌 수를 확보하게 됐다. 또한, 특화 영역을 기반으로 상품 라인업을 지속해서 확대하며 풀뱅킹(Full-Banking) 서비스에 가까운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며 경쟁력을 높였다.

하지만 라쿠텐은행의 꾸준한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 수립이 필요해 보인다. 라쿠텐 플랫폼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은 수립했지만, 라쿠텐 회원을 넘어선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 새로운 마켓을 침투하기 위한 변화가 요구된다.

라쿠텐은행은 일본의 다른 인터넷전문은행과 같이 온라인 기반으로 설립된 은행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내세운 온라인에서의 편의성과 기술력은 기존 전통 은행도 비슷한 수준으로 제공하기에 이르렀다. 일본 소비자의 특성 또한 꾸준한 확장을 제약하는 요인 중의 하나이다. 일본 소비자들은 카드 보다는 현금 결제를 선호한다. 카드도 신용카드보다는 스이카(Suica), 에디(Edy)와 같은 선불카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문화도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 은행 규제와 같은 제도권의 변화는 선제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소비자의 변화는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우리나라도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추진이 공식화될 정도로 새로운 은행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라쿠텐은행의 행보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초기 타깃 고객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지, 관련 주주 중 유통 기업이 있다면 그들과의 제휴를 통해 은행 채널을 어떻게 강화할 수 있는지 하나의 선례를 보여줬다.

금융 소비자가 디지털화가 되는 현재, 우리나라는 일본의 소비자보다는 좀 더 디지털스러운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높다. 따라서 초기 고객을 유입하는 마중물 역할을 담당할 상품과 함께 모바일에서 직관적으로 구현되는 서비스 창출이 필요하다. 그리고 은행에 대한 새로운 경험이 고객 충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순환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이는 은행 설립 후 꾸준한 성장을 위한 새로운 것(Something)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보유한 플랫폼에서 고객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기업 간 제휴를 통해서 서비스를 연계하되 고객이 그 안에서 스스로 즐거움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채널 기획 단계에서 게임화 요소를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고객 수가 증가함에 따라 확보되는 데이터를 축적하여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인 기술력 역시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다. 누적된 데이터베이스에서 유의미한 패턴이나 연관성을 발견할 수 있는 분석 역량도 확보한다면 경쟁력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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