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금융, 어떻게 기획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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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금융, 어떻게 기획할 것인가?
  • 투이컨설팅
  • 승인 2016.01.12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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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이컨설팅 Digital Transformation팀 배정연 수석컨설턴트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전세계 금융 또는 IT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디지털뱅킹’, ‘핀테크’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 한 두 권쯤은 읽었을 정도로 ‘디지털화(Digitalization or Digitization)’가 화두다.


2015년 국내 은행업계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디지털뱅크, 인터넷전문은행 등 디지털 전환 모색이다. 카드업계는 경영전략의 키워드를 ‘핀테크’로 뽑고 디지털경영을 위한 조직개편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도대체 왜, 이처럼 디지털금융으로의 전환을 꾀하는 것일까?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을 갖춘 기업(have)’과 ‘디지털을 더 많이 갖춘 기업(have-mores)’의 경쟁력 차이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디지털을 더 많이 갖춘다’는 것은 단지 규모적인 측면에서 우세하다는 것이 아니라 작은 기업일지라도 혁신적이고 고유한 디지털 자산으로 다양한 분야의 시장구도 재형성이 가능하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금융업계 역시 노력하고 있지만, 조금은 불안하고 막막할 것이다. 금융의 디지털화는 단지 디지털 기기의 활용을 확대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야 한다. 국내에서 이를 만족시킨 활성화 사례를 찾아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디지털 비즈니스 방식의 차이는 크게 채널, 상품, 고객 차원에서 볼 수 있다.


첫번째 채널의 경우, 기존의 환경이 오프라인 지점 프로세스 위에 웹 또는 모바일 환경이 얹혀진 것이라면 디지털은 완전히 온라인 기반, 특히 모바일 환경 중심에서 시작되고 끝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번째 상품의 측면에서 기존의 금융상품은 금융회사 내부에서 개발되고 출시되었다. 그러나 디지털금융은 핀테크 3rd party업체, 개발자, 학생, 계열사 등 다양한 참여자와의 협력을 통해 디지털플랫폼 기반의 생태계에서 공유되고 거래된다.


세번째 고객은 기존의 지점을 중심으로 거래하는 고객과 인터넷 및 모바일을 사용하는 고객 등으로 분류했다. 디지털금융은 고객과 관련된 행위, 접촉 내역, 거래처리, 커뮤니티 활동 정보 등 다양한 내/외부 데이터를 분석하여 선제적으로 고객의 니즈를 알려주고, 디지털금융 거래 수익을 낼 수 있는 고객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관련업계 현업과 IT인력은 디지털 금융으로의 전환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필자는 업무의 기본 사상이 바뀐 만큼 기획방식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 기존에는 현업부서에서 업무 요구사항을 IT부서에 전달하고, IT부서는 현업부서와 협의 후, 개발 일정과 예산 등의 기획서를 작성하고 품의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디지털 금융업무 기획은 현업과 IT의 요구사항 정의 단계부터 경계가 모호하므로 강력한 조직 내 스폰서십과 함께 현업과 IT인력이 구성된 전담 디지털 조직을 중심으로 시작되어야 한다. 이러한 디지털 전담조직은 다음과 같은 3가지 과제를 중심으로 디지털 금융 비즈니스를 기획해야 한다.


첫째, 자사의 디지털 금융의 범위와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단순히 해외 선행사례나 경쟁사의 움직임에 조급해서 ‘따라가는’방식은 성공할 수 없다. 회사가 디지털 금융을 통해 브랜드 파워를 높일 것인지, 수익을 높일 것인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것인지를 정의하고, 그에 맞는 서비스와 제공수준을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어떤 기능과 플랫폼이 필요한지부터 현업과 IT가 함께 모여 고민해야 한다.


둘째, 디지털 금융의 고객 경험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디지털 금융은 플랫폼 기반에서 비즈니스가 이루어지며, 그 플랫폼을 접속하는 주요 채널은 모바일이다. 따라서 모바일 플랫폼 환경 속에서 고객에게 얼마나 좋은 경험과 가치를 주느냐가 디지털 금융의 핵심 성공요소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금융앱들은 동일한 회사에서도 대동소이한 앱들이 너무 많거나, 하나의 앱에서 너무 많은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좀 더 가치 있는 디지털 금융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고객별 개인화, 차별화 된 서비스를 통해 고객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 이를 위해 정형/비정형 데이터 분석과 사용자 경험분석을 기반으로 고객 세그먼트별로 어떤 경험을 설계할지 고민해야 한다.


셋째, 디지털 금융 플랫폼의 참여자 및 생태계 관리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디지털 금융 플랫폼이 오픈되고 향후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발굴되어야 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고객을 디지털 금융으로 유인할 수 있는 앱이 지속적으로 나올 수 있도록 많은 참여자들과의 견고한 네트워크 형성이 관건이다. 디지털 금융의 참여자 관리 활동은 온/오프라인을 병행하여 운영되어야 한다. 온라인 상의 대표적인 활동은 참여자 커뮤니티 운영이다. 회사는 참여자들이 참신한 비즈니스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와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


오프라인 상으로는 연간 1~2회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이벤트성 활동들이 있으며 대표적인 예로 핀테크 경진대회, 핵카톤(Hackathon), 핀테크 포럼 및 개발자의 날(Developer’s day) 등이 있다. 이 활동들 중에서 자사의 자원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여 누가, 언제, 어떻게 무엇을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또한 오프라인 상의 지속적인 참여자관리 방안으로는 참여자 지원센터 운영이다. 온/오프라인 활동을 통해 사업화 모델로 연계할 수 있는 참여자들을 발굴하여 실제 상용화 할 수 있을 때까지 인큐베이팅하고 상호 비즈니스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지원센터 운영은 자사의 물리적 위치와 참여자들의 접근성을 고려하는 부분부터 시작하여 새로운 전담조직, 운영 프로세스, 사업화 정책 등 상당수의 자원과 준비과정이 요구된다.


디지털 금융은 현업이든 IT든 모두가 처음 가는 ‘가보지 않은 길’이다. 절대 한 삽에 우물이 솟아 오를 것을 기대하면 안 된다. 자사의 핵심 경쟁력부터 단계적인 추진이 필요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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