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팀 문화를 통한 프로젝트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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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팀 문화를 통한 프로젝트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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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10.2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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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 신창섭 이사보

프로젝트 과정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현상들 중에서 꼭 한번 제대로 정리해보고 싶은 주제가 프로젝트 문화의 관리(또는 경영) 기법이다. 프로젝트 관리라는 것이 PM의 한두 가지 능력으로 성공을 이끌어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지런함으로 일과 사람을 관리하는 PM이 가장 하수이고, 프로세스의 효율적 관리를 통해 프로젝트를 관리해가는 PM이 보통 수준이라면, 바람직한 프로젝트 문화를 유도해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PM이 고수가 아닌가 한다.

PMBOK(또는 ITIL이나 COBIT)에 나오는 각종 프로세스와 기법을 동일하게 적용 관리하는 2개의 프로젝트가 있을 때 과연 그 프로젝트들의 상태와 결과가 동일할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 결론이다. 차세대시스템 같은 큰 프로젝트들의 경우 동일한 관리성숙도를 가지는 프로젝트라 해도 팀별 성과와 양상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 그렇다면 그 차이의 원인은 무엇일까? 개개의 역량 조화의 문제(소위 궁합)로 보기도 어렵다. 능력이 비슷한 신입사원들을 각 팀에 배분했을 때도 이른바 ‘잘되는’ 팀에 배속된 신입사원의 성과가 더 나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는 이러한 차이의 원인을 ‘문화’라고 진단한다. 소위 잘나가는 팀의 문화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신명’이다. 즉 신명 나는 팀 문화가 그 차이의 비밀인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 경우에 신명이 나는가? 보통 신명이 나기 위해서는 3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하나는 성취(成就)고 둘째는 몰입(沒入)이고 셋째는 공명(共鳴)이다.

우리는 보통 공연 등을 통해 ‘신명이 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사람의 첫 공연에서 이러한 신명을 느끼기는 어렵다. 즉 어떠한 성취를 이뤄본 팀이나 사람의 공연은 대개 공연자가 연주에 몰입하여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고 관객은 거기에 열광하고 이는 다시 연주자와 관객의 공명으로 이어지는 상승작용이 일어난다. 이 짜릿함을 다들 한번씩은 경험해봤을 것이다. 이러한 경우는 프로젝트에서도 발견되곤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성배(Holy Grail)를 꺼낼 열쇠는 무엇일까?

성취(成就)는 도전에서 온다

머슬로우가 욕구 5단계설에서 언급한 것처럼 인간은 생리적 욕구와 안전의 욕구, 사회적 욕구가 충족되면 자기 존경의 욕구(타인으로부터 높은 평가와 존경을 받고자 하는 욕구)와 자아 실현의 욕구(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해 보려고 노력하여 계속적인 자기 발전과 창조적인 생활을 꾀하려는 욕구)가 발생하게 된다. 이는 결국 성취감과 자기만족을 꾀하는 것이 인간의 궁극적인 욕구라는 이야기다.

성취 동기를 유발하는 것은 도전이며 도전은 적절한 목표의 설정으로부터 출발한다. 보통 자신의 능력보다 부족한 목표의 설정으로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기는 어렵다. 또한 이러한 목표는 양적인 것보다는 질적인 것이어야 하며 본인이 하고 싶어하는 일이어야 한다. 하지만 너무 과도한 목표는 오히려 좌절감만 불러와서 성취 동기를 유발하기 어렵다. 그래서 도전의 측면에서 적절한 목표는 자기능력의 120% 선이라고 생각한다. 이보다 높으면 성공하기 어렵고 이보다 낮으면 동기부여가 약하다. 또한 목표 설정은 본인의 참여가 중요하다. 타인에 의해 주어진 목표에 애정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목표 설정이 프로젝트에서도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실패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 에디슨의 전구 발명의 성공 뒤에는 146번의 실패가 있었으며 제임스 다이슨의 청소기 발명에는 4167번의 실패가 있었다.

일반적인 프로젝트 문화에서는 실패에 대해 비판적으로만 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패 역시 두 가지 경우로 나누어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전에 대한 실패는 장려되어야 하며 오히려 격려와 칭찬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경계에 대한 실패는 비난 받아 마땅하다. 도전에 의한 것이 아닌 부주의로 인한 실패를 엄격히 구분하는 것은 도전에 대한 실패의 의미를 희석시키지 않고, 무책임한 방임도 방지할 수 있다.

물론 프로젝트 리더는 도전에 의한 실패를 지원하기 위해 계획 단계에서부터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버퍼를 마련하고 리스크 관리 및 위험 관리를 통해 실패 지원을 위한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이런 작업을 통해 도전에 대한 실패를 극복하고 성공한 사례의 홍보와 칭찬을 통해 그러한 문화가 확산되고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성취와 도전에 대한 실패를 확인할 수 있는 주기는 짧을수록 좋다. 프로젝트 차원에서도 이러한 주기가 길어지면 리스크가 커지기 때문에 각각의 목표는 좀더 짧은 주기의 세부 목표로 나누어 정복해야 하며 그 목표의 결과는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의 단위로 설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개발자들의 경우 본인만 알 수 있는 세부목표를 설정할 경우 그 완료 여부를 자신만 알 수 있으며, 실패와 성공을 평가해도 성취감이 미미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러한 목표의 조정은 리더의 중요한 역할이 된다.

몰입(沒入)은 흥미와 피드백에서 온다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창의성의 즐거움>이라는 저서에서 몰입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분명한 목표가 제시되어야 하고, 자신이 수행한 업무 결과를 즉시 알 수 있어야 하며, 도전과 능력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구성원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리더가 구성원의 능력을 정확히 알고 있는 상태에서, 도전적인 과제를 합의하고 적절한 권한을 부여해야 하며 수행 결과에 대해 빠르고 정확한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가 정보기술 및 이동통신 사업을 하는 일본의 교세라이다. 교세라는 생산 또는 영업 부문에서 독립된 권한을 갖는 아메바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조직 단위 별로 시간당 효율성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고 매일의 성과와 누계 성과를 바로바로 제시한다. 이를 통해 구성원들은 수익 창출을 가장 큰 책임으로 여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보다 창의적으로 업무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교세라는 뛰어난 성과를 달성한 아메바 조직에게 맥주 파티 쿠폰 등의 작은 포상을 제공한다. 이는 구성원들이 내부 경쟁이 아닌 경영 게임을 하듯 즐겁게 몰입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구성원들을 조직과 일에 몰입시키기 위하여 리더는 보다 전략적으로 구성원들의 몰입 요인을 파악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일과 조직에의 몰입은 구성원들의 감정에 호소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강요할 수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따라서 구성원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리더가 구성원들의 요구를 정확히 알고, 몰입 촉진 요인 및 장애 요인을 파악해야 한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구성원들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구체적 방향과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해 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유럽의 가장 큰 인테리어 유통업체인 B&Q는 2000년부터 구성원 몰입도를 측정하고 몰입 촉진 요인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이 구성원 몰입 나아가 회사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구성원의 몰입도가 상위 25% 수준의 몰입 수준으로 향상될 경우, 이직이 줄어들어 한 해 약 2300만 파운드의 비용이 감소됨을 밝히기도 하였다. B&Q는 2000년 일부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구성원 몰입도 조사를 현재 거의 모든 구성원에게 확대하여 실시하고 있다.

공명(共鳴)은 이해(理解)와 공감(共感)에서 온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한다. 흥이 나기 위해서는 긍정적 반응이 중요하다. 독서실 같은 분위기의 락 공연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흥이 나지 않는데 어찌 최고의 기량을 뽐내어 성취를 느낄 수 있겠는가?

프로젝트에서 공명이 일어나기 가장 좋은 기회는 동료 검토와 리뷰가 진행될 때다. 특히 그 동료들이나 리뷰어들이 작업자의 진가를 알아줄 수 있는 안목이 있고 작업자가 한 선택과 결과에 대해 공감과 찬사를 아끼지 않을 때 작업자는 다음에 더 높은 성취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 동료들과 리뷰어들도 작업자의 성취를 발판으로 또 다른 성취를 이뤄내는 선순환이 만들어질 수 있다.

리더는 이러한 기회를 축제 또는 파티로 만들어야 한다. 흔히 프로젝트에서 품질 점검을 위해 수행하는 동료 검토와 리뷰 활동은 칭찬보다는 잘못된 것을 지적하는 데 포커스가 맞춰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대부분의 개발자들은 이러한 활동을 작업 시간의 낭비 또는 별로 내키지 않는 잃어버린 시간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리더라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공명의 주기 또한 잦을수록 좋다. 물론 매일같이 리뷰를 진행하면서 작업 시간을 빼앗긴다면 문제가 될 것이다. 공명의 또 다른 기회는 통합 빌드 타임이다. 나는 프로젝트 관리를 하면서 통합 빌드가 매일 일어날 수 있도록 종용하곤 한다. 매일 퇴근 전에 각자가 만든 프로그램들이 빌드에 성공하면서 무언가 하루를 멋지게 마감하는 느낌을 갖도록 만드는 것은 좋은 공명 환경을 만드는 하나의 방법이 된다.

지금까지 검토한, 신명 나는 프로젝트 문화를 만들기 위한 방법들은 리더 한두 사람의 노력만으로는 실행하기 어렵다. 하지만 진심은 통한다고 하지 않는가? 가장 강력하게 나의 생각을 남에게 전달하는 방법은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다. 진심으로 구성원들에게 신명 나는 프로젝트 환경을 만들려고 하는 리더의 의지를 보이고 솔선한다면 분명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모든 프로젝트 들이 이렇게 신명 나는 환경이 되기를 강력히 희망하며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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