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이제 프로세스보다 비즈니스 혁신에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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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이제 프로세스보다 비즈니스 혁신에 나서야
  • 주동식
  • 승인 2010.07.09 09:43
  • 조회수 2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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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기업들 특히 금융기관이 추진해왔던 차세대시스템의 핵심 이슈 가운데 하나가 이른바 프로덕트 팩토리 등 상품 시스템의 개편이었다. 금융기관이 과거에 비해 훨씬 적은 시간과 비용으로 보다 많은 상품을 설계해 제공하는 능력과 유연성을 갖출 수 있도록 IT가 지원한다는 개념이었다.

실제로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한 이후 많은 금융기관들이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빠른 시간 안에 수많은 상품을 설계해 발표하고 있다. 독도 등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가 떠오를 때마다 금융기관이 발빠르게 관련 상품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유연성의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품 종류가 이렇게 계속 늘어나는 것이 무조건 좋기만 한 것일까? 상품이 많아지면 고객도 어느 상품이 자신의 요구에 맞는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고, 금융기관 창구 근무자도 고객에게 적절한 상품을 추천하기 어려워진다. 직원에 대한 교육비와 사용자 인터페이스, 상품의 라이프사이클 관리 등 비용도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만일 고객의 요구에 맞춘 최적의 상품을 그때그때 설계할 수 있다면 기성 상품의 종류를 무한정 늘릴 필요가 없다. 가령 1년 2개월 뒤 자녀의 결혼을 앞둔 고객이라면 396일 만기 예금상품을 설계해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위해서는 금융이 더 이상 상품이 아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사실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나 비행기에서 기내식을 먹을 때, 포탈들이 고객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등이 모두 비슷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에서 비즈니스와 IT의 동조화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으며 금융 분야에서 이런 경향은 특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금융 분야의 비즈니스는 곧 IT며, IT가 비즈니스 자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즈니스가 IT를 내재화하면서 IT는 비즈니스를 통합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런 변화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IT와 비즈니스 모두 조직과 업무, 규정 등이 변화해야 한다. 기업의 IT를 책임지는 CIO의 역할도 이제 바뀌어야 한다. 기업의 비즈니스 변화를 IT가 주도하기 위하여 CIO가 엔터프라이즈 관리 역량을 갖출 필요가 있다. IT가 과거에는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혁신하는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비즈니스 자체를 혁신하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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