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대체불가'가 아니라 '토큰'! 제대로 알자, 블록체인과 NFT 기술 -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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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대체불가'가 아니라 '토큰'! 제대로 알자, 블록체인과 NFT 기술 - 1편
  • 이태윤
  • 승인 2022.08.18 09:39
  • 조회수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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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어가며

새해부터 언론에서는 ‘대체 불가능한’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NFT 띄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NFT가 주목받으면서 NFT와 관련한 글이나 유튜브 영상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그러면서 NFT를 설명하기 위해 ‘대체 불가능한’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우며 다양한 해석과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대체 불가(Non-Fungible)’에 너무 치중하다 보니 본질을 놓치거나 실체를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생기고 있고, NFT가 마치 원본임을 증명한다 거나 고유성과 희소성의 가치를 부여한다는 등의 다른 개념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과거에 블록체인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자 ‘위변조 방지’라는 키워드가 세간에 도배되었는데요. 하지만 ‘위변조 방지’라는 키워드를 내세웠던 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실패하거나 중단되었습니다. 대부분의 기존 중앙처리시스템은 강력한 중앙 통제장치에 의해 데이터의 위변조를 방지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같은 탈중앙 시스템은 이런 통제 장치가 없기 때문에 위변조를 방지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이 필요했고 그래서 설계한 것이 블록체인 시스템입니다. 블록체인은 탈중앙 시스템 구현을 위한 대안 중 하나입니다. 기존 시스템이 위변조를 차단하지 못하기 때문에 블록체인을 도입해야 한다는 논리는 맞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실 프로젝트에서는 기존 중앙시스템에서 통제장치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블록체인을 도입하려고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오히려 수정, 삭제가 되지 않아 문제만 야기했습니다. 유통시스템에서도 위변조 방지라는 키워드가 주목받고 여러 프로젝트들이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물건 바꿔치기와 데이터 위변조는 대부분 시스템에 데이터가 입력되기 전에 발생합니다. 시스템 내에서 데이터가 조작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물론 투명성 확보와 유통 이력 추적의 장점은 있지만 위변조 차단을 위해 블록체인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실체에 대한 분석과 이해 없이 ‘특정 키워드’에만 집중했을 때 발생되는 문제점입니다.

'대체 불가’라는 키워드는 NFT를 이해하는데 있어 큰 의미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대체 불가’가 아니라 ‘토큰’입니다. ‘토큰’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대체 불가’에 집중한다면 본질을 흐릴 수 있습니다.

 

1. 토큰에 대한 이해

 NFT의 토큰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의 실생활에 자주 사용되는 ‘증서’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보통 ‘증서’라 하면 무언가를 기반으로 하며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관련 내용을 표현한 문서입니다. 기초 자산 또는 기반이 되는 무언가를 그대로 활용하기 불편한 경우, 무형의 권리를 표현하는 데 어려울 경우 등에도 ‘증서’를 사용합니다.

그림 1. 증서의 예시

과거 19세기 금본위제를 기반으로 한 경제의 경우, 금을 직접적으로 물물거래에 사용하기 불편하고 위험하니 그에 대한 가치로써 ‘증서’인 ‘금 보관증’을 발행하여 거래에 사용하였습니다. ‘주식’의 경우도 형태가 존재하지 않는 기업에 대한 가치를 ‘증서’로 나타낸 것이고, 물리적으로 거래하기 어려운 논밭과 같은 토지의 경우에도 그 권리를 ‘증서’인 ‘전답문서’로 나타낸 것입니다. 즉, 어떠한 기초자산에 대한 가치와 권리를 대신하여 나타낸 것이 ‘증서’라고 생각 할 수 있습니다.

그림 2. 증서와 토큰
그림 2. 증서와 토큰

토큰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떠한 것에 대한 가치, 권리 또는 상징으로써 대표하는 것을 토큰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실생활에서의 예시로는 어느 좌석에 대한 독점 권리를 나타내 주는 기차표, 영화 티켓 등이 있고 어떠한 상품에 대한 가치를 대변하는 상품 교환권 등을 들 수 있습니다.

IT 정보보안에서도 같은 의미로 토큰이 사용됩니다. 온라인상으로 개인정보를 그대로 전송하면 개인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있는데요. 그래서 개인정보를 그대로 전송하지 않고 원본 데이터를 토큰으로 치환하여 전송하고 저장함으로써 개인정보를 노출시키지 않고 보호할 수 있습니다.

 

그림 3. IT 정보보안에서의 토큰 사용 예시
그림 3. IT 정보보안에서의 토큰 사용 예시

그림 3은 어떤 고객이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려고 할 때 성인 인증을 해야 하는 상황을 나타낸 것입니다. 성인 인증을 위해 인터넷 쇼핑몰에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개인정보를 바로 제공할 경우 여러가지 리스크가 따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경우 무언가를 대신하며 동등한 의미를 같는 ‘토큰’을 이용합니다.

고객은 신뢰할 수 있는 제3의 중개기관에 성인 인증을 하고, 인증을 완료한 증표로써 ‘토큰’을 발급받습니다. 이후 고객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 시 중개기관으로부터 받은 ‘토큰’을 보냅니다. 인터넷 쇼핑몰은 전달받은 ‘토큰’을 중개기관에 보내어 신뢰할 수 있는 고객인지 신원확인을 합니다.

토큰화(Tokenization)’를 함으로써 단 한 번의 인증 과정을 통해 직접적인 개인정보를 송수신 하지 않으며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인증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에서의 ‘토큰’이란 개인정보를 다른 것으로 치환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물리적인 형태의 ‘토큰’뿐만 아니라 추상적인 개념의 ‘토큰’도 가능합니다.

 

2.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

오래전부터 다양하게 사용되어 온 ‘토큰’은 ‘블록체인’을 계기로 암호화폐라는 범주로 새롭게 주목받아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운용되고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은 셀 수 없이 많고 그 시스템들이 추구하는 목표와 이상은 각기 다릅니다. 어떠한 것은 디지털 자산 예금, 대출 서비스를 목표로 하거나 디지털 의료 생태계 구성, 타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인터체인(inter-chain) 역할, NFT 등 수많은 ‘토큰’들이 각각의 목표와 이상을 가진 생태계를 유지하기위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각기 추구하는 것들은 다르지만 모든 중심이 되는 ‘토큰’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블록체인’을 기술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왜 ‘디지털 화폐’라는 단어 보다는 ‘암호화폐’라고 불리는지 먼저 생각해봐야 합니다.

 

2.1. 블록체인

대부분의 기존 중앙처리시스템은 강력한 중앙 통제장치에 의해 관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탈중앙 시스템 중 하나인 ‘블록체인’은 이러한 통제 장치가 없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으며 안전하고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대안 기술 중 하나로써 ‘암호기술’을 사용합니다. 표를 보면 ‘블록체인’의 기초가 되는 형태와 구조부터 작동원리 그리고 화폐를 발행하고 송금하기까지 ‘암호기술’이 사용됩니다. 이렇듯 전반적인 영역에서 ‘암호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암호화폐(Cryptocurrency)’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표 1. 블록체인에서의 암호 기술

구분

암호화폐 영역

적용된 암호 기술

형태 · 구조

트랜잭션 구성

비대칭키, 해시

블록 구조

해시

블록체인 구조

해시

작동원리

합의 알고리즘

해시

위변조 차단

해시

화폐발행

해시

화폐 서비스

지갑

비대칭키

송금 작동

비대칭키

트랜잭션 검증

비대칭키, 해시

 

‘블록체인’이라 하면 같이 따라오는 단어로 ‘채굴(mining)’을 많이 들어 봤을 텐데요. 주로 ‘코인’을 ‘채굴’하여 돈을 번다고 하는데 주로 이 '채굴' 행위를 통해 탈중앙화 블록체인 시스템의 신뢰성이 유지됩니다.

그림 4. 해시(hash)의 예시
그림 4. 해시(hash)의 예시

'블록체인’에는 여러 ‘암호기술’이 사용되지만 그 중 ‘해시’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데 원리는 매우 간단합니다. ‘해시’는 ‘일방향 해시 함수’라고도 불리기도 하는데 암호화는 가능하지만 역방향인 복호화는 불가능한 일방향 알고리즘을 말합니다. 간단하게 비유하자면 그림처럼 삶은 감자를 해시(Hash)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입력(삶은 감자)과 출력(해시된 감자)의 크기가 다르게 되고, 해시(Hash)했기 때문에 출력 값으로 원래의 형태인 입력 값을 절대로 추측할 수 없게 됩니다.

 

그림 5. 대표적인 해시 함수(SHA-256, SHA-512)의 예시
그림 5. 대표적인 해시 함수(SHA-256, SHA-512)의 예시

해시 함수’는 종류에 따라 입력 길이에 상관없이 출력 길이를 고정시킬 수 있습니다. 그림에서 같은 값 Aoriginal-1를 입력해도 출력 값의 길이는 ‘해시 함수’에 따라 다르게 출력되어 특정 길이로 고정, 압축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입력 값이 조금이라도 변한다면 출력 값에 크게 영향을 끼치게 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그림에서 입력 값 Aoriginal-1과 Aoriginal-2는 마지막 한 글자만 다름에도 불구하고 출력은 전혀 다른 값이 나옵니다. 이러한 특성을 ‘눈사태 효과’ 또는 ‘쇄도 효과 (Avalanche Effect)’라고 합니다.

이와 같은 특징들을 가진 ‘해시’의 결과 값을 숫자로 변환시켜 ‘블록체인’에 사용됩니다.

그림 6. ‘블록체인’에서의 채굴(POW) 과정
그림 6. ‘블록체인’에서의 채굴(POW) 과정

블록체인’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단어인 ‘채굴’이란 ‘작업증명(Proof Of Work, POW)’를 의미합니다. ‘작업증명’이란 ‘이전 블록의 블록 해시 값’과 ‘현재 거래 내역들의 해시 값’, ‘임의의 숫자 nonce’를 ‘해시’하여 ‘블록 해시 값’을 생성하고 이것이 제시된 ‘Target 값’보다 작거나 같은 값을 찾아가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Target 값’은 매번 새롭게 제시되며 ‘nonce’ 값을 0 부터 1씩 올려가며 위 과정을 반복합니다. ‘해시’의 특성 상 직접 값을 대입해보고 계산하지 않는 이상 결과 값이 몇인지 등의 근사값 또한 절대 유추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계산 자체는 단순하지만 반복해야 할 작업 수가 매우 많기 때문에 적절한 ‘블록 해시 값’을 찾아내면 보상으로 ‘코인’을 줍니다. 반대로 ‘검증’은 제시한 ‘블록 해시 값’이 정말 ‘Target 값’ 보다 같거나 작은지는 ‘단 한 번의 계산’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효율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림 7. ‘작업증명’을 이용한 ‘블록체인’의 블록 구성 예시
그림 7. ‘작업증명’을 이용한 ‘블록체인’의 블록 구성 예시

‘Block Hash’에는 이전 블록에 대한 정보와 해당 블록의 최종 내역들이 해시되어 포함돼 있고 다음 ‘Block Hash’에도 마찬가지로 이전 블록의 정보와 해당 블록의 최종내역들이 해시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 특성 상 블록이 다음 블록과 연결되어 있는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블록체인’이라고 불립니다.

그림 8. ‘비트코인’의 125,552번째 블록에 대한 정보
그림 8. ‘비트코인’의 125,552번째 블록에 대한 정보

실제 ‘비트코인’의 블록 정보인 그림을 보면 여러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 정보인 “hash”는 현재 블록의 ‘Block Hash’ 값을 나타낸다. 이전 블록의 ‘Block Hash’ 값인 “prev_block”, 현재 블록의 ‘거래내역들의 해시 값’인 “mrkl_root” 그리고 ‘임의의 숫자’인 “nonce”와 버전, 시간 등의 값들을 모두 더하고 해시하면 현재 블록의 ‘Block Hash’인 “hash”가 만들어집니다.

만약 악의를 가진 누군가가 중간에 거래내역을 변경한다 하더라도 이전 블록의 정보가 다음 블록에 종속되어 있고 블록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어 있어, 결과적으로 모든 블록 정보를 변경을 해야함으로 실질적으로 위변조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블록체인’과 함께 ‘위변조 방지’라는 키워드가 자주 언급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끊임없는 ‘채굴’ 작업을 통해 ‘블록체인’ 시스템의 신뢰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되고 그에 대한 보상으로 채굴자에게 암호화폐인 ‘코인’을 지급해줍니다. 그리고 이러한 ‘블록체인’ 시스템 자체를 ‘메인넷(Main-Net)’이라고도 부릅니다.

그림 9. ‘비트코인’의 전력 소비량과 국가별 에너지 소비량 비교
그림 9. ‘비트코인’의 전력 소비량과 국가별 에너지 소비량 비교

흔히 ‘채굴’이라 하는 ‘작업증명(Proof of Work)’은 많은 계산량, 즉 많은 컴퓨팅파워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전력소비가 매우 큰 작업입니다. 게다가 ‘채굴’을 하면 할수록 ‘채굴’ 난이도가 높아지는 구조로 되어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합니다. 통계에 따르면 세계 전력소비 국가 상위 30위 안에 ‘비트코인’이 포함될 정도로 ‘채굴’로 인한 과도한 전력소비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급속한 기후변화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친환경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는 이 시점에 암호화폐의 ‘채굴’은 오히려 전력소비, 즉 화석연료 소비를 증대시킴으로써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보다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 ‘지분증명(Proof of Stake)’, ‘역사증명(Proof Of History)’ 등으로 ‘채굴’ 방식이 바뀌어 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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