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화폐에서 디지털 화폐(CBDC)로의 화폐개혁은 가능할까?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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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화폐에서 디지털 화폐(CBDC)로의 화폐개혁은 가능할까? - 1부
  • 고은아 선임, 이유라 컨설턴트
  • 승인 2020.12.22 14:00
  • 조회수 1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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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화되고 있는 디지털화(Digitalization)와 디지털 탈바꿈(Digital Transformation)은 전세계 모든 영역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상품 교환 가치의 척도가 되며 그것의 교환을 매개하는 일반화된 수단인 ‘화폐’에서 조차 변화의 바람을 불어 일으킨다.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인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에 대한 계획을 내놓고 있다. 대한민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들이 CBDC 발행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CBDC 발행에 따라 변화하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I.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란?

1. CBDC의 정의

CBDC란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의 약자로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화폐를 통칭하는 말이다. 쉽게 말해 우리가 사용하는 지폐와 동전의 디지털 버전이다. 국가에서 발행한 화폐, 즉, 법정화폐라는 점에서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지폐와 공통점을 가진다. 

2. 지폐, 암호 화폐와 무엇이 다른가?

지폐와 동전,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 리브라, 테더와 같은 스테이블코인과 CBDC는 어떻게 구분이 되는지 CBDC의 입장에서 알아보자. 먼저 지폐나 동전, 은행 계좌에 들어있는 돈을 ‘일반화폐’라고 일컫는다. ‘디지털 화폐’란 실물 화폐가 아닌 디지털 형태로 발행되는 모든 화폐를 의미한다. 앞으로 구분할 ‘암호화폐’,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를 포괄하는 넓은 개념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같이 민간기업에 의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여 발행되며 교환가치가 고정되지 않는 디지털 화폐는 ‘암호화폐’로 통칭된다. 암호화폐는 높은 가격 변동성을 가지며, 이 때문에 화폐의 3대 주요 기능(교환매개, 회계단위, 가치저장)을 수행하지 못한다. 

이러한 암호화폐의 가치 변동성을 줄이고 가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한다. 민간 기업이 발행하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화폐이지만 화폐가치가 기존 일반화폐와 연결되어 가치 변동성이 적은 안전한 자산이라는 뜻을 가진다. 대표적인 예로 페이스북이 발행한 ‘리브라’와 홍콩의 비트파이넥스가 발행하는 ‘테더’가 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2019년부터 급속도로 성장 중이며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인 ‘테더’는 현재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바로 다음인 3위의 시가총액을 가진다. 

민간기업이 발행한 디지털 화폐가 일반 화폐와 동일한 가치를 가지며 국경의 제한없이 통용된다는 것은 각국의 통화 영향력에 위협을 줄 수 있다. 또한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의 운영 투명성과 지급능력에 대한 의문은 각국의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CBDC)에 대한 논의에 다시 불을 지폈다. CBDC는 액면가가 고정되어 있고 법정화폐라는 점에서 민간기업들이 발행하는 암호화폐 및 스테이블코인과 차이점이 있다.

[그림 1] CBDC 관점에서 본 화폐 구분
[그림 1] CBDC 관점에서 본 화폐 구분
[표 1] 일반화폐 암호화폐 스테이블코인 CBDC 비교
[표 1] 일반화폐 암호화폐 스테이블코인 CBDC 비교

3. CBDC가 2020 Hot Keyword인 이유는?

CBDC의 개념이 처음 논의 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이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경기 부양책으로 기준 금리를 인하했고 유럽 중앙은행(ECB)과 일본 중앙은행(BOJ)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다. 하지만 해당 정책은 크게 효과를 보지 못했고 그 대안으로 CBDC의 개념이 제시된다. 디지털 화폐가 발행된 계좌에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게 되면 사람들이 계좌에 돈을 두지 않고 소비를 할 것이라는 가설에서 시작되었다.    

그 이후 2017년 분산원장 기술 기반 암호화폐 투자가 성행했고 2018년에는 여러 스타트업이 암호화폐공개(ICO)를 진행했다. 2019년에는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이 디지털 화폐 산업에 들어오면서 디지털화폐 시장에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화폐 패권 전쟁에 불을 지핀 것은 페이스북 암호화폐 프로젝트 ‘리브라’다. 

페이스북은 2019년 6월 리브라 백서를 공개하였다. ‘리브라’는 정부에서 발행하는 법정화폐를 대체할 신흥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리브라 가치는 금융자산, 실물자산 등과 연동된다. 특히 리브라는 전 세계 24억명이 사용하는 페이스북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높은 접근성과 대중성을 보유하고 있다. 리브라, 테더와 같은 스테이블코인의 활용도가 높아질수록 각국 중앙은행 통화 통제력은 약해진다. 이러한 대체 가능한 경쟁 화폐의 등장은 전세계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 발행을 앞당기는 데에 일조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CBDC는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법정 통화와 등가 교환이 가능하고 거래 과정의 신뢰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보다 안전하다.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은 이러한 세계의 화폐 흐름에 대해 각국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예상보다 빨리 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테이블코인의 시장 장악은 통화의 안정성을 보장 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CBDC에 부정적인 의견을 가졌던 국가들도 본격 연구를 시작하고 도입을 검토 중이다. 특히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결제 시스템에 대한 니즈가 계속해서 확산 되어 왔으며 비대면 및 디지털 거래의 필요성 제고로 세계 각국에서 CBDC 연구를 진행 중이다. CBDC는 역설적이게도 화폐가치가 불안정하고 지급결제 체계가 낙후된 개발도상국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소액결제를 위주의 신용카드의 대안으로 CBDC를 사용하려는 의도이다. 선진국에서는 주로 거액 결제용 CBDC를 목표로 하며 CBDC가 기존 통화 정책의 한계 극복을 중점으로 개발 중이다.

[그림 2] CBDC의 추진 배경
[그림 2] CBDC의 추진 배경

4. CBDC가 발행된다면? 

CBDC를 발행하면 가장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장점은 신용리스크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은 은행계좌를 개설해 자금을 관리하고 있다. 은행이 파산한다면 해당 은행에 가입된 예∙적금 등의 돈을 돌려받지 못할 리스크가 존재한다. 하지만 자금 거래 시 국가의 중앙은행을 이용한다면 앞선 경우의 신용리스크가 제거된다. 개인 입장에서 은행 계좌보다 CBDC를 선호할 이유는 은행의 지급불가능성 때문이다. 

또한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을 거치지 않고 CBDC를 발행해 운영한다면 여러 시중은행끼리의 거래 처리가 불필요하기 때문에 이체 등의 거래 속도가 빨라지고 자금 이동에 따른 처리 프로세스가 줄어 처리비용이 감소한다. 특히 국가의 경계를 넘어 외환거래 시의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실물화폐를 생산하지 않거나 생산하더라도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화폐 제조 및 유통비용이 감소할 것이다. 또한, 중앙은행이 자금의 유통경로와 수량을 추적할 수 있어 지하경제 양성화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CBDC 발행 논의 초기의 기대효과로 통화정책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수단이다. 

CBDC 발행 시 가장 우려되는 위험은 크게 세가지로 정의할 수 있다.

첫번째는 시중은행의 위축 가능성이다. 국민의 대부분이 시중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현재와 다르게, 은행 계좌에 화폐를 예치하는 대신 CBDC를 보유한다면 시중은행과 중앙은행의 업무 중복이 발생한다. 이로써 시중은행의 자금 중개 기능이 위축되어 시중은행의 예∙적금이 감소하고 자금조달비용이 상승하게 된다. 결국 은행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인해 시중은행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의 품질이 낮아지게 된다. 결론적으로 CBDC의 발행은 중앙은행의 시장 참여도를 높이고 금융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낮춘다.

두번째는 자금의 추적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추적이 가능함에 따라 지하경제 양성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지만, 반대로 개인의 정보와 자금 흐름을 관찰할 수 있어 개인정보보호에 이슈가 있다.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규제가 계속해서 강화되어 가는 추세에 자금 흐름을 감시할 수 있다는 것은 치명적인 단점이다.

마지막으로 CBDC 기술안정성 우려를 들 수 있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디지털 화폐의 발행이기 때문에 발행에 따른 기술 이슈가 존재한다. 현재는 블록체인 기반으로 발행되고 있으나 블록체인 기술의 성숙도가 아직은 완벽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다. CBDC 발행 시 기술 안정성에 대한 충분하고 철저한 연구 및 검토가 진행되어야 한다.

[표 2] CBDC의 장∙단점, 출처: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 보고서
[표 2] CBDC의 장∙단점, 출처: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 보고서

CBDC 발행에는 분명한 장∙단점이 존재한다. 디지털 화폐를 중앙은행에서 발행 한다는 것 만으로도 CBDC 발행은 스테이블코인보다 높은 신뢰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법정 통화로서의 가치를 인정 받기 위해서는 그 어떠한 문제도 발생해서는 안된다. 시중은행과의 CBDC 분배 기준 정립과 개인정보보호의 문제, 기반 기술의 검증 해결 등은 CBDC 도입의 빠르고 결정적인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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