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회사의 포스트 코로나 대응 전략 - 3부. 고객의 일상을 함께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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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회사의 포스트 코로나 대응 전략 - 3부. 고객의 일상을 함께 해야 한다
  • 박서희 이사, 금아로 선임, 임현묵 선임
  • 승인 2020.11.13 10:50
  • 조회수 3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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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생활금융플랫폼을 지향하는 이유

KB국민은행 ‘리브(Liiv)’는 간편뱅킹, 외환, 간편결제 등의 은행업무를 지원하며 경조사 알림, 용돈보내기 등 일상생활 관련 서비스도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기존 6개 어플리케이션을 통합한 통합 모바일 플랫폼 ‘쏠(SOL)’을 출시했다. 신한은행의 쏠은 은행 본연의 업무에 더해 일상생활에 필요한 상품 및 서비스까지 고객에게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뉴 하나원큐’를 통해 증권·카드·캐피탈·저축은행·생명보험·손해보험 등 6개 하나금융 계열사의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그림 1] 신한/KB국민/하나은행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메인 화면 / 좌측부터 쏠, 리브, 뉴하나원큐 / 출처: 각 은행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그림 1] 신한/KB국민/하나은행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메인 화면 / 좌측부터 쏠, 리브, 뉴하나원큐 / 출처: 각 은행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시중은행의 플랫폼 고도화 키워드는 ‘생활금융플랫폼’이다. 생활금융플랫폼은 고객의 일상에서 필요한 금융업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금융관련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은행은 이러한 생활금융플랫폼을 통해 화폐가치로 환산되고 거래될 수 있는 모든 생활 영역에 관여하게 된다. 일반적인 은행업무 외에 은행이 고객의 삶에 개입할 수 있는 범위가 상당히 넓어진 것이다.

은행이 생활금융플랫폼 구축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고객락인(lock-in)이다. 빅테크 기업들까지 합세한 치열한 경쟁상황에서 은행들은 첫번째 생존 수단으로 “고객의 일상에 들어가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고객은 사용하던 플랫폼에서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비용, 즉 전환비용(Switching Cost)이 크다고 느끼면 플랫폼을 떠나지 않는다. 전환비용은 고객이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꼭 필요하다고 느낄수록 높아진다. 즉,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의 일상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치는 플랫폼일수록 고객이 체감하는 전환비용이 높아지며 고객이 플랫폼에 머무르게 되는 것이다.

둘째, 신규고객 유입이다. 고객과의 신뢰 관계를 형성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이다. 고객의 생활 속 작은 순간마다 접촉하여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이 이를 통해 만족을 느낀다면 고객은 자연스럽게 회사를 신뢰하게 되고, 회사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게 된다. 이런 고객이 많아질수록 브랜드 가치는 높아지고, 이는 자연스럽게 신규 고객 유입으로 이어질 것이다.

 

보험회사에도 금융플랫폼은 중요하다

고객 락인과 신규 고객유입은 보험회사에도 중요하다. 보험회사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고객의 생애주기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위험(건강, 노후 등)을 보장하는 보험 상품을 판매하며 고객이 예상하지 못한 손실을 보전하는 금융 동반자 역할을 담당해왔다. 최근에는 몇백원의 저렴한 보험료와 간편 가입으로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각종 위험을 보장받을 수 있는 미니 보험을 출시하고, 고객 스스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통해 비대면 소비의 핵심층인 2030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또한 중복되어 있는 여러 앱들을 하나로 통합하여 고객에게 단일 채널을 제공하거나 타 플랫폼과 연계해 신규 고객을 모집하는 플랫폼 기반 영업 활동을 확대하고 있으며, 일부 보험회사들은 마이데이터 사업 본격화에 앞서, 타 금융권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금융정보와 비금융정보를 기반으로 대출과 투자, 보험상품 등을 생애주기별로 추천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금융산업에서 보험은 디지털에 대한 대응이 가장 소극적이다. 현재는 본업에서 허용된 상품을 전제로 서비스 개선, 편의성 향상 또는 기존 상품과 연계된 생활서비스 개발 등에 머무르고 있다. 

세계적으로 금융의 개방화는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금융위원회가 2020년에 가장 주력한 과제는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였다. 이러한 변화는 필연적으로 금융산업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빅테크, 핀테크와 경쟁은 불가피하다. 기존 보험회사들의 유리한 위치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보험회사는 생활플랫폼으로서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고객이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빅테크를 통해서 보험상품에 접근하는 경우가 증가할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보험서비스의 핵심 경쟁력은 상품개발, 보험서비스 제공, 보험 인프라 운영 등과 같은 기본 역량에 달려 있다. 이 부분은 신규 진입자가 쉽게 확보할 수 없다. 또한 보험사는 어느 정도 규모가 확보된 고객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상품과 고객이 있다면 이를 토대로 플랫폼 비즈니스로 진화할 수 있는 요건은 갖추고 있는 셈이다. 다만, 과감한 투자와 도전하는 의지가 아쉬운 상황이다.

 

보험회사는 어떤 가치로 고객의 삶에 함께할 수 있을까?

보험연구원에서 실시한 ‘2019 보험소비자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응답자의 88%에 달하는 보험 소비자들이 보험회사 선택 시 1순위로 상품경쟁력과 브랜드 신뢰성, 서비스 지원, 가격 경쟁력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상품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은 타산업이 쉽게 도전할 수 없는 보험회사만이 보유하고 있는 강점이므로 논외로 하고 나면, 브랜드 신뢰성과 서비스 지원이 남는다. 이 설문조사 결과는 보험회사가 고객을 붙잡기 위해서는 브랜드 신뢰성을 높이고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표 1] 보험회사 선택 시 고려사항 (단위: %, 출처: 보험연구원, ‘2019 보험소비자 설문조사’)
[표 1] 보험회사 선택 시 고려사항 (단위: %, 출처: 보험연구원, ‘2019 보험소비자 설문조사’)

코로나 시대, 대면 접촉이 어려운 상황에서 고객에게 다가가려면 보험회사도 결국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해야 한다. 모바일 플랫폼은 기존 고객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고객을 지속적으로 확보해야 하며, 이를 위해 일상생활 곳곳에서 고객 경험을 높이고 고객과의 신뢰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보험회사 생활밀착형 플랫폼의 방향성은 2가지 관점에서 도출할 수 있다.

① 고객이 보험회사에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 – 서비스 제공의 타당성

② 고객의 생활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 서비스 이용의 필요성

보험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은 보험을 통해 미래에 발생할 재정적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에 가입한다. 아마도 누군가가(특정 회사가) 삶의 곳곳에 숨어있는 위험을 조기에 파악하고 위험 발생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보(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대부분의 보험 소비자들은 그 회사의 상품(서비스)를 구매할 것이다. 

이러한 보험 소비자의 기대와 필요를 반영해 “고객의 위험보장”이라는 보험업의 본 기능을 “위험측정-예측-관리”기능까지 포함하도록 확장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다행히 IoT와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로 위험을 측정하고 예측하는 것이 어느정도 가능한 상태이고, 하루하루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니 조만간 만족할 만한 수준의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2] 소비자의 기대와 필요에 따른 보험회사의 역할
[그림 2] 소비자의 기대와 필요에 따른 보험회사의 역할

보험회사의 역할 확장에 기반해서 보험회사 플랫폼의 방향성을 “고객의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모든 위험에 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설정할 수 있다. 이러한 방향성을 지닌 플랫폼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논해보려 한다.

 

생활밀착형 보험 플랫폼의 구성과 플랫폼 구축을 위한 준비사항

고객의 일상에서 발생하는 모든 위험에 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활밀착형 보험 플랫폼의 구조는 다음과 같이 구성할 수 있다.

[그림 3] 보험회사 생활밀착형 플랫폼 구조 / 아이콘 출처: Flaticon
[그림 3] 보험회사 생활밀착형 플랫폼 구조 / 아이콘 출처: Flaticon

① 위험 측정

위험은 일상의 곳곳에 내재되어 있는데, 이러한 잠재 위험을 가시화하는 것이 ‘위험 측정’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을 발견하는 것은 데이터 수집을 통해 가능하다. 일부 보험회사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활동정보를 수집하고 간단한 위험 측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화재의 당뇨고객 건강관리 서비스는 블루투스/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이 탑재된 혈당측정기로 고객이 혈당을 측정하면 그 기록이 자동으로 앱에 저장되도록 하여 고객의 건강관리를 돕는다. 이 외에도 고객의 스마트폰에 설치된 다양한 센서와 앱을 통해 고객의 체온이나 맥박, 활동량, 운전 습관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서 활용하는 사례들이 있다. 

보험회사가 데이터를 발굴할 수 있는 원천은 더욱 많아지고 있다. 정부의 데이터 경제 활성화 정책 하에 추진되고 있는 ‘금융데이터거래소(FinDX)’와 ‘마이데이터 사업’ 등이 데이터 활용 확대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앞으로도 건강정보 측정 장치나 센서를 통한 실시간 상태 감지, 데이터 스크래핑을 통한 데이터 수집을 포함해 마이데이터 및 오픈뱅킹 등으로 보험회사의 데이터 수집 방안이 더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림 4] 금융데이터거래소(FinDX)  / 출처: 금융데이터 거래소 공식 홈페이지 : https://www.findatamall.or.kr/
[그림 4] 금융데이터거래소(FinDX)  / 출처: 금융데이터 거래소 공식 홈페이지 : https://www.findatamall.or.kr/

② 위험 예측

보험에 가입하게 되는 심리적인 요인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이기에, 보험 소비자는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 상황을 현재 시점에서 가늠하기를 기대한다. 보험회사는 사고, 질병 등에 관한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 데이터를 활용하여 미래에 고객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예측하고 그 결과를 보여줄 수 있으며, 예상되는 위험에 대한 솔루션을 함께 제공함으로써 불안을 해소하고자 하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

[그림 5] 진투라이프, 유전자검사 서비스 / 출처: 진투라이프 홈페이지 http://www.gene2life.com/
[그림 5] 진투라이프, 유전자검사 서비스 / 출처: 진투라이프 홈페이지 http://www.gene2life.com/

‘위험 예측’ 영역의 사례로 진투라이프에서 제공하는 개인 의뢰 유전자검사 서비스를 들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의료기관을 통하지 않고 개인이 직접 유전자검사를 의뢰하는 서비스이다. 유전자검사용 키트를 사용하여 고객이 검체를 발송하면, 진투라이프에서 유전자검사를 진행한 후 검사 결과 보고서를 제공한다. 서비스의 목적은 유전자 정보 확인을 통해 발병이 예상되는 질병을 발견하고, 발병 가능성을 최소화하도록 사전에 관리하는 것이다. 진투라이프는 유전정보 확인 결과 특정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가 존재하는지를 고객에게 알리며, 이에 대응한 건강관리 솔루션을 제시한다. 지난 7월, KB생명은 진투라이프와 서비스 이용권 계약을 체결해 일부 보험 상품을 가입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③ 위험 관리

위험 관리는 개인별 위험 발생 확률을 낮추는 것이다. 현재 보험회사에서 제공하고 있는 대표적인 위험 관리 서비스로 걷기연동형 건강상품과 운전기록 연계형 보험상품을 들 수 있다. 위험을 관리함으로써 사고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서비스는 보험회사와 고객 모두에게 유익하다. 고객 입장에서는 보험사고 발생을 예방할 수 있고, 보험회사는 보험사고 방지를 통해 손해율 악화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험회사에서 자체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위험 관리 서비스는 제한적이다. 고객의 모든 일상 생활에 잠재한 위험 발생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산업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해야 한다.

일례로 중국 핑안보험의 ‘굿닥터(Good Doctor)’가 있다. 굿닥터는 중국의 핑안보험그룹이 의료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출시한 온라인 원격의료 플랫폼이다. 핑안보험은 중국 내 의사에 대한 불신이 심하여 특정 병원에 방문이 몰리며, 실력 있는 개업의이지만 환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시장의 현황에서 착안하여 해당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굿닥터의 주요 기능으로는 무료 문진, 의사 선택 진료 예약 등의 의료 서비스가 있다. 규모 대비 양질의 의료 서비스가 부족했던 중국 헬스케어 시장에서 핑안보험그룹의 굿닥터는 의료산업 제휴와 그룹의 기술력으로 전문성과 혁신성을 겸비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여 시장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삼성증권은 굿닥터의 2017년부터 2021년까지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을 78%로 예상(출처 : 삼성증권 조사분석자료, 2019.11.13) . 특히 지난 1월 중국 내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였을 때는 전년 동기 대비 사용량이 하루 평균 10배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었다(출처 : 연합인포맥스(2020.02.12), ‘中 온라인 헬스케어 “핑안 굿 닥터”, 신종 코로나 덕택 유저 급증).  

원격진료나 의료서비스 검색 등 우리나라는 규제 문제로 동일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은 어렵지만, 증상 검색이나 진료 예약, 의료 정보 제공 등 규제상 허용되는 서비스 영역에 대한 산업간 협력은 가능할 것이다. 

[그림 6] 핑안보험그룹 ‘굿닥터’ / 이미지 출처: The Digital Insurer
[그림 6] 핑안보험그룹 ‘굿닥터’ / 이미지 출처: The Digital Insurer

생활밀착형 보험 플랫폼 구축을 위한 권고사항

위험 측정에서부터 위험 관리 및 위험 보장이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고객의 일상생활에 관여하는 생활밀착형 보험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보험회사가 준비해야 할 사항들을 아래와 같이 권고한다.

① 다양하고 방대한 데이터 수집 및 활용을 위한 데이터 거버넌스

지금까지 강조해왔듯 데이터 수집 기술의 발달과 데이터 경제 활성화로 향후 보험회사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매우 많아질 것이다. 쏟아지는 데이터 속에서 유의미한 고객의 위험 데이터를 발굴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내부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데이터 거버넌스는 ‘데이터의 가치를 보전하고 활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행하는 전사 차원의 경영 체계(출처 : 투이컨설팅 김인현 대표, ‘데이터거버넌스 필요성과 개념’, 투이톡, 2020.02.27 (https://www.2e.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0312)’로 효과적인 데이터 활용을 위해 필수적으로 점검하고 갖추어야 할 사항이다.

② 위험 발생 예측 고도화를 위한 지능화

위험 예측의 영역에서 중요한 성과 지표는 ‘정확성’이며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중국 핑안보험은 ‘보험회사가 아닌 IT기업임’을 천명하며 그룹차원에서 인공지능에 과감한 투자를 해왔으며, 인공지능은 핑안보험그룹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되었다. 

③ 서비스 이용과 거래 활성화를 위한 결제 기능 도입

생활밀착형 보험 플랫폼에서는 고객이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서비스 이용을 통해 가치를 경험한다. 이렇게 플랫폼에서 주고받는 가치의 교환 수단으로서 결제 기능 도입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앞의 핑안보험 사례처럼 병원 방문 예약 서비스를 제공할 때 병원 방문 후 진료비 결제까지도 플랫폼 안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구현하는 것이다. 결제 기능을 통해 보험회사 플랫폼 내에서의 거래가 활발히 이뤄질 것이며, 고객의 거래 데이터를 용이하게 확보하게 된다. 금융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마이페이먼트(My Payment, 지급지시서비스업)’ 사업이 시작되면 보험회사는 결제자금을 보유하지 않아도 위와 같은 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류근옥 교수는 보험을 ‘길에서 우연히 강도를 만나 어려움을 당한 사람을 도와주는 좋은 이웃’이라고 표현한다(류근옥, ‘보험, 금융을 디자인하다’(교보문고, 2020), p.17). 평소에는 금융산업 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지만, 고객이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 그가 당한 피해를 보전하고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험의 속성이 그러하다는 것이다. 은행은 맑은 날 우산을 빌려주고 비 오는 날 우산을 빼앗아 가는 반면, 보험은 비 오는 날 우산을 빌려주며 우산 그 자체이기도 하다. 이러한 보험의 진가를 발휘하여 치열한 플랫폼 전쟁 속에서 보험만이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살펴보는, 생존을 위한 적극적인 고민을 시작해야한다. 

 

[결언]

포스트 코로나 시대 보험회사가 변화해야 할 방향을 3편에 거쳐 정리하였는데, 전체 글을 관통하는 핵심 가치는 결국 ‘고객 중심’이다.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 그것은 ‘고객이 보험회사에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로 귀결된다. 그리고 디지털은 고객이 기대하는 바를 실현하는 도구로써 보험회사의 변화를 견인할 것이다. 

지금까지 보험산업은 상대적으로 디지털 탈바꿈에 더딘 모습을 보였다. 높은 진입장벽을 가진 금융산업이라는 점과 장기 보험에서 꾸준하게 발생하는 보험료 수익으로 인해, 시장 환경이나 경기 변화에도 비교적 둔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내부적으로 디지털 탈바꿈에 대한 강한 공감대가 형성된 바로 지금이 디지털 대전환을 실행할 수 있는 기회이다. 디지털 홍수에 밀려나 서서히 침몰할 것인지, 튼튼한 배를 준비해 새로운 항해를 시작할 것인지는 지금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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