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와 시럽의 플랫폼 비즈니스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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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와 시럽의 플랫폼 비즈니스 비교
  • 박유나 컨설턴트
  • 승인 2020.03.16 15:13
  • 조회수 5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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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와 시럽웰스의 플랫폼 전략은 어떻게 다른가?

앱/리테일 분석서비스인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은 2019년 9월 전국 4만명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기준 금융/결제앱 사용 현황을 발표했다. 1위는 삼성페이(1,095만명), 2위는 토스(760만명), 3위는 카카오뱅크(597만명), 4위는 KB국민은행 스타뱅킹(583만명), 5위는 NH스마트뱅킹(565만명), 6위는 신한 쏠(463만명) 등으로 조사되었다. 전년대비 증가율은 토스가 84%, 카카오뱅크가 61%였다. (주: 글로벌경제신문, 2019년10월29일자 기사 인용)

디지털 광고 전문기업 인크로스는 2019년 8월에 최근 1년간 금융플랫폼 이용현황을 발표했다. 2019년 7월 기준으로 순방문자 수 1위는 삼성페이(1,081만명), 2위는 PASS(1,059만명), 3위는 토스(769만명), 4위는 카카오뱅크(724만명), 5위는 KB국민은행 스타뱅킹(719만명), 6위는 NH스마트뱅킹(598만명), 7위는 신한쏠(596만명) 등으로 조사되었다. 토스는 평균 실행횟수에서 1위, 평균체류시간에서 2위를 차지했다.(주: 2019년8월 인크로스 미디어 데이터 클리핑 <금융>편)

삼성페이는 주로 지급결제에 특화된 앱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토스는 우리나라 모바일뱅킹에서 선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토스는 인터넷 은행 진출에 이어서, 4월1일 하나카드와 손잡고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형태로 토스 신용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토스는 이체서비스로 확보한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토스해? 그럼 토스로 보낼게.” 친구들과 점심을 먹은 후 한 번씩 듣는 말이다. “토스한다”는 말이 이젠 “돈 보낼게”와 같은 말이 되어 버렸다.

SK증권은 2017년 11월에 SK플래닛과 제휴하여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럽웰스를 출시하였다. 시럽웰스는 SK플래닛의 시럽월렛에 탑재된다. 시럽월렛은 2015년 4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시럽페이를 기반으로 하는 전자지갑 서비스이다. 시럽페이는 11번가 이용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결제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2017년에 시럽페이는 11페이로 개편되었고, 2019년에 SK텔레콤의 T Pay와 통합되어 SK pay가 되었다. 시럽웰스는 2019년 11월 기준으로 회원 24만명 정도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K증권은 2019년 11월에 시럽웰스 CMA 특판상품 이벤트를 실시했다. 선착순 1만명에게 300만원 한도로 세전 7% 수익율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토스는 단순함이 주는 편리함, 수수료 무료가 주는 혜택 등을 무기로 사용자 네트웍을 확대하고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시럽웰스는 SK그룹의 B2C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의 크로스셀링을 시도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토스는 수요자를 먼저 확보하고 수요자의 니즈 기반으로 서비스를 발굴하는 접근이다. 시럽웰스는 공급자 네트웍을 기반으로 보유하고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기존 고객 네트웍에 제시하는 접근이다. 토스는 수요자 네트웍 기반 접근, 시럽웰스는 공급자 네트웍 기반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토스와 시럽웰스의 플랫폼 비즈니스 전략을 비교해본다.

 

플랫폼이 성장하기도 하고 정체되기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버드대학의 Feng Zhu와 Macro Iansiti는 2019년 1월-2월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중국의 자동차 공유 플랫폼인 Didi의 사례를 예로 들면서, 플랫폼 비즈니스에 관한 아티클을 발표했다. 저자들은 플랫폼 비즈니스가 성장하기도 하고 때로는 정체되는 몇 가지 패턴을 소개했다. (주: Zhu, Feng and Marco Iansiti, “Why some platform thrive and others don’t”, Harvard Business Review Jan-Feb 2019 Issue.)

 

[표 1] 플랫폼 비즈니스 성장 패턴

구분

설명

네트워크 효과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플랫폼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으로, 직접 네트워크 효과와 간접 네트워크 효과가 있음

네트워크 클러스터링

네트워크 구조가 플랫폼 비즈니스의 규모를 유지하는데 미치는 영향으로, 로컬 클러스터와 글로벌 클러스터의 형태가 있음

멀티호밍

사용자가 다양한 플랫폼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으로, 사용자는 최적의 조건인 상품/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음

사용자  탈 플랫폼

사용자들이 플랫폼을 이탈하여 직접 거래하는 현상으로, 사용자들이 플랫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때 나타남

네트워크 브릿징

여러 개의 플랫폼이 제휴를 통해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으로, 비즈니스의 다각화가 가능함

 

Ø 네트워크 효과 (Network Effect)

네트워크 효과는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플랫폼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으로, 직접 네트워크 효과와 교차 네트워크 효과가 있다. 직접(Same-side) 네트워크 효과는 사용자의 수가 증가할 경우 네트워크 내부 사용자의 상호작용을 발생시켜 플랫폼의 가치를 증대 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교차(Cross-side) 네트워크 효과는 특정 사용자 집단이 증가할수록 상대 집단의 크기가 늘어나 플랫폼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그림 1] 네트워크 효과

 

Ø 네트워크 클러스터링(Network Clustering)

네트워크 클러스터링은 네트워크 구조가 플랫폼 비즈니스의 규모를 유지하는데 미치는 영향으로, 로컬 클러스터와 글로벌 클러스터의 형태가 있다. 로컬 클러스터는 특정 지역 내에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비즈니스가 운영되는 형태이다. 글로벌 클러스터는 물리적인 제한이 없어 네트워크가 무한으로 연결이 가능한 형태를 말한다.

 

[그림 2] 네트워크 클러스터링

 

Ø 모노호밍(Monohoming) vs. 멀티호밍(Multihoming)

모노호밍은 사용자가 하나의 플랫폼에 정착하는 것으로 다른 플랫폼은 이용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모노호밍 전략은 시장 선두자가 플랫폼 독점을 획득하는 전략으로, 멀티호밍 비용*을 높이는 것을 통해 이루어진다. 멀티호밍은 사용자가 상황 별로 필요한 특정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다양한 플랫폼을 동시에 이용하는 것이다.

*멀티호밍 비용: 사용자가 다른 플랫폼을 사용하여 소비되는 노력, 시간, 돈 등

 

[그림 3] 모노호밍과 멀티호밍

 

Ø 사용자 탈 플랫폼(Disintermediation)

사용자 탈 플랫폼은 사용자들이 플랫폼을 우회하여 서로 직접 거래를 하는 현상으로, 사용자들이 플랫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때 나타난다. 플랫폼이 사용자가 체감하는 혜택을 주지 못하면 사용자들은 플랫폼을 통해서 거래를 하지 않는다.

 

[그림 4] 사용자 탈 플랫폼

 

Ø 네트워크 브릿징(Network Bridging)

네트워크 브릿징은 여러 개의 플랫폼이 제휴를 통해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으로, 비즈니스의 다각화가 가능하다. 한 분야에서 사용자를 모으는데 그치지 않고, 여러 기관 및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맺는 방식으로 네트워크를 넓히고, 이를 기반으로 수직적으로 성공한 플랫폼이 다른 비즈니스로 다각화하고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 협업을 통해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서로의 시장 지위를 강화하고, 서로 네트워크 규모를 유지하도록 지원한다.

 

[그림 5] 네트워크 브릿징

 

토스의 플랫폼 비즈니스 패턴

 

[그림 6] 토스의 금융서비스 플랫폼 비즈니스

 

 네트워크 효과: 제휴사 확보 후 사용자 간의 직접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규모를 확장하였다. ‘친구 추천’, ‘친구에게 송금하기’ 등의 기능을 통해 사용자에게 혜택을 제공함과 동시에 사용자 유입을 유도하였다. 수요자 측면의 네트워크를 유의미한 수준으로 확보하였다.

‚ 네트워크 클러스터링: 간편한 송금을 원하는 수요자 층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네트워크 내에서 별도의 독자적인 클러스터가 형성되고 있지는 않다. 앞으로 토스가 금융 플랫폼을 지향함에 따라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클러스터가 형성될 가능성은 있다.

ƒ 멀티호밍: 결제는 삼성페이와 카카오페이, 기존 신용카드회사 플랫폼이 공존하고 있다. 송금은 카카오뱅크와 기존 은행 플랫폼이 있다. 토스는 멀티호밍 상태에서 사용자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간편하고 편리한 서비스와 수수료 제로 전략으로 접근했다. 통합 금융플랫폼으로 다른 사업자와 구분되는 독특한 서비스 모델로 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사용자 탈 플랫폼: 토스의 서비스는 고객의 계좌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사용자는 이체를 한 내용을 계좌에 기록하고 싶어한다. 토스는 계좌를 직접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사용자 니즈를 해결할 수 없다. 이런 경우 사용자는 토스로는 계좌 조회만 하고 실제 이체는 계좌를 개설하고 있는 금융회사의 앱을 통해서 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 등으로 인해 지급지시결제서비스 사업이 통용되면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송금 서비스를 그대로 이용하는 경향이다..

… 네트워크 브릿징: 모든 금융서비스를 지원하는 단일의 금융회사는 없다. 이는 법 제도 측면에서도 불가능하다. 토스는 하나카드와 제휴하여 토스 브랜드의 신용카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신용정보회사와 제휴하여 사용자의 신용등급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토스의 비즈니스 성장은 네트워크 브릿징을 통해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시럽웰스의 플랫폼 비즈니스 패턴

 

[그림 7] 시럽웰스의 플랫폼 비즈니스



네트워크 효과: 공급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이미 확보되어 있는 사용자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오퍼링하는 방식으로 접근하였다. 공급자 간 제휴를 통해서 사용자들에게 다른 공급자의 서비스를 권유하는 방식으로 네트워크 효과를 이용하였다.

‚ 네트워크 클러스터링: 시럽페이의 시럽월렛을 기반으로 한다. 시럽웰스는 시럽웰렛 사용자 네트워크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이다. 시럽월렛 네트워크는 11번가의 상거래 이용자가 기반이다. 체크카드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사용자와 로보어드바이저 등의 자산관리 서비스 이용자, CMA 서비스 이용자 등의 클러스터가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

ƒ 멀티호밍: 전자 상거래 플랫폼은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이 주도하고 있다. 시럽페이도 의미있는 수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사용자는 필요에 따라서 상거래 플랫폼을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시럽웰스의 CMA, 로보어드바이저, 체크카드 등의 서비스는 대체 가능한 플랫폼이 이미 존재하고 있다.

„ 사용자 탈 플랫폼: 금융거래는 계좌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사용자가 이탈하기 위해서는 계좌를 다른 금융회사로 옮겨야 한다. 불가능 한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불편하다. 전환비용이 존재한다. 하지만 금융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오픈뱅킹이 활성화되면,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의 자물쇠 효과가 크게 감쇄하게 된다. 고객은 자신이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또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금융플랫폼을 돌아다니면서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것이다.

… 네트워크 브릿징: 시럽페이의 이용자 네트워크에 시럽웰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만으로 네트워크 브릿징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상거래 결제 이용자에게 금융서비스를 연계할 수 있는 서비스흐름이 만들어져야 한다. 반대로 자산관리 서비스 이용자가 활용할 수 있는 상거래 서비스와 연계가 이루어져야 네트워크 브릿징이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토스와 시럽웰스의 플랫폼 비교

비바리퍼블리카는 2015년 2월에 토스 간편송금 서비스를 출시했다. SK플래닛은 2015년 4월에 간편결제 서비스 시럽페이를 출시하였고, 11 pay를 거쳐서 지금은 SK pay가 되었다. 토스는 금융 앱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이 되었다. SK pay는 11번가를 이용할 때 주로 사용하는 앱으로 자리잡았다. 시럽웰스는 SK pay의 시럽월렛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다.

토스는 사용자 네트워크 관점에서는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다. 다음 단계는 사용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이다. ‘편리하고 무료’ 라는 접근으로 획득한 고객 신뢰를 어떻게 유지하면서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이다. 핵심은 고객의 최일선에 토스가 위치하고, 그 뒤에 은행, 보험 등 금융서비스 공급자들이 줄을 서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직접 금융서비스업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지금까지, 수요자 네트워크 형성에 성공했다면, 앞으로는 지속가능하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공급자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시럽웰스는 이미 성공한 공급자 네트워크에서 출발하였다. SK그룹에 속한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고객 네트워크에 새로운 서비스를 제시하고 이들을 고객화 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 왔다. 결과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기존 보유 고객은 마케팅 집단으로서 활용한 것이고, 플랫폼 비즈니스를 창출하지는 못했다. 시럽월렛에서 시럽웰스를 찾아서 이용하는 과정은 복잡하다. 공급자 관점에서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고객의 니즈를 기반으로, 고객 경험을 높일 수 있는 방식으로 서비스가 개발되어야 한다. 또한 공급자들의 협업을 혁신하여 고객 여정을 최적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공급자 협업을 통해 충성도가 큰 수요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표 2] 토스와 시럽웰스 플랫폼 비즈니스 비교

구분

토스

시럽웰스

네트워크 효과

수요자 네트워크 접근 (demand side network)

공급자 네트워크 접근 (supply side network)

네트워크 클러스터링

글로벌 클러스터

로컬 클러스터

멀티호밍

멀티호밍에서 모노호밍으로

멀티호밍 유지

사용자 탈 플랫폼

가능성이 낮은 편이지만  일부 수요는 있음

전환비용이 존재하지만  점차 낮아질 전망

네트워크 브릿징

타 금융회사와 제휴 확대

11번가와 서비스 협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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