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만족, 고객관계관리, 고객경험 그리고 고객상호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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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만족, 고객관계관리, 고객경험 그리고 고객상호작용
  • 김인현 대표
  • 승인 2020.02.12 13:21
  • 조회수 5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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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은 누구인가?

기업의 수익은 고객으로부터 나온다. 기업의 경영 활동은 고객을 확보하고 고객을 유지하는 것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고객은 누구인가? 상품 또는 서비스를 구매하는 사람인가? 사용하는 사람인가? 대가를 지불하는 사람인가? 계좌는 개설했지만, 금융상품을 거래하고 있지 않은 사람도 고객이라 할 수 있는가? 학생이 이용하는 엄카(엄카: 엄마 카드의 줄임말)의 고객은 학생인가? 학생의 어머니인가? 고객이 누구인가를 정의하는 것은 의외로 쉽지 않다. 

초기의 고객 개념은 상인으로부터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사람이었다. 비즈니스 모델이 진화하면서 고객 개념은 확장되어 왔다. 자본주의 경제를 떠받치는 역할을 하는 보험회사의 고객 개념이 가장 포괄적이다. 하나의 보험 상품에는 보험료를 내는 사람, 보험의 담보가 되는 사람 또는 물건, 보험금을 타는 사람 등이 각각 다를 수 있다. 이들을 한마디로 당사자 또는 관련자로 표현한다. 기업이 수익을 창출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모든 외부 경제 실체로 정의할 수 있다.

디지털 경제에서는 새로운 고객 개념을 필요로 한다. 네트워크 효과를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판매자, 구매자, 소비자 등의 개념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플랫폼 비즈니스 기업의 주 활동은 판매가 아니라 매칭이다. 에어비엔비는 자산 보유자와 자산 이용자를 연결해줌으로써 수익을 창출한다. 플랫폼 비즈니스 기업의 고객은 네트워크 참여자인 것이다.

고객으로부터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 것인가는 기업들의 중요한 관심사였다. 고객만족경영, 고객관계관리, 고객경험관리 등이 시대에 따라서 등장하여 왔다. 바뀌지 않은 것은 기업의 존속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고객이라는 점이다. 고객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그리고 기업은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가는 각각 다르다. 고객 경영 패러다임을 이해하고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특성에 맞도록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만족경영, Customer Satisfaction Management

고객만족경영에서의 고객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고 사용하는 개인 또는 법인을 의미한다. 고객은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 구매하고, 자신이 직접 사용한다. 기업은 고객의 필요를 해결하기 위하여 상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만족경영은 모든 경영 활동을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객을 만족시키면 기업 성과가 따라서 확보된다는 생각이다. 1980년대 후반에 미국, 유럽 등에서 시작된 경영이론이다. 기업의 이익을 중시하는 경영에 치우치다 보면 고객의 이익을 해치게 된다. 예를 들어서, 증권회사가 고객의 주식 매매 빈도를 높이면 증권회사의 수익은 증가하지만, 고객 자산 가치는 장기적으로 하락하게 된다. 그 결과로 단기적 이익은 증가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고객이 떠나는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증권사가 고객 자산관리자를 평가할 때 발생 수수료 규모보다 고객 자산 수익률을 지표로 삼기도 한다.

고객만족경영의 목표는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것이다. 충성도가 높은 고객은 재구매율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주위에 더 많은 추천을 하게 된다는 연구 결과에 근거하고 있다. 

고객만족경영의 문제점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어느 수준까지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 최적인가를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고객 만족 수준이 올라가면 비례해서 고객 충성도도 올라간다. 하지만 일정 수준을 지나게 되면 고객 만족이 증가한다고 해도 고객 충성도는 증가하지 않는다. 도리어 고객만족을 위한 비용 지출이 급격히 증가하여 한계이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도 있다. 

둘째, 고객만족경영은 경쟁자와 차별화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 되지 못한다. 차별화는 경쟁자보다 더 잘 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자와 다른 상품과 서비스를 팔거나 또는 다르게 일하는 것을 뜻한다. 고객만족경영으로 경쟁하게 되면 같은 일을 보다 더 잘하기 위한 경쟁을 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한계 수익이 감소하게 된다.

 

고객관계관리,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관계관리에서 고객은 기업과 거래를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개인 또는 법인을 의미한다. 기업은 고객의 과거 거래 데이터를 분석하여 고객에게 맞춤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오퍼링한다. 고객은 같은 기업과 거래를 계속함으로써 보다 편리하게 경제 생활을 할 수 있다.

고객관계관리는 신규고객을 확보하고 판매를 성사시키기 위한 노력이 기존 고객에게 판매하기 위한 노력과 비교하여 8배가 든다는 연구결과에 근거하고 있다. 기업들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하여 신규고객 유치에 과다한 투자를 하는 경우가 있다. 고객 유치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고객과 1년 이상 거래 관계를 유지해야 하지만, 손익분기점을 만나기 전에 고객이 이탈하기도 한다. 

반면에 기존 고객은 가격변동에 대한 민감도도 떨어지며, 판매 후 지원 노력도 거의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기업은 기존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해서 이탈을 방지하는데 노력해야 한다는 이론이다.

고객관계관리에서 핵심 지표는 고객평생가치의 점유율이다. 기존 고객과 관계가 강화되면 재구매, 교차구매, 증강구매 등이 이루어지게 되고, 고객 지갑 점유율이 상승하게 된다. 고객관계관리는 고객서비스프로세스 자동화, 고객데이터 분석 등이 필요하게 되고, 기업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CRM 소프트웨어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고객관계관리의 문제점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시장이 포화된 상태에서는 기존 고객에게 아무리 노력해도 기업의 수익 증대로 이루어지기 쉽지 않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는 점이다. 기존 시장이 포화된 상태에서는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여 새로운 고객을 찾는 것이 보다 현명한 전략일 것이다. 둘째, 신규 시장에서는 의미있는 수준의 고객 규모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놓치고 있다. 네트워크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고객 규모가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을 압도할 수 있는 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고객 유입에 더 투자할 필요가 있다.

 

고객경험관리, 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

고객경험관리에서 고객은 기업이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하여 원하는 효용(utility)을 얻는 사람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고객경험은 법인보다는 개인을 대상으로 한다. 고객이 원하는 효용은 제공하는 상품 또는 서비스마다 그리고 고객마다 다르다. 효용에는 편리함, 재미있음, 보람을 느낌, 뿌듯함 등이 포함된다. 

고객경험은 디지털 시대에 주목받는 경쟁요소이다. 뛰어난 고객경험을 제공하면 같은 서비스라고 하더라도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거나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유지하는데 강력한 수단으로 작용한다. 고객경험을 결정하는 효용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기업은 고객 페르소나를 가정하고 페르소나 별로 적합한 고객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카카오뱅크는 10대와 20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 체크카드 디자인에 노력했고, 대상 고객군은 카카오뱅크의 체크카드를 갖기 위해 상품 가입 신청을 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좋은 고객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또 하나의 요소는 일관성이다. 고객을 응대하는 접점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이거나 같은 질문을 중복해서 한다면 고객 경험은 떨어진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여정지도를 그리고, 고객 접촉 사일로를 제거한다.

고객경험관리의 핵심지표는 페인포인트(pain point)게인포인트(gain point)이다. 페인포인트는 제거 또는 최소화하고 게인포인트는 추가 또는 최대화한다. 우리 만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행동경제학의 넛지를 도입할 필요도 있다. 예를 들어서, 소셜게임은 친구들과 순위를 제공함으로서 게임 재방문율을 높이는 효과를 보인다.

고객경험은 분명 뛰어난 차별화 수단이다. 문제는 고객 경험을 차별화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뛰어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명확하게 하고 업무활동 시스템을 견고하게 구축해야 한다. 기존에 오랫동안 운영해온 비즈니스가 있다면 고객경험을 접목하기가 쉽지 않다. 또 하나의 문제는 고객 경험에서 주로 사용하는 고객여정지도의 태생적 한계이다. 고객여정지도는 기업이 제공하는 채널들을 고객이 단절없이 이용하도록 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사용한다. 실제 고객 여정은 여러 공급자를 비교하는 경로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옴니채널이 아니라 옴니벤더를 반영한 고객 여정지도를 그리고 여기에서 고객 최적 경로를 설계해야 하지만, 이는 개별 기업의 이익과 상충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고객상호작용관리, Customer Interaction Management

고객상호작용관리에서 고객은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개인 또는 법인이다. 기업은 자신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주체가 누구인지 모를 수도 있다. 서비스 이용자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이 이용하는 서비스가 누구에게서 제공되는지 알지 못하고 서비스를 이용한다. 

고객상호작용관리는 디지털 시대의 소비 행태에 적합한 방식이다. 상호작용은 고객과 기업이 만나는 순간을 의미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상호작용은 기회이다. 상호작용 시점에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고객은 다른 방식의 서비스를 찾아가게 될 것이다. 기업은 상호작용 시점에 고객에게 새로운 오퍼링을 할 수가 있다. 상호작용 순간을 놓치게 되면 고객에게 오퍼링할 기회를 잃게 된다.

고객상호작용관리의 핵심지표는 상호작용 수와 상호작용 빈도이다. 상호작용은 두 가지가 있다. 기업과 고객 간의 상호작용과 고객과 고객간의 상호작용이다. 기업과 고객간 상호작용 수는 기업의 직접 마케팅 기회를 의미한다. 고객과 고객간 상호작용 수는 바이럴 마케팅 기회를 의미한다. 고객수가 아무리 많아도 상호작용 수가 많지 않다면 기업의 수익창출력은 떨어진다. 전통적 기업은 고객과 고객간 상호작용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이를 통해서 시장 영향력을 증폭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상호작용관리는 데이터와 협업을 기반으로 한다. 상호작용 시점에 사용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데 이는 데이터 축적과 분석을 통해서 달성할 수 있다. 상호작용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기업 자신의 고객에게만 서비스하는 비즈니스 행태를 버려야 한다. 대규모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과 협업을 통해서 융합된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신뢰 Trust

디지털 경제의 거래는 비대면으로 이루어진다. 거래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거래 상대방과 신뢰가 필수이다. 신뢰가 없으면, 아무리 좋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더라도 거래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고객 신뢰는 높고 낮음으로 비교할 대상이 아니다. 고객이 원하는 정도의 신뢰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기준이다. 신뢰 기준을 달성한 기업이 비로소 고객경험 또는 고객상호작용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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