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탈바꿈을 위한 금융회사의 조직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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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탈바꿈을 위한 금융회사의 조직 방향
  • 김대성 이사
  • 승인 2019.10.23 08:50
  • 조회수 3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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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경제와 금융회사의 준비 과제

금융회사의 디지털 탈바꿈은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거나 또는 기존 프로세스의 디지털화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금융회사들의 디지털 탈바꿈 방향은 고객의 가치를 최대화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주지 못했던 새로운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함으로써 비즈니스 성과를 향상시키는 공식을 도입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DNA가 필요하다. 전통적인 금융회사의 일하는 방식은 탑다운 관리체계를 따르고 있다. 조직은 기능적으로 분화되어서 독립적으로 움직인다. 조직의 구성원은 회사의 제도와 정책의 테두리 안에서 고객을 상대한다. 디지털 환경에서는 고객의 신뢰를 기반으로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하는데, 기존의 접근 방식은 맞지 않다.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금융회사의 프로세스는 보다 민첩해야 하고, 내부 부서간 협업이 원활해야 하며, 외부와 연결을 통한 서비스 혁신이 유연해야 한다. 또한 상품과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개선되어야 하며 고객의 피드백은 빠르게 반영되어야 한다. 고객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고객이 감동하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금융회사가 디지털 탈바꿈을 하기 위해서는 다음 사항들을 준비해야 한다.

▶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비즈니스를 탈바꿈하기 위한 디지털 전략
▶ 비즈니스 탈바꿈을 드라이브할 수 있도록 조직 구성원에게 설명할 수 있는 리더십
▶ 협업하고 새로운 접근 및 도전을 주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조직문화
▶ 디지털 비즈니스 추진을 위한 거버넌스와 역량 등 하부구조 확보

 

스포티파이의 애자일 조직, 금융권으로 확산

세계 최대의 음악 콘텐츠 서비스 회사는 스포티파이다. 애플은 거의 모든 사업 분야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 분야에서는 스포티파이를 이기지 못하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스웨덴 기업으로 2008년에 창업하였다. 스포티파이의 성공은 애자일 조직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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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스포티파이의 스쿼드 조직 (출처: Kniberg, Henrik and Andres Ivarsson (2012)의 ‘Scaling Agile@Spotify’‘)

▶ 스쿼드, Squad
5~8명 이내로 구성된다. 스쿼드는 정의된 목표를 갖고 있다. 각 스쿼드의 Product Owner는 과업의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필요한 기술과 권한을 모두 가지고 있어서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해낼 수 있어야 한다. 스쿼드는 Lean, MVP, 스크럼 등 애자일 프로세스로 운영된다. 스쿼드는 미니 스타트업이라 할 수 있다.

▶ 트라이브, Tribe
100명 이내로 구성된다. 하나의 트라이브는 여러 개의 스쿼드로 구성된다. 트라이브 내의 스쿼드들은 정기적으로 회합을 통해 협력한다. 트라이브는 같은 비즈니스 영역을 지원한다. 트라이브는 미니 스타트업을 인큐베이팅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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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챕터, Chapter
동일한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같은 챕터에 속한 사람들끼리 공동의 문제를 풀거나 업무 역량 향상을 위한 교육과 훈련을 받는다. 챕터 리더는 동일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의 능력과 성과를 평가하고 연봉 수준을 결정한다.

▶ 길드, Guild
조직 내에서 같은 종류의 지식을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그룹이다. 도구와 방법론, 코딩, 실무 등을 함께 연구한다. 길드마다 코디네이터가 지식 개발과 공유 활동을 리딩한다. 길드를 통해서 조직 구성원들은 회사 구성원으로서 소속감을 가질 수 있다. 길드는 각 스쿼드가 지나치게 자율적으로 활동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줄여준다.


스포티파이의 애자일 조직은 금융회사도 도입하고 있다. 합병되기 전 ING생명은 기존의 마케팅 본부와 운영본부를 해체하고, 고객인입트라이브, 고객유지트라이브, HNW트라이브 등을 신설했다. 국민카드도 애자일 조직을 도입하여 혁신적인 상품 개발을 통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은행권에서도 디지털 전략 강화,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애자일 조직 도입을 시도하였다. 유연한 조직 문화를 만들고 부서 간의 경계를 허물고 필요에 맞게 소규모 팀을 형성하는 유기적인 애자일 조직 도입에서 디지털 예산과 인력을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별도조직으로 분리를 시도하고 있다.

 

BBVA,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조직 중심으로 추진

스포티파이의 스쿼드 조직은 일반 금융회사가 도입하기는 지나치게 혁신적인 시도일 수 있다. 스쿼드 조직은 소프트웨어 회사가 자신의 소프트웨어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추가하고 발전시키는데 적합한 형태로서 금융회사의 비즈니스 모델 및 관습과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회사의 현재 모습을 디지털 목표 모습으로 바꾸어 가기 위해서는 탈바꿈을 주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스페인의 BBVA 은행은 디지털 탈바꿈의 목표를 명확하게 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탈바꿈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디지털 금융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고객에게 전달해야 하는 가치와 전제 조건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BBVA는 디지털 금융에 맞는 새로운 가치 제안을 설정하였다. 핵심은 고객 신뢰와 고객 경험이다.
 

▶ 디지털 경제는 연결의 시대이다. 비즈니스 성과는 고객 관계의 결과이다. 고객 관계는 고객 상호작용의 합이고, 고객 상호작용은 비즈니스 기회이다.
 

▶ 고객 상호작용은 고객의 신뢰 확보에서 출발한다. 고객 신뢰는 명확하고, 단순하며, 투명하고, 공정한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얻을 수 있다.
 

▶ 디지털 금융은 셀프 서비스 금융이다. 고객에게 사용하기 쉽고 편리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고객이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디지털 채널과 사람의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 디지털 금융의 주인은 고객이다. 금융회사의 역할은 고객이 자신을 위해 최선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자문을 수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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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BBVA 은행이 갈망하는 것: 고객 경험과 신뢰 기반으로 가치 포지션 재정의
(출처: BBVA, https://shareholdersandinvestors.bbva.com/bbva-group/strategy-bbvas-transformation/, 2019)

 

고객은 디지털 채널에 상관없이 접하는 순간마다 디지털 상호작용을 기대하게 되는데 이때 디지털 탈바꿈을 하고자 하는 기업의 조직 구성원은 정기적인 의사소통 참여와 같은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디지털 기술을 통한 비즈니스 혁신을 장려하고 디지털 환경에서 이해 관계자 간에 협업을 할 수 있는 조직 문화와 리더십을 갖추어야 한다. BBVA는 조직 내에, 트랜스포메이션 본부를 두고 Engineering&Organization, Talent&Culture, Data 등의 부서를 통해 문화를 바꾸고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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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BBVA 은행의 조직도
(출처: BBVA, https://shareholdersandinvestors.bbva.com/bbva-group/organization-chart/, 2019)


금융회사에 필요한 디지털 DNA

디지털 생태계에서는 핀테크,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디바이스 매체, 정보제공 및 접근 환경에 대해 규제 허용을 감지하면서 대응해야 한다. 디지털 탈바꿈을 위한 IT와 비즈니스 방향, 전략에 대한 의사결정 방식도 고민해야 한다.


기존의 독립적 업무 분리, 상하구조 하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민첩하게 대응하기 어렵다. 조직의 수평구조 체계가 상호 교차되는 형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디지털 방향에 맞게 디지털 역량을 보유한 그룹 구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그룹과 교차하며 비즈니스 목표에 대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구조로 변화가 필요하다.

디지털 환경에서 체질 변화를 위해 디지털 조직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금융회사의 디지털 전략방향, 비즈니스 운영 형태, 조직에 대한 변화관리 등을 고려하여 최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디지털 금융 환경과 인적 자원의 경험과 역량, 조직특성, 금융회사의 내외부 환경에 대한 종합적 판단을 통해 준비과정을 거쳐야 한다.

디지털 환경에서 디지털 탈바꿈을 하고자 하는 금융회사는 다음과 같은 디지털 DNA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디지털 DNA는 디지털 환경에서 조직이 갖추어야 할 핵심역량으로 디지털 전략에 따라 고객가치를 위해 움직이는 동력이다.

민첩: 기술변화에 대해 단순히 적응만 하는 것이 아니라 민첩하게 끊임없이 파괴하고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 나가는 조직 DNA

 

협업: 독립적으로 정해진 역할만 수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팀별로 적합한 역할을 구성하고 요구되는 기술 협업이 필요할 때 상호보완적으로 일하는 방식으로 변하는 조직 DNA
 

도전: 핀테크 기업과 협업을 하고, 오픈 API 공개와 같이 규제 허용을 점차적으로 확대하는 것과 같이 위험에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조직 DNA
 

변화: 상하 수직 조직 구조하의 의사결정이 아닌 수평적 조직을 조합하여 조직의 변화를 시도하고 기존 IT와 비즈니스가 일하는 방식의 틀을 깨는 조직 DNA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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