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의 변화 방향: 고객 경험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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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의 변화 방향: 고객 경험 혁신
  • 이준한 이사
  • 승인 2019.10.07 07:54
  • 조회수 5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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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의 위상

저축은행은 서민과 소기업의 금융 편의를 도모하여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중산층 및 서민의 저축을 증대하기 위해 1972년 8월 제정된 상호저축은행법에 의하여 설립되었으며, 예금과 대출을 주 업무로 하고 있다.

예금, 대출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1금융권과 비슷하지만 일반 은행보다 높은 이자율, 낮은 대출요건을 갖춘 제2금융기관이다. 본래 우리나라 저축은행의 명칭은 상호신용금고로 서민들의 금융편의를 돕고 제3금융권인 사채를 없애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2019년 3월 저축은행 금융통계 기준으로 79개 저축은행이 운영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여신 총 잔액은 60조원, 수신은 59조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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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저축은행의 수신 및 여신 실적 추이 (단위: 십억원) / 자료원: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저축은행의 부침과 전망

2000년대는 빠르게 성장했던 저축은행들은 2010년을 정점으로 위기를 맞았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주주들의 부정, 방만 경영 등의 원인으로 영업정지 사태 등 존폐의 갈림길에 내몰렸었다. 업계는 강력한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부실 원인으로 지목됐던 1인 오너기업 방식을 탈피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해 성과 위주의 경영과 리스크 관리 중심의 경영방식을 적용했다. 저축은행들은 경영체질을 개선하고 체계적인 위상정립, 건전성 확보 및 수익모델 창출을 통하여 서민금융기관으로서 자리잡는데 성공하고 있다.

부실의 원인이었던 PF 대출을 최소화하고 여신상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데 역점을 뒀다. 고금리 개인 신용 대출 중심에서 기업금융, 할부금융 등으로 사업 분야를 확대한 것이 이런 노력 중 하나다. 현재 대형 저축은행들의 여신 상품 포트폴리오는 기업대출 비중이 40% 이상을 유지하며 균형감 있는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개인 여신 부문은 과거 저신용자에 대한 고금리 대출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중금리 신용대출’ 시장에 2015년 12월부터 진출해 가장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척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균형 잡힌 수익원을 토대로 중금리 대출을 확대함으로써 대표 서민금융기관의 역할을 강화하는 게 업계의 목표다.

또한 정부 정책에 따라 업계는 중금리 신용대출, 시중은행과의 연계를 통한 대출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비대면 실명확인제도의 시행에 따라 비대면 여수신 영업과 P2P대출 등 다양한 방면으로 영업 방안을 모색 중에 있다. 

저축은행업계 구조조정 이후 우량저축은행에 대한 대출한도 완화규정 폐지 및 저축은행간 인수 제한은 여전히 유지될 전망이다. 향후에도 저축은행의 규모와 자본의 적정성 등에 따라 규제가 차등 적용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라 업계는 대내외 신인도 제고와 함께 영업력을 강화하고 수익 창출을 할 수 있는 상품개발에 더욱 집중할 것이다.

 

디지털 금융에 대한 저축은행의 대응

현재 저축은행을 둘러싼 경영 환경은 녹록치 않다. 금융시장이 변화함에 따라 과거의 수익모델은 한계에 다다랐다. 핀테크, 인터넷 전문은행 등의 등장과 각 업체간의 사업 경계도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저축은행만의 특성화된 비즈니스 정체성이 모호해지고 있다.

과거 영업점 중심의 여수신 영업에서 벗어나 수익구조를 다각화하고 저축은행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의 지속적 발굴 노력과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가 당장의 수익창출에는 큰 기여를 하지 않더라도 업권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사항이다.

이에 대부분의 금융기관과 유사한 전략으로 저축은행업계도 디지털, 비대면화를 무기로 장착하려 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비대면 계좌개설이 가능하고 이체, 예적금 가입 및 대출신청과 송금까지 모든 금융 서비스를 간편인증 하나로 24*365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인터넷 전문은행 수준 이상의 서비스를 목표로 여러가지 고민과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특성화된 테마 담보 대출, 소액 단기 대출 고객 등에 대한 타겟 마케팅 등 고객에게 보다 다양한 금융상품군을 제공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디지털 탈바꿈을 미래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저축은행은 정해진 구역 외에서 영업할 수 없다는 규제에 막혀 있다. 하지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 디지털을 이용하면 저축은행도 `전국구` 선수로 활동할 수 있다.

저축은행의 디지털 탈바꿈으로 고객 기반도 다양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주요 고객은 중장년층이었다. 지역에 기반해 지점 창구 위주로 영업해왔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에 대한 `올드`한 이미지도 20,30 등 젊은 고객층을 고객으로 끌어오기 어려웠다. 하지만 모바일 앱에서는 그동안 만나지 못한 젊은 고객층을 대거 잡을 수 있다. 실제 저축은행 업계는 디지털 변화에 힘입어 몸집을 키우고 있다.

  

위기 극복과 기회 확보 수단으로서 고객 경험

디지털 금융에서 경쟁은 누가 고객의 디지털 경험을 보다 더 충족시키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기회와 위협이 공존한다. 기회 요인은 기민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이고, 위협요인은 디지털 기술 투자 규모가 제한된다는 점이다.

저축은행이 취급하는 금융 서비스는 수신과 여신으로 일반 은행과 비교하면 규모가 크지 않다. 따라서 이를 처리하는 정보시스템의 규모도 작고, 복잡성도 낮다. 이는 저축은행이 보다 기민하게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뜻한다.

저축은행이 디지털 기술에 투자할 수 있는 예산 규모는 일반 시중은행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다. 디지털 탈바꿈은 인공지능, 데이터 플랫폼, 오픈뱅킹 등 다양한 기술을 확보해야 가능하다. 절대 예산 규모가 작다면 당연히 기술 확보에서도 뒤처질 가능성이 크다.

저축은행이 처한 경영환경에서 가능한 최적의 선택은 고객의 디지털 경험 향상에 집중하는 것이다. 고객 상호작용의 여정에 대해서 일관된 반응과 고객 상황에 최적화된 대응을 통해 고객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아날로그 조직에 없었던 새로운 조직을 도입해야 한다.

고객 경험을 총괄하는 사람, 그들의 직함은 수석 디지털책임자(Chief Digital Officier, CDO), 고객총괄책임자(Chief Customer Officier, CCO) 등 다양하지만 중심 업무는 동일하다. 고객이 경험하는 상품, 서비스 생명 주기의 모든 단계와 채널과 화면에서 고객이 원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모든 물리적 접점과 디지털 접점에 고루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는 일을 함께 담당하는 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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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고객 경험을 강화시키는 네 가지 일관성 / 참고: 텔레테크 고객솔루션 부사장 숀 캐리더스 자료

 

고객을 장악하고 유지하기 위해 제공해야 하는 고객 경험 수준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는 일회성의 프로젝트로 확보되지 않는다. 고객 경험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피드백 사이클을 도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 정비, 프로세스 수립, 데이터 확보, 실행 기술 구현 등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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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경험 설계를 위한 조직 정비 / 참고: 브라이언 솔리스 “경험은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

고객 경험 향상은 기존 고객에 대한 적응 방안 도입도 중요하다. 분산되어 있었던 고객, 채널에 대한 통합 정보 관리 기반구조를 강화하고, 단발적인 영업 마케팅이 아닌 고객과의 오랜 기간 유지될 수 있는 신뢰관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조직관점에서도 부서간의 R&R의 정비를 통한 통합 관리 조직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며, 새로운 역할과 책임과 업무 방식에 따라 실행과제를 정의하고 수행하여야 한다. 다음과 같은 과제를 검토해야 한다.

고객 유입 채널 다양화 및 채널 정예화
특성화된 고객관계 구축을 위한 양질의 데이터 수집 및 분석 기반 강화
고객 특성에 따른 맞춤형 상품 오퍼 체계 구축
고객 이탈 방지를 위한 시점 별 적절한 고객관리 활동 수행
자동화를 통한 프로세스 효율과 리스크 관리 동시 고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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