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민주주의와 마이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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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민주주의와 마이데이터
  • 박주석 교수
  • 승인 2019.08.23 05:04
  • 조회수 18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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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데이터 경제가 화두가 되면서 ‘데이터 민주주의’라는 개념도 많이 얘기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크게 보면, 정보독재 시대에서 정보통제 시대를 거쳐서 정보개방 시대가 도래하였다. 작게 보면, 행정정보공개 정책부터 데이터 민주주의가 시작되었고 오픈 거번먼트(Open Government) 정책부터 본격화 되었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데이터 민주주의가 시작되었고 개인정보보호 정책에 의해서 데이터 민주주의가 성숙되었다. 따라서 데이터 민주주의는 그동안 데이터 개방과 데이터 보호라는 2가지 정책에 의하여 발전되었다. 이런 관점에서 정리하면 데이터 민주주의는 ‘특정한 개인에 대한 정보가 아니면, 누구나 그 데이터를 사용, 재사용 및 재배포 할 수 있어야 한다’ 는 의미로 정의할 수 있다.


우리나라 데이터 민주주의 수준을 살펴보면, 지난 10년동안에 괄목할 성장을 하였다. 우리나라는 2011년 농협사태 등을 겪으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개인정보보호 제도를 갖고 있다. 공공 데이터 개방도 선진국에 비하면 늦게 시작하였지만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2015년에는 OECD 공공데이터개방지수 1위를 차지하였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향후 4차 산업혁명이 발전하면서 데이터 보호 정책과 데이터 개방 정책이 충돌되는 문제점이 나타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인프라는 데이터 생태계이다. 이런 점에서 개방된 공공데이터와 민간 데이터의 융합이 중요하다. 하지만 공공데이터 개방만으로 가치 있는 데이터 생태계를 완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조직데이터와 개인데이터가 융합됨으로써 훨씬 더 가치 있는 데이터 생태계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개인정보보호법은 융합 데이터 생태계를 만드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물론 하나의 대안으로 개인정보의 비식별화 정책이 추진되고 있으나 섬세한 데이터 생태계를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4차 산업혁명을 위하여 데이터 생태계를 자연스럽게 융합해야 한다. 데이터 생태계를 융합하기 위해서는 산업별 마스터 데이터가 중요한 연결고리가 되며 특히 개인정보는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이다. 예를 들어 개인별로 제조, 금융, 유통, 의료 데이터를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가장 의미있는 데이터 생태계이다. 이런 점에서 마이데이터(My Data) 개념은 융합 데이터 생태계를 구현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개인정보보호와 마이데이터를 상반된 개념으로 오해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는 기업 관점에서 기업소유의 개인데이터에 대한 기업 권한과 책임을 얘기한다. 반면에 마이데이터는 개인 관점에서 기업소유의 개인데이터에 대한 개인 권한과 책임을 얘기한다. 즉, 마이데이터 개념은 기업 중심의 개인데이터 생태계에서 개인 데이터의 주인인 개인에게 자신의 데이터를 통제 및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돌려주는 개념이다. 따라서 개인정보보호 정책은 유지되면서, 마이데이터 정책을 적극 추진할 수 있다.


마이데이터 정책의 핵심은 개인정보의 소유권(ownership)을 당사자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개인정보는 개인이 아니라 기업이나 기관이 갖고 있다. 개인의 금융데이터는 그 개인이 이용하는 금융기관이 대부분 갖고 있으며, 개인의 의료데이터는 진료를 받았던 병원이 대부분 갖고 있고, 개인의 공공데이터는 서비스 받았던 공공기관이 대부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개인정보의 소유권자는 그 데이터를 관리하는 기관이나 기업이 아니라 그 개인이다. 따라서 그 당사자만이 금융데이터, 의료데이터, 통신데이터, 구매데이터, 공공데이터 등을 활용하고 융합할 수 있다. 결국 마이데이터는 개인의 융합 데이터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마이데이터의 개인데이터 자기 이동권은 데이터생태계 융합을 촉진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지능화된 사회를 촉진시킬 것이다.


진정한 데이터 민주주의가 되기 위해서는 조직 관점뿐만 아니라 개인 관점에서 데이터 권한과 책임도 정의해야 한다. 따라서 데이터개방 정책, 개인정보보호 정책, 마이데이터 정책이 균형되게 추진되면 새로운 데이터 생태계를 창출하여 우리나라 4차 산업혁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여 줄 것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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