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천만고객 돌파와 제3인터넷전문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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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천만고객 돌파와 제3인터넷전문은행
  • 투이컨설팅
  • 승인 2019.08.01 08:01
  • 조회수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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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이컨설팅 최인규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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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카카오뱅크 천만위크 시행일 모바일 화면

고객을 희망고문한 카카오뱅크 특판 정기예금

지난 7월22일 오전 11시 전후로 카카오뱅크 모바일앱은 접속이 불가능했다. 1000만 고객 돌파 기념 사은 행사의 일환으로 연 5% 파격적 금리의 특판 정기예금을 선착순 판매하는 이벤트가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접속자가 폭주하여 카카오뱅크 앱은 불통 상태가 되었고, 일반 뱅킹 사용자들까지도 불편함을 겪었다. 간신히 앱을 열 수 있었던 대부분의 사용자들도 판매가 마감되었다는 메시지를 보고 허탈감에 빠졌다. 이날 카카오뱅크 앱은 오전 11시 40분경까지 접속이 원활하지 않아 특판 신청을 위해 예치해 둔 예금을 타 계좌로 이체하기 위해 북새통을 치르기도 했다.


1인당 한도가 1천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천명 정도가 혜택을 볼 수 있는 행사였다. 1천만명 돌파를 기념하는 행사에서 1천명에게 선착순으로 혜택을 주는 기획은 무리였던 것이 분명하다. 이런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점은 카카오뱅크 측도 충분히 예상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수많은 고객을 희망고문한 행사를 카카오 뱅크가 진행한 것은 상당히 의외이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보다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을 중요하게 생각해온 은행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고객의 편리함과 즐거움을 위해 모바일앱에 각별한 정성을 들여왔다. 하지만 이번 행사는 카카오뱅크를 좋아했던 많은 고객에게 나쁜 경험을 주고 말았다.


파격적 금리를 내세운 ‘로또’ 방식 특판보다는 차라리 사은 행사 기간을 정해놓고 기존 대비 약간 높은 금리의 예적금 상품을 보편적으로 제공해주는 방식이 더 무난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출범 2년밖에 되지 않은 카카오뱅크가 빠르고 편리한 모바일 서비스를 주무기로 고객들의 관심과 입소문에 힘입어 고객 수로는 이제 시중은행을 신경 쓰이게 할 정도로 급성장하며 손익분기점을 조기 달성한 것은 세계 인터넷전문은행 역사상 유례가 없는 대단한 성과라는 점은 분명하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당시 표방했던 혁신 아젠다는 어디에?


다만 카카오뱅크의 비약적 성장 이면에 한가지 짚어볼 이슈가 존재한다.


은행인가를 위해 감독당국에 제출한 카카오뱅크 사업계획서에는 “카카오톡을 이용한 간편송금 및 자산관리 서비스, 시중은행 수수료 대비 1/10 수준의 해외송금, 주주 구성사의 제공 콘텐츠를 기반으로 모은 빅데이터에 SNS데이터를 접목한 차별화된 신용평가모델을 통한 중금리 대출시장 혁신, 고객과 가맹점을 직접 연결하는 앱투앱 결제, 주주사인 우정사업본부 우체국 망을 활용한 옴니채널 구축” 등의 다양한 업무계획이 제시되어 있었고 이는 금융당국으로부터 매우 긍정적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제까지 기존은행에서는 볼 수 없었던 뛰어난 UX/UI로 무장한 카카오뱅크 앱은 시중은행을 자극하여 시중은행 모바일 뱅킹 앱을 전반적으로 상향평준화 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직관성이 뛰어난 간편송금과 저렴한 해외송금 기능도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아쉽게도 혁신은 여전히 거기에 머물러있다. 당초 은행인가를 받을 때 내세웠던 상당수 업무는 아직 선보이지 않고 있다. 카뱅 출범 당시 상대적으로 불편하고 불친절했던 시중은행 모바일 서비스도 이제 카카오뱅크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최근 1~2년간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다. 이렇다 보니 단기간의 성공적인 고객확보 역시 가격경쟁력을 이용하여 시중은행 1~2등급 고객의 자산 일부를 단순 이전시킨데 불과하다는 일부의 비판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IT를 기반으로 영업을 시작한 신생 은행을 통칭 “챌린저 뱅크(Challenger Banks)”라고 부르는 이유는 일반 고객은 물론 언뱅크드(Unbanked) 와 언더뱅크드(Underbanked) 고객에 차별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혁신성과 도전정신에 기인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 인터넷전문은행이 현재 제공하는 서비스가 과연 기존 은행 서비스와 과연 얼마나 차별화되어 있는지 궁금해진다. 

미국과 일본 인터넷전문은행의 차별화 전략 시사점


인터넷전문은행 역사가 가장 오래된 미국의 경우 낮은 운영비용에 따른 금리경쟁력을 갖고 있었지만 예대업무에 치중한 인터넷전문은행은 커져가는 자산운용 리스크로 인해 대부분 시장에서 도태되었다. 반면 모기업(GM)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이용한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을 통해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거나(Ally Bank), 은행권 최초 로보어드바이저를 선보일 정도로 우수한 자산관리능력을 통해 모회사인 증권사와 제휴하여 영업력을 확대하는 등(Charles Schwab Bank), 차별화된 전략으로 금융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현재 자산 랭킹 최상위권에 있다.


비교적 순항 중인 일본의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다양한 사업모델이 존재한다(물론 아래 비즈니스 모델 중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 온라인 유통 및 포털 이용자 대상 지급결제: JNB(Japan Net bank), Rakuten Bank
모기지 기반 대출/자산관리: Sony Bank, SBI Net Bank, Jibun Bank, AEON Bank
은행-통신을 결합한 외국환거래, 송금, 외화예금 등에 특화: Jibun Bank
은행-증권 연계를 통한 유가증권 운용 서비스: Daiwa Next Bank
편의점 ATM 사업: Seven Bank, Lawson Bank
연금 사업, 로보어드바이저 기반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AEON Bank
모바일 SNS연계 소액결제 및 보험서비스: LINE Bank(2020년 출범 예정)

미국, 일본에서 성공한 인터넷전문은행이 대체로 타업종이나 타기업과의 긴밀한 제휴를 통해 창출한 영업시너지에 힘입은 경우가 많다. 이러한 점은 기존 시중은행의 일부 업무를 대상으로 고객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을 주무기로 접근하는 우리나라 인터넷전문은행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최근 전북은행 수준으로 급성장한 자산 규모(16.3조 - 2019. 3월말 기준)와 시중은행 대비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예대율(65.1% - 2019년 3월말 기준)을 갖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상황을 감안할 때 심층적 고객 분석에 기초한 대출 다각화, 자산운용 및 리스크 관리 능력의 고도화, 타업종과의 제휴를 통한 신규 비즈니스 창출 등의 노력이 없으면 추가적인 성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를 뛰어넘는 인터넷전문은행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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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제3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 재추진일정 / 자료원: 연합뉴스

신청 기업 전부 탈락으로 지난 5월 무산된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절차가 오는 10월10일 재개될 예정이다. 심사평가기준은 지난 번과 같이 1000점을 만점으로 △자본금 및 자금조달방안(100점) △대주주 및 주주구성계획(100점) △사업계획(700점) △인력·영업시설·전산체계·물적설비(100점)으로 구성된다. 결국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사업계획의 안정성, 포용성 및 자본조달 적정성이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대주주 적격성과 자본조달에 관심이 집중되었다면 이제는 사업계획 차별화를 통한 수익성과 안정성 확보에 훨씬 더 큰 무게를 두어야 할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우리나라 은행들의 모바일앱 수준을 대폭 끌어올렸다. 그 결과로 금융소비자들은 보다 편리한 뱅킹앱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여전히 금융서비스에서 소외되고 있는 계층이 존재한다. 기존 방식으로는 금융이 산업의 혁신을 이끌어갈 역할을 확장하기가 어렵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모든 산업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기존 금융 서비스는 여전히 은행 안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다.


지금은 금융 모바일앱의 혁신을 뛰어넘어서 디지털경제를 리딩할 수 있는 혁신적 뱅킹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이 필요하다. 은행의 수를 제한하는 것은 기존 은행의 혁신을 자극하지 못한다. 또한 기존 은행은 이미 갖추어진 비즈니스와 IT인프라로 인해 혁신하기도 쉽지 않다.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이 절실하게 필요한 이유이다. 기존 은행과 다른 차별성을 갖추어야 한다. 몇 가지 차별화할 수 있는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해본다.


디지털 자산을 관리하는 은행
디지털 시대의 가장 중요한 자원은 데이터이다. 개인과 기업의 중요한 자원에서도 데이터의 비중은 커지고 있다. 데이터 자산을 보관하고, 유통하며, 활용을 지원해주는 비즈니스 방식이 필요하다.


생태계를 조성하여 뱅킹을 오픈하는 은행
디지털 경제는 연결을 통해서 발전한다. 금융도 연결을 통해서 서비스를 확장하고 더 많은 고객을 지원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이 금융으로 흘러 들어올 수 있도록 생태계와 더불어 성장해야 한다.

금융 소비자를 위한 마이데이터 기반 은행
마이데이터는 개인이 자신의 데이터 권리를 완전하게 행사하는 것을 뜻한다. 금융의 마이데이터는 EU와 일본 등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추진되고 있다. 마이데이터 환경에서 금융 비즈니스 모델과 서비스의 혁신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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