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에게 챗봇은 어떤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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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에게 챗봇은 어떤 의미일까?
  • 박소아 상무
  • 승인 2018.02.05 02:27
  • 조회수 6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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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봇은 비용과 품질,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을까? 

컨설턴트에게 자주 던져지는 질문이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의 혁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은 그 중에서도 핵심 기술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인공지능이 적용되는 대표적인 업무로 챗봇이 있다. 2017년 행정안전부는 대구광역시의 챗봇 민원상담 서비스인 “뚜봇”을 지원 사업으로 선정했다.  이는 다른 공공기관 및 지자체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 이후 여러 기관들이 앞다투어 챗봇 도입 사업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민원상담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가져올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 기술은 실제로 적용할 만한 수준일까?


고객은 자신의 문의가 신속하게 처리되기를 바란다. 또한 올바른 답변을 얻고 싶어 한다. 조사에 의하면 고객의 77%는 고객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소요시간이라고 답하였다.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 중요한 또 하나의 요소는 비용이다. 빠르게 응답하기 위해서는 많은 상담원이 필요하다. 빠른 응답과 비용 절감은 동시에 달성하기 어렵다. 챗봇이 각광받는 이유는 정확한 답변을 빠르게 제공하면서 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포레스터의 조사에 의하면, 챗봇을 도입하면 콜센터 문의 건수를 80%까지 줄여서 결과적으로 콜센터 운영 비용 감소로 이어진다고 한다.


챗봇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로 실용화되었다


챗봇은 채팅을 하는 로봇이라는 뜻이다.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 고객과 채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주는 서비스이다. 전화의 자동응답시스템을 메신저 서비스로 옮겨 놓은 것과 비슷하다. 고객과 대화하는 방식은 음성 인식과 문자 인식 등이 있다. 음성 인식에 의한 방식은 보이스어시스턴트(Voice Assistant)로 불린다. 아마존의 에코, 애플의 시리, 삼성의 빅스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보이스어시스턴트와 챗봇은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 고객을 응대한다는 점과 인식 이후 응답을 찾는 방식은 인공지능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로봇 고객 응대 기술은 2010년대 이후 빅데이터 시대가 열리고 인공지능에 의한 기계학습이 가능해지면서 실용 상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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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고객응대 로봇 기술의 발전


커머스에서는 챗봇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최근 ‘톡커머스(Talk Commerce)’가 떠오르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알리바바의 오픈마켓 타오바오는 1:1 상담 시스템인 ‘아리왕왕 (阿里旺旺)’을 운영하며, 인도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 플립카트(Flipkart)는 내재화된 메시징 서비스 ‘핑(Ping)’을 선보이고 있다. 이 외에도 스냅딜(Snapdeal)의 모바일 기반 오픈마켓 쇼포(Shopo)에서는 ‘챗앤바이(Chat&Buy)’로 제품 가격 흥정은 물론 거래 방식도 결정할 수 있다.


스타벅스는 “Barista”라는 챗봇을 통해 고객의 주문 패턴과 요구사항을 분석하여 최적의 커피를 선정해주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사이렌오더”라는 앱을 이용한 모바일 주문이 각광을 받았고, 이를 미국에 적용하자, 앱을 통한 주문이 전체 주문의 8% 정도를 차지하여서 이를 더 활성화하기 위해 챗봇 도입이 이뤄졌다. 이베이도 “Shopbot”이라는 챗봇을 통해 상품 추천을 하고 있다. 기계가 100% 대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샵봇은 초기에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찾아주는 검색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추천에 가까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선물을 사려고 하면 선물 받을 사람의 연령대와 취향을 물어보고 답을 들은 뒤 적절한 제품을 추천해주는 식이다.


국내 쇼핑몰인 11번가는 “바로”라고 하는 대화형 상품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여 인공지능 기반의 쇼핑 어시스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인터파크는 쇼핑에 챗봇과 인공지능을 결합한 ‘톡집사’를 도입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최초, 어른을 위한 장난감 판매 사이트인 아이토이즈에 적용했던 집사서비스를 발전시킨 것이다(주: 아이토이즈는 2017년 10월30일에 문을 닫았다). 톡집사는 인터파크의 도서, 여행, 통신상품 등 많은 상품으로 확대 적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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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인터파크의 톡집사 (출처: IT조선)


메뉴형과 대화형이 있다


챗봇 서비스들은 메뉴형과 대화형 두 가지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메뉴형은 사용자가 주어진 조건 중에서 선택하면, 선택에 따라서 맞는 답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대화형은 아무런 조건없이 사용자가 질문을 하면 이를 해석하여 필요한 대답을 하는 방식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메뉴형은 챗봇이라기 보다는 메신저에 고객 응대서비스 화면을 옮겨 놓은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대화형이 메뉴형보다 항상 낫다고 볼 수는 없다. 대화형 서비스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충분한 데이터 학습을 통해 로봇이 고객 질의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올바른 답을 제시한 상황 판단 능력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학습이 불충분하면 모른다고 하거나 또는 엉뚱한 대답을 하는 바보 챗봇이 될 수 있다. 또는 잘못된 데이터를 학습하면 틀린 대답을 하는 챗봇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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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봇을 학습시킬 수 있는 데이터가 먼저 준비되어야 한다

 

 

챗봇이 도입되어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할 수 있으려면 상담 데이터를 확보하여 이를 구조화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인공지능을 학습시킬 수 있는 데이터가 충분하게 준비되면 기계학습을 통해 챗봇의 상담 능력을 향상시키고, 반복해서 테스트한 다음에 서비스 가동을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상담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태라면 메뉴형 챗봇을 도입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 고객 문의 데이터를 확보한다. 콜센터의 녹취 데이터, 웹사이트의 고객 질문 등록 등이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미 확보하고 있는 데이터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고객 집단을 선발하여 고객 문의 데이터를 의도적으로 생성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 문의의 문맥을 이해하기 위한 데이터를 확보한다. 고객의 문의가 어떤 뜻인지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를 준비해야 한다. 예를 들면, 고객이 궁금해 하는 것이 가격인지, 품질인지, 배송인지 등을 구별하여 올바른 대답을 찾도록 하는 것이다.


▶ 고객 문의의 문맥에 따라 올바른 대답을 만들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어떻게 대답하는 것이 고객이 쉽게 이해하여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에 대한 데이터를 준비하는 것이다. 이는 유능한 상담사의 상담 기록 등을 참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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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민원상담 데이터 지능화


공공기관에도 챗봇은 도입되기 시작했다


챗봇은 지능형 전자정부 서비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능이 될 것이다. 전자정부 시스템의 목적은 국민의 민원을 정보시스템으로 해결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전자정부 시스템은 인터넷 화면 형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앞으로 민원접수부터 처리까지 상당한 기능은 챗봇 형태로 바뀌어 갈 것이 분명하다. 이미 여러 부처에서 챗봇 도입을 통해 대국민 서비스 수준을 높여가고 있다.


법무부는 “버비” 생활법률서비스를 대화시스템을 통해 상담서비스를 시작하였다. 대구시는 “뚜봇”이라는 민원서비스를 여권과 시정에 대해 상담서비스 등을 추진하여 민원대상을 확대해 나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해외의 경우는 무료로 인공지능 변호사 챗봇으로 “DoNotPay”라는 서비스를 통해 주차 위반 이의 신청 같은 수시로 발생하는 법률 민원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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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법무부 생활법률지식 서비스 ‘버비’의 메인화면

 

 

미래 전자정부시스템에서는, 챗봇이 첨병이다


전화로 이야기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심리를 폰포비아(Phone Phobia, 전화 울렁증)라고 한다. 10~30대를 의미하는 밀레니얼 세대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메신저로는 수다를 많이 떨지만 전화만 하려고 하면 생각이 안 떠오르고 용건을 잊어 버리거나, 전화 통화가 어색하고 빨리 끊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다. 음성 통화량은 점점 줄어 들고 그 대신에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의 문자 데이터량은 폭증하고 있는 이유라고도 한다. 밀레니얼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잘못된 것이다. 다만 그들은 다른 소통방식을 바라는 것일 뿐이다.


미래의 전자정부 시스템의 주 사용자는 밀레니얼이다. 청소년의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조기 상담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화재와 지진 등 재난의 조기 탐지와 효과적 대응을 위한 대화 채널의 효율성이 강조되고 있다. 경제, 복지, 물가 등 더 많은 분야에서 국민과 정부의 소통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차기 전자정부는 국민과의 양방향 대화를 자연스럽게 지원하여야 한다. 그리고 대화는 국민이 원하는 방식이 선택되어야 한다. 챗봇서비스가 미래 전자정부시스템의 첨병이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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