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전 또 먹통! 지역화폐는 이대로 괜찮은 걸까?ㅣ지역화폐 유형ㅣ작동원리ㅣ활용되는 기술ㅣ동백전ㅣ노원ㅣ김포페이ㅣ착한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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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전 또 먹통! 지역화폐는 이대로 괜찮은 걸까?ㅣ지역화폐 유형ㅣ작동원리ㅣ활용되는 기술ㅣ동백전ㅣ노원ㅣ김포페이ㅣ착한페이
  • 박소연
  • 승인 2022.04.21 10:07
  • 조회수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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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1일, 부산 지역화폐인 동백전이 사흘 내내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BNK 부산은행이 동백전의 새로운 운영대행사로서 신규 서비스를 개시한지 3시간 만에 운영이 중단된 것 이었는데요. BNK는 기존 앱을 종료하는 동시에 신규 앱을 오픈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려 했으나, 서비스 개시 후 단시간에 몰린 수 만 명의 동시 접속자가 계좌를 연결하고 본인 인증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트래픽이 초과해 발생한 일이었습니다. 직전 운영대행사였던 코나아이가 초기 대행사였던 KT에서 변경되는 과정에서도 데이터 이관 과정이 약 5일정도 소요됐음에도 불구하고, BNK가 무리하게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발생한 문제였습니다. 

  동백전은 부산시에서 2019년 12월에 발행한 지역화폐로, 부산의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역내 중소 상공인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출시되었습니다. 캐시백 서비스를 기반으로 공공 플랫폼 내에서 택시, 전통시장 상품 배달, 중소업체 온라인 쇼핑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면서, 현재 90만 명의 부산시민들이 사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화폐인데요.

  국내에서는 이미 부산시의 동백전 외에도 2021년을 기준으로, 전국 231개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화폐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현재 활용되는 지역화폐는 지역 상품권과 같이 지방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 쿠폰 바우처 형태로 지급되다가, 코로나 19 팬데믹의 가속화로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일부 지역에서는 재난지원금을 지역 화폐로 발행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도 했는데요. 충남에서는 경제활동인구의 30%가 충남 지역화폐를 이용하면서 2019년부터 현재까지 3조 5,000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유발했고, 인천에서는 기부 서비스, 공공 배달 등의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누적 결제액은 9조를 넘었고, 소상공인 BSI 지수는 작년 동월대비 21%가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지역화폐 플랫폼을 통해 지역소득의 역외유출이 방지되고, 지역경제의 선순환 체계가 구축되는 효과가 나타나면서, 정부는 2022년 지역화폐 발행 예산의 규모를 30조원으로 확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반대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지역 화폐는 캐시백 서비스와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고, 이 예산은 정부 예산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이기 때문인데요. 지역화폐를 통해 지금과 같은 규모의 경제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이 높은 비율의 인센티브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플랫폼 업체가 매출액 상위기업을 차지하고, 시장을 독점하면서 위축되는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마중물 역할로 지역화폐가 주목되는 만큼, 향후 지역화폐를 기반으로 장기적인 사회적·경제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방향으로. 앞으로 지역화폐가 어떠한 모델로 발전해야할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1. 지역화폐의 개념 및 유형
  지역화폐는 특정 지역 또는 공동체 내에서 자체적으로 발행 및 통용하는 사적통화로, 거래에 참여하는 이용자에 한해 특정 사회적 공간 안에서 대안화폐로서의 기능을 합니다. 경제적 관점에서 지역화폐는, 소비를 진작하고 지역자금의 역내 순환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고, 사회적 관점으로는 지역 공동체 신뢰를 형성해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더 나아가 사회적 자본을 기반으로 지역 공동체 역량 강화에 목적을 두는데요. 

  지역화폐는 지불 수단으로서 일반 화폐와 달리, 지역과 업종 한정성과 한시성의 세 가지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IMF 이후 품앗이의 형태로 1998년부터 실시되었으며, 현재는 낙후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자원을 순환시켜,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주도적으로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지역화폐는 기능적인 차이는 없으나. 형태적 차이로 구분하여 지류형, 카드형, 모바일형(바코드 및 QR코드)으로 발행되고 있으며, 발행목적에 따라서는 공동체 활성화와 지역 순환 경제 구축 유형으로 지역화폐를 분류할 수 있는데요. 운영 방식에 따라서는 자금융통형, 커뮤니케이션형, 소비촉진형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자금융통형은 지역 및 커뮤니티 운영에 기여하는 비영리단체(NPO) 등에 자금 지원을 목적으로 발행하는 화폐로, 사회공동체 내에서 소상공인과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을 지원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됩니다. 

  커뮤니케이션형은 지역과 커뮤니티의 상호신용을 촉진시키기 위해 발행하는 지역화폐로 회원 간의 사회적 관계를 기반으로 물품을 거래하면서, 해당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하는 선순환 구조의 형태의 지역화폐를 말합니다. 노동시간을 화폐의 가치로 환산하는 시간은행형과 이용자 간 재화와 서비스를 교환화면서 화폐를 창조하는 LETS(Local Exchange Trading System)가 대표적인 유형입니다. 

  소비촉진형은 국내에서 활용되는 지역화폐의 유형으로, 일정한 지역 내에서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도록 법정화폐와 같은 수단을 하는 지역화폐를 통칭합니다.  소비촉진형은 말 그대로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액면가를 일정 비율로 감가시켜 유통 속도를 증가시키거나, 태환 시 발생하는 수수료나 회원 운영비를 조달받아 운영되는 형태인데요. 일부 지역화폐는 월급의 일정 비율을 지역화폐로 지급하거나, 세수로 거둬 공공서비스 영역에 활용하는 등 지역 경제의 선순환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2. 지역화폐의 작동원리
 

 지역화폐 플랫폼 모형도
지역화폐 플랫폼 모형도


  지역화폐는 지방자치 행정에 기반을 두어 지역 내 소득주도 성장을 이룩해낼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으로 주민(소비자)과 기업(가맹점)이 참여하여 지역 경제를 선순환 시키는 구조입니다. <그림>과 같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각종 현금성 연금 및 수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총괄관리기구로서, 전체 지역화폐의 시스템 총괄 및 관리, 운영 규칙 제정 등 실무적인 활동을 수행합니다. 특히,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해 소비자에게 인센티브나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면서 지역화폐 시장을 활성화하는데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예산을 확보한 지역화폐 플랫폼사 혹은 금융기관은, 지역주민이 지역화폐를 구입할 수 있도록 카드사와 제휴하거나, 자체 플랫폼을 통해 지역화폐를 판매하는 역할을 합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중개업자인 금융기관으로부터 지역화폐를 법정통화로 변경해주는 태환이 가능합니다. 지역화폐를 구입하거나 지급받은 지역주민은 지역 내 골목상권이나 전통시장에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판매하는 재화와 서비스를 지역화폐로 구매합니다. 소비자에게 재화와 서비스를 판매하여 지역화폐를 받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지역화폐를 태환하거나, 지역화폐가 지역 내에서 순환될 수 있도록 경제활동을 합니다. 

  이 때, 지역 내 주민은 주민 간(C2C) 재화나 서비스를 교환하면서 지역화폐를 활용할 수 있으며, 주민과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B2C), 기업 간(B2B)으로 거래하면서 중첩적이며 융합적인 관계가 형성되면서 지역 내 다층적인 관계성이 강화되게 됩니다. 


3. 국내 지역화폐의 활용 기술
  현재 국내에서 활용되는 지역화폐는 대부분 모바일에서 활용이 가능한 디지털형 화폐입니다. 기존에 유통되던 상품권 형식의 지류형 화폐는 화폐 발행 시, 과도한 비용과 행정력이 소요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모바일형 화폐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또한 사용처를 확인할 수 없는 지류형 화폐의 오용 사례가 발생하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으로 대부분의 지역에서 선불카드 형식이나 QR코드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형 화폐를 주로 유통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역 상품권의 발행액이 조 단위로 증가하면서, 일부 지역민이 지류 상품권을 구매해 중개업체에가 팔아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깡’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중고차나 귀금속 구매, 유흥주점에서 수 천 만원을 결제한 사례가 발생하면서, 사용자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사용 이력을 추적해 사용 내역을 검증해낼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지역화폐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인데요. 

  2018년, 국내에서 최초로 지역화폐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서울시 노원구는 지역 공동체 실현 및 강화를 목적으로 두는 지역화폐인 ‘노원(NW)’을 발행했습니다. 정부나 지자체의 예산을 지원받는 대부분의 지역화폐와 달리 NW은 지역주민들의 지역공동체 참여만으로 화폐를 유지하는데요. NW은 자원봉사나 기부, 물품 거래 등의 사회적 가치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해 이를 보상해주는 형태로, 봉사 시간당 700NW, 기부금의 10% 등으로 환산합니다. NW은 지역화폐가 지역 경제 내에서 선순환 될 수 있는 목적으로 발행되면서, 지역 내 소비나 지역 주민과 물품 거래를 통해서만 재사용이 가능하며, 태환은 불가능합니다. NW은 4개의 node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두 노원구청에서 자체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블록에 분산 저장된 NW 고객의 개인정보와 민감정보는 암호화되어 익명성은 보호되고 있으나, 블록체인의 특성상 공개키 주소와 거래내역 분석 시, 개인정보가 검증되는 형태로 투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해당 정보가 유출되는 프라이버시 이슈가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NW은 개인정보 Hash값만 블록에 저장하고, 주요 민감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외부에 중앙DB(Off-Chain)를 구축해 접근을 제어하고 있는데요. 또한 블록체인 외부에 존재하는 데이터가 블록체인에 등록하는 과정에서 위변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외부 데이터를 API 형식으로 입력하도록 미들웨어를 이용하거나, 서비스 참여자들이 직접 외부 정보를 들여오는 방식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NW은 블록체인을 활용하여 투명성과 신뢰성 등을 확보하면서, 지역 공동체 활성화의 취지에 맞게 홍보와 가맹점 확대에 주력해 나가고 있습니다. 향후 4년 동안 축적한 소비,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거래 내역을 분석하고 정책 집행과 경정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기존 지류형 화폐를 지역화폐로 활용하던 김포시에서 불법 환전, 허위결제 수법 등으로 지역화폐를 이용하는 부정거래가 발생하면서, 김포시에서는 지류형 화폐의 한계점과 위변조를 방지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지역화폐인 김포페이를 출시했습니다. 김포페이는 정부 예산 기반의 보조금으로 운영되는 형태로, 김포페이 이용자는 정부지원금을 수령하거나 소득공제와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선불카드 충전 시 중앙정부에서 4%, 김포시에서 2%의 예산을 지원받아 총 6%의 할인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김포시 내 소상공인에게는 카드 수수료를 낮추고, 세금공제 혜택 등의 지원을 통해 가맹점을 확대하면서, 지역 내 소비를 진작하고 소상공인 매출이 크게 증대되었는데요. KT의 BaaS 플랫폼을 기반으로 출시된 김포페이는, 거래에서 발생하는 모든 트랜잭션의 Hash값을 블록체인으로 기록 및 검증하는 앵커링 방식(Anchoring)입니다. 앵커링 방식은 외부 지역화폐 플랫폼이 대부분 활용하는 방식으로,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블록 데이터의 hash값을 주기적으로 퍼블릭 블록체인의 거래 안에 기록해, 이용자의 이상거래 패턴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데이터의 위변조를 방지합니다. 이처럼 범용 플랫폼으로 구축된 서비스를 이용한 김포페이는 블록체인 구축비용을 절감하면서, 향후 KT 플랫폼이 보유한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기반으로, 지역화폐 기반의 상권 분석 소비자 트렌드 등 다양한 서비스로 사업 확장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경기도 용인시에서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지역화폐 플랫폼인 ‘슬기로운 Y페이’ 사업을 추진합니다. Y페이를 통해 이용자는 신용카드와 이동통신, 항공사 등 민간과 공공 서비스에서 적립한 마일리지를 용인시 지역화폐로 전환해, 용인 지역 내 상권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는데요. 용인시는 Y페이를 기반으로 자생력 있는 용인 지역의 경제 선순환 모델을 구축한다는 목적입니다. 이외에도 SK C&C에서는 지역화폐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코인의 일종인 ‘SV(사회적 가치)-지역화폐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SV-지역화폐는 지자체가 운영하는 지역화폐를 현금이 아닌 디지털 코인으로 부여해, 이용자가 해당 지역 내 재화 및 서비스 구매 시 할인혜택을 제공하거나 지자체가 시행하는 공익사업이나 기부 캠페인에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것인데요. 이용자가 직접 지역문제나 환경문제에 기부하면서 지역의 특성과 여건에 맞는 자치를 시행해 지자체간 지역의 균등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4. 지역화폐 발전 방향 
  지역화폐의 실무적 목적은 발행 지역과 유형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공동체를 중심으로 경제, 환경보존, 사회활동, 고용 확대 등으로 사회적 네트워크를 형성해 지역 경제를 선순환 시키는 데에 목표를 두는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지역화폐의 위변조를 방지하고 유통 이력 등 모든 거래 데이터 내역을 관리하게 되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투명성과 신뢰성이 보장된 지역화폐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지역화폐가 지역 균등의 발전을 위해 경제, 복지 정책을 실현하는 효율적인 수단으로 주목받은 만큼, 향후 특정 지역의 특징과 여건에 특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발굴하도록 지원해, 국가 경제 전체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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