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의 슈퍼 앱(Super app)전략이 이끈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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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의 슈퍼 앱(Super app)전략이 이끈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 황윤영
  • 승인 2021.12.16 09:32
  • 조회수 7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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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완전히 새로운 은행’을 선언하며 세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가 출범했다. 파격적인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토스뱅크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반신반의였다. 하지만 토스뱅크는 출범 첫날, 사전 신청자를 포함하여 120만 명이 가입한만큼 선배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첫 날 가입자 수를 뛰어넘으며 금융 시장을 뒤흔들었다. 이러한 토스뱅크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토스의 ‘슈퍼 앱(Super app)’ 전략이다.

 

챌린저뱅크란?

토스뱅크는 챌린저 뱅크(Challenger Bank)이다. 영국 금융당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형은행의 과도한 점유율이 위기상황에서 독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여 대형은행의 지배력을 축소시키기 위해 챌린저뱅크를 도입했다. 챌린저 뱅크는 모바일ž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새로운 은행으로서 기존 은행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금융시장 혁신에 중점을 두고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금융당국도 챌린저뱅크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로 2015년 6월 금융위원회의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 발표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 제도가 도입되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오프라인 지점없이 모바일이나 인터넷만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을 의미한다. 2015년 11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은행업 예비인가 결정을 얻었으며, 이는 23년만의 은행 설립 인가였다. 이후 2019년 12월, KT와 카카오에 이어 토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허가를 받았다.

 

[그림1] 전 세계 주요 챌린저뱅크 / FT Partners fintech industry research, 2020
[그림1] 전 세계 주요 챌린저뱅크 / FT Partners fintech industry research, 2020

 

토스뱅크의 출범

2017년에 출범한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에 이어 올해 10월에 출범한 토스뱅크는 국내에서 세 번째로 선보이는 인터넷전문은행이다.
토스뱅크는 ‘완전히 새로운 은행’을 선언하며 ‘혁신과 포용의 챌린저뱅크’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월 10회로 제한하던 무료 송금 서비스를 평생 무료로 전환했으며, 금액 제한 없이 연 2%(세전)의 이자를 지급하는 입출금 통장과 월 최대 4만 6,500원 캐시백을 지급하는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또한 자체 신용평가 모형 TSS(토스 스코어링 시스템)를 통해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되고 있는 중·저신용자와 금융이력부족자(신파일러)들의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이 높아졌다. 토스뱅크의 모회사인 비바리퍼블리카가 토스 앱 가입자의 56%(2021년 7월 기준)가 30대 이하라고 밝힌 만큼, MZ세대들의 대출 비중 증가가 예상된다.

이처럼 토스뱅크가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하며 금융 산업의 축을 공급자 중심에서 사용자 중심으로 옮기는 것이 가능해진 것은 ‘원 앱(One-app)’방식의 ‘슈퍼 앱(Super-app)’ 전략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림2] 토스 연혁
[그림2] 토스 연혁

토스뱅크의 슈퍼 앱 전략

토스의 원 앱 전략은 별도의 연동 앱을 설치할 필요없이 ‘토스’라는 하나의 통합 어플리케이션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미 누적가입자 2,000만 명 이상 보유한 토스는 기존 토스 앱에 토스뱅크 탭을 추가함에 따라 사용자들도 쉽게 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 있었고, 토스도 쉽게 사용자들을 뱅크 고객으로 흡수할 수 있었다. 고객들이 별도의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하는 노력 없이 새로운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편리함과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의 개발 및 마케팅 비용을 절약함으로써 고객 친화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은 토스뱅크 원 앱 전략의 성공요인이라 볼 수 있다. 토스뱅크 출범으로 토스는 금융플랫폼 원 앱을 완성시켰고, 간편송금 서비스를 하던 기존 앱에서 은행·결제·보험·증권 등 다양한 금융 관련 서비스를 모두 다 처리하는 슈퍼 앱이 되어 고객 락인(lock-in)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처음부터 토스가 원 앱 방식을 펼쳤던 것은 아니었다. 토스는 2015년 은행의 특정 기능이었던 간편송금 서비스를 가져와 그 기능만큼은 전통 은행을 뛰어넘겠다는 ‘언번들링(Unbundling)’ 전략을 펼쳤다. 이후 혁신적 간편송금 서비스로 국내 전체 간편송금 시장의 45%가량을   차지(2020년 기준)할 만큼 성공한 토스는 언번들링에서 ‘리번들링(Rebundling)’을 전략을 구사하게 되었다. 리번들링은 확보한 고객, 빅데이터, 기술력을 기반으로 M&A, 자체개발, 제휴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세분화된 금융 서비스를 통합하는 전략이다. 토스는 간편송금 서비스로 확보한 고객에게 지급결제, 보험, 증권, 은행 서비스를 추가하여 슈퍼 앱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토스는 올해 10월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까지 인수하면서 금융뿐만 아니라 비금융 서비스 영역까지 아우르는 슈퍼 앱을 실현시키고 있다.  

 

[그림3] 토스의 금융서비스 리번들링
[그림3] 토스의 금융서비스 리번들링

 

전통 은행들의 ‘슈퍼 앱’ 전략

토스뱅크의 슈퍼 앱 전략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전통 은행들도 슈퍼 앱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간편송금 토스 고객이 슈퍼 앱 전략 덕분에 자연스럽게 토스뱅크 고객이 되었듯이, 금융지주도 은행 고객을 비은행 계열사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 어플리케이션을 통합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전통 은행들의 슈퍼 앱 전략이 쉽게 달성하기 어렵다.

개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예·적금, 송금 등 비교적 단순한 업무에 특화된 챌린저뱅크와 달리 전통 은행들이 다루는 금융의 영역은 훨씬 넓고 복잡함에 따라 모든 금융 서비스를 하나의 앱에 담을 경우 앱이 무거워져 서비스 속도가 느려진다는 것이다. 또한 챌린저뱅크의 경우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된 언어로 개발된 ‘네이티브 앱(Native-app)’으로서 인터넷 속도와 상관없이 원활하게 앱을 실행할 수 있는 반면, 전통 은행들은 모바일 웹페이지를 앱으로 옮겨 놓은 형식인 ‘하이브리드 앱(Hybrid-app)’방식이다. 이는 네이티브 앱에 비해 UI를 구성하는 디자인 부분이 취약하고, 웹 브라우저를 실행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인터넷 속도에 따라 앱의 구동 속도가 좌우된다. 전통 은행들이 세분화된 앱을 네이티브 앱 형식으로 통합하기 위해서는 각 모바일 운영체제(OS)별로 앱을 개발해야 하므로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요구한다. 따라서 전통 은행들은 하나의 앱으로 통합하는데 상대적인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인 측면 외에 제도 및 법체계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금융당국에서는 전통 은행들이 하나의 슈퍼 앱을 통해 은행, 보험, 증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Digital Universal Bank)’가 가능하도록 제도적 요건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제도적 요건에는 은행의 겸영·부수업무 범위 확대, 신사업 출자 규제 완화, 은행권 망 분리 규제 합리화, 금융·비금융 정보 공유 활성화 등이 있다.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로의 방향성

전통 은행들이 슈퍼 앱을 통해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고객의 니즈에 맞춰 제공하는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로 나아가기 위해선 다음과 같은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

1. 인앱 브라우저(In-app browser) 방식 활용

인앱 브라우저는 확장형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기술로 앱에 담기지 않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다른 앱으로 이동하거나, 앱 내에서 웹 브라우저를 통해 외부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은행 거래에 국한됐던 뱅킹앱이 별도의 로그인 없이 자유롭게 다른 금융 서비스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일례로, 올해 10월 말 KB국민은행이 선보인 ‘KB스타뱅킹’은 인앱 브라우저 방식을 도입하여 KB금융그룹 6개 계열사의 핵심 서비스를 하나의 통합된 앱으로 구현했다.
과거에는 앱을 합칠 경우 금산분리 규제 등 은행 관련 규제를 위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기능마다 앱을 분리하였고, 계열사간 고객 정보공유 제한으로 은행 고객의 정보를 계열사인 증권사 등에게 공유할 수 없었다.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로의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제도적 요건을 완화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인앱 브라우저 방식을 통해 넓고 복잡한 금융 범위를 다루는 전통 은행들도 슈퍼 앱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2. 사용자 관점에서 서비스 구축

챌린저뱅크 어플리케이션은 간결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뿐만 아니라 가입 프로세스, 본인인증 등 사용자 경험(UX)측면에서 전통 은행 어플리케이션보다 편리하고 사용자 맞춤형이다. 따라서 전통 은행들이 뱅킹앱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사용자 관점에서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
KB국민은행은 그간 20개가 넘는 앱을 운영해오면서 소비자가 이용할 기능에 맞춰 앱을 다운받을 수 있게 하였다. 하지만 앱이 수 십 개에 달해 사용성을 저해한다는 피드백을 반영하여 기존 뱅킹앱 ‘KB스타뱅킹’을 새롭게 개편하였다. ‘뉴KB스타뱅킹’은 메뉴 구성이 직관적으로 바뀌어 원하는 기능을 편리하게 시작할 수 있고, 이체 거래시 내용 입력이 완료되면 진행 버튼을 별도로 누르지 않아도 다음 거래 화면으로 자동 전환되도록 편의성을 높였다. 우리은행 앱 ‘우리WON뱅킹’도 세대별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메인 화면을 제공하고 있다. 고객은 총 3가지 메인 화면인 MZ세대를 위한 Fun타입, 시니어 세대를 위한 Easy타입, 기본 메인 화면인 Basic타입 중 원하는 메인 화면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이처럼 금융지주들은 뱅킹앱이 단순히 계열사 서비스, 타 금융 서비스를 연동하여 관리하는 것에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에게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편의성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어야 성공적인 슈퍼 앱 추진이 가능해질 것이다.

3. 생활 밀착형 서비스 제공

그동안 전통 은행들의 원 앱 전략은 은행 서비스를 앱으로 단순 이전시키는 형태에 불과했다. 간편송금 등 소비자 편의와 요구에 부합하는 혁신적 기능을 제공하지 못해 챌린저뱅크들과의 격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어왔다.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금융ž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모으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해진 만큼, 챌린저뱅크들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전통 은행들도 다른 업종과의 제휴 및 자체 개발을 통해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신한은행은 부동산 플랫폼 ‘쏠랜드’와 전기차 시세 조회, 실손보험 청구서비스 등을 모바일 뱅킹앱 ‘쏠(SOL)’ 앱에 얹으며 금융과 생활서비스를 엮은 슈퍼 앱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 시세 조회는 자동차 종합플랫폼 ‘겟차’와 제휴해 선보인 것이고, 실손보험 빠른 청구서비스는 삼성화재, 롯데손해보험 등 12개 보험사와의 제휴로 보험금이 청구된 증빙서류 발급 없이도 뱅킹앱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우리은행은 ‘우리WON뱅킹’ 앱에서 택배 서비스를 출시했다. 뱅킹앱에서 택배 예약, 결제 서비스 및 택배 운송 상태를 조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전통 은행이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금융 서비스와 함께 제공한다면, 기존에 보유한 금융 데이터를 비금융 데이터와 결합함으로써 차별화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와 연계된 슈퍼 앱 구축을 통해 고객들이 뱅킹앱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 전통 은행들의 뱅킹앱 경쟁력은 강화될 것이다.   

 

 

 

<참고자료>

[1] 토스뱅크 롤모델 ‘챌린저뱅크’가 뭐길래… 사업구조 살펴보니 (연합인포맥스, 2019)

[2] ‘완전히 새로운 은행’ 표방한 토스뱅크 (전자신문, 2021)

[3] [인터넷은행 삼국열전③] 카카오뱅크, 플랫폼 전략 ‘Yes’ (이코노믹리뷰, 2021)

[4] 너, 은행 앱 맞니? 핀테크 뺨치네 (조선일보, 2021)

[5] 은행, 수퍼 앱 전략… 핀테크 ‘비켜’ (EBN, 2021)

[6] ‘원앱’서 주식거래·간편결제까지…은행권, ‘슈퍼앱 전쟁’ 2라운드 (서울파이낸스, 2021)

[7] ‘데이터가 자본인 시대’…은행권, 빅테크와 동맹확대 속내는 (오피니언뉴스, 2021)

[8] [D뱅] 막오른 금융 ‘슈퍼앱’ 전쟁 (디지털데일리, 2021)

[9] 신한은행 배달앱으로 생활금융 본격화, 진옥동 전통적 은행의 틀 깬다 (비즈니스포스트, 2021)

[10] 10대를 ‘금융팬덤’으로… 카뱅 회원 1600만명, 토스 가치 8조월 돌파 (한경경제,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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