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이즘(Dataism), 기업경영에 도입하기 1부 - 왜 어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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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이즘(Dataism), 기업경영에 도입하기 1부 - 왜 어려운가?
  • 손경원 수석
  • 승인 2020.06.24 11:54
  • 조회수 2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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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대의 종교, 데이터이즘

샘 브린슨(Sam Brinson)이 2018년 미디엄에 올린 블로그의 제목은 매우 자극적이다. “Dataism: God is in the Algorithm”, 직역하면 ‘하느님은 알고리듬 안에 있다’라는 뜻이다. 의사결정 주체가 사람에서 알고리듬으로 넘어가고 있다. 소셜사이트에서 광고주는 자신의 광고가 누구에게 가는 지 정하지 않는다. 소셜 사용자 성향을 분석하는 알고리듬이 정해준다. 심사, 추천, 투자, 채용, 정비 등 알고리듬이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좌우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① https://medium.com/understanding-us/dataism-god-is-in-the-algorithm-84af800205cd

알고리듬은 데이터에 의해서 탄생되고, 데이터에 의해서 판단을 내린다. 데이터가 부족하면 알고리듬을 만들 수 없다. 인풋 데이터가 캡쳐되지 않으면 알고리듬을 수행시킬 수 없다. 알고리듬을 움직이는 것은 사실상 데이터인 것이다. 이스라엘의 역사학 교수인 유발 노아 하라리(Yubal Noah Harari)는 그의 저서 호모데우스(Homo Deus)에서 데이터이즘을 이렇게 설명한다. “Dataism declares that the universe consists of data flows, and the value of any phenomenon or entity is determined by its contribution to data processing”, 즉 세상은 데이터흐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어떤 실체의 가치는 데이터에 얼마나 기여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데이터이즘은 디지털경제를 관통하는 뉴노멀이다. 빅데이터로 시작되었고, 지금은 ‘빅’이 사라지고 그냥 ‘데이터’로 이야기한다. 데이터가 가장 가치있는 자원이고 데이터 역량이 가장 강력한 경쟁 수단이다. 데이터주도기업(Data Driven Enterprise)은 업종에 상관없이 모든 조직이 지향하는 이상향이 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로 데이터주도기업으로 탈바꿈에 성공한 조직은 많지 않다. 한편으로, 데이터주도기업으로 진화하는 조직들은 더 큰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구글, 아마존, 알리바바 등은 글로벌 데이터 생태계를 장악하여 넘사벽 기업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네이버, 카카오 등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과 생활 서비스 등을 장악해가고 있다.

주목할만한 현상은 데이터이즘을 받아들이는데 성공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과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는 플라이휠이 되어서 파워가 점점 더 강력해지기 때문이다. 전통 비즈니스에서 성공한 기업들이 데이터이즘 적용에서 유리한 것은 아니다. 도리어 기존 비즈니스의 익숙한 성공 방정식에 의해서 쉽게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근본부터 점검하여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는 전략 설정이 중요하다. 데이터 뉴노멀로 가기 위한 방향을 정리하고자 한다.

 

데이터이즘이 기업 경영에 미치는 성과

기업 또는 기관 등 조직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한 체계적 대응을 위해 전후방 통합을 위한 경영 혁신을 추진하고 있으며 고객, 공급자, 경쟁자 등에 대한 데이터를 생성, 수집하고 있다. 여기에 모바일 중심 정보서비스 확대와 디지털 기술 확산으로 커뮤니케이션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예, 소셜 데이터, IoT 활용 데이터 등)까지도 수집, 활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내부 및 외부 데이터를 경영 전반에 사용하는 사례와 노력이 계속되면서 데이터는 대상, 범위, 규모 등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왜 조직, 기업들은 이런 데이터를 수집, 분석 및 활용하고자 하는 것일까? MIT Sloan Management와 IBM 연구소가 실행한 연구에서 조직, 기업은 우수한 데이터 분석 역량은 이를 보유하지 못한 경우에 무려 5배의 비즈니스 가치를 높일 것이라는 신앙(a prevalent belief)과도 같은 확신이 있다고 분석하였다

 LaValle, S., Lesser, E., Shockley, R., Hopkins, M. S., & Kruschwitz, N. (2011). Big data, analytic and the path from insights to value. MIT Sloan Management Review, 52(2) 21.

이런 믿음은 실제 Akter 외 4명(2016)이 실시한 연구에서 빅데이터 분석 역량(big data analytics capability)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조직(기업)은 5~6% 높은 수익률(profitability)을 나타내고 있음으로 실증되었다. Akter 외 4명은 빅데이터 분석 및 활용을 통해 신규 아이디어 창출(to create idea), 지속적인 비즈니스 가치 유지(to sustain value) 및 성과 평가(to measure performance)를 통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때문에 수익률 우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평가하였다. 

 Akter, S., Wanba, S. F., Gunasekaran, A., Dubey, R., & Childe, S. J. (2016). How to improve firm performance using big data analytics capability and business strategy alignment? International Journal of Production Economics, 182, 113-131.

즉, 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보된 정보, 지식 및 인사이트가 시장의 변화, 고객의 이동, 새로운 요구사항(needs) 확인 등에 과학적, 정량적 근거와 믿음을 제공하여 올바른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전략적 경영과 혁신을 이끄는 유의미한 비즈니스 동력(business driver)이다. 

 

데이터 분석 확산에 실패한 사례

2019년에 필자는 금융계열 기업에 빅데이터 플랫폼 도입, 구축 사업 PM을 수행하면서 같은 계열사 내 빅데이터 전담팀을 우수 사례로 벤치마크하고자 인터뷰를 수행했다. 전담팀은 데이터 분석 전문 인력과 빅데이터 분석을 지원하는 IT 전문 인력으로 30명 이상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IT 전문 인력은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데이터 수집, 분석 환경 구성, 분석 결과 활용을 지원하여 데이터 분석 인력이 데이터 분석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었다. 데이터 분석, 활용이 별도의 전문 지식과 역량이 필요함을 감안할 때, 이러한 전담 조직의 구성 및 활용은 전사로 데이터 분석, 활용을 확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졌다. 게다가 데이터 분석 파트장은 마케팅 부서 출신으로 데이터 분석에 대한 이해가 높은 관리자였으며, 초기 전담조직 구성 시 현업부서에 인력도 참여하여 업무에 유의미한 데이터 분석 주제를 찾아 유의미한 정보 제공이 가능하도록 노력하였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조직은 데이터 활성화를 이끌 수 있다고 보여졌다. 

그러나 분석 파트장은 5년 정도 조직을 만들어가며 현재에 이르렀지만 결국 전사로 이를 확대하기에는 한계가 보인다고 말하였다. 처음 데이터 전담팀을 구축할 때 영업 조직을 지원하여 경쟁적 우위 확보를 통한 비즈니스 가치를 확보하고자 하였으나 영업 조직이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통한 고객 대응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기존부터 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온 감사, 마케팅 중심으로 데이터 분석에 대한 요구가 이어져오고 있다고 말하였다.

위의 데이터 전담팀 파트장의 의견을 종합하면 결국 데이터 분석, 활용에 대해서 이해와 경험을 갖고 있는 조직에서 데이터 분석, 활용에 대해서 수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데이터 분석, 활용 확대에 대한 방향이 있다고 보여진다. 기존에 데이터 분석, 활용에 대한 경험을 갖고 있는 경우 보다 다양한 주제로 데이터를 수집하여 분석, 활용하는 것에 대한 의미와 필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이를 적극 활용한다는 점이다. 

종합하면, 데이터 분석, 활용을 통해 유의미한 정보, 지식 및 인사이트를 확보한 경험이 축적을 통해 점진적으로 조직(기업)에서 데이터 수용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데이터이즘 도입이 어려운 이유

데이터를 활용하여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것에 조직(기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Vidgen 외 2명(2017) 은 조사에 응한 응답자의 60%가 빅데이터를 분석, 활용하여 인사이트를 확보해 비즈니스 가치를 확보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제시하였다. Y. Wang 외 2명(2018) 은 연구에 참여한 조직(기업)의 77%가 빅데이터 분석 역량이 비즈니스 성과와 경쟁 우위로 연결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고 응답하였고, Erevelles 외 2명(2016) 은 응답자의 50%가 빅데이터 도입 계획(initiatives) 대비 목적(target)에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응답하였다. 

④ Vidgen, R., Shaw, S., & Grant, D. B. (2017). Management challenges in creating value from business analytics. European Journal of Operational Research, 261(2), 626-639.

⑤ Wang, Y., Kung, L., & Byrd. T. A. (2018). Big data analytics: Understanding its capabilities and potential benefits for healthcare organizations. Technological Forecasting and Social Change, 126, 3-13.

⑥ Erevelles, S., Fukawa, N., & Swayne, L.(2016). Big Data consumer analytics and the transformation of marketing, Journal of Business Research, 69(2), 897-904.

우리나라도 2000년대 후반부터 데이터 도입과 성과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 노력을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히 진행하고 있지만 단편적인 사례는 있지만, 전사적으로 데이터기업 탈바꿈에 성공한 경우는 찾기 힘들다. 

무엇이 조직(기업)이 빅데이터를 분석, 활용하는 것을 저해하고 있는가? 관련 사항에 대해서 몇 가지 논문과 기고를 조사하여 아래 [표 1]과 같이 정리하였다.

[표 1] 데이터 분석, 활용 확산에 대한 저해 요인

([1] Walls, C., & Barnard, B. (2020). Success factors of big data to achieve organizational performance, Expert Journal of Business and Management, 8(1), 1-16.
[2] Kumar, A. (2018). 7 Top Big Data Analytics Challenges Faced By Business Enterprises, ELEARNING INDUSTRY IN FRENCH (http://elerningindustry.com)
[3] Bekker, A. (2018). The ‘Scary’ Seven: big data challenges and ways to solve them, ScienceSoft(http://scnsoft.com) )

 

연구결과들을 종합해보면 극복해야 할 과제들은 다음과 같다.

▶데이터 기술: 데이터를 축적, 관리, 활용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환경
▶데이터 공유: 전사 조직이 데이터를 같은 관점으로 일관되게 활용할 수 있는 기반
▶데이터 역량: 사용자 부서의 데이터 분석 역량과 인프라 부서의 데이터 기술 역량
▶데이터 문화: 데이터 분석 결과를 인정하고 이에 의한 의사결정을 지향하는 관습
▶데이터 확보: 내부 및 외부의 의미있는 데이터를 충분하게 확보할 수 있는 체계
▶데이터 품질: 데이터 활용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수준의 정제된 품질
▶데이터 보안 및 프라이버시: 데이터 규제 준수 및 데이터 보안과 프라이버시 준수 

 

다음글: 데이터이즘(Dataism), 기업경영에 도입하기, 2부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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