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와 금융소비자 [2부] - 금융회사는 금융소비자의 행동 개선을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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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와 금융소비자 [2부] - 금융회사는 금융소비자의 행동 개선을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
  • 이준한 이사
  • 승인 2019.12.16 01:14
  • 조회수 2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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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경제학을 통한 금융소비자 행동 개선

금융상품은 일반적인 소비재에 비하여 추상적이며, 상품 선택 후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특성이 있어 소비자 편향이 자주 발생하는 분야이다. 최근엔 금융상품이 복잡해지고 선택권이 넓어지면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는 금융지식이 많이 보급되었다. 하지만 실제 금융 소비자의 행동은 경제적인 합리성으로 설명될 수 없는 불합리한 결정에 의한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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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비합리적인 금융행동 예시

 

금융소비자 행동편향

행동경제학은 결정을 내릴 때 행동편향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으로 다음과 같은 조건을 들고 있는데, 금융행동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 의사결정에 복잡한 정보 처리를 수반   
- 의사결정 결과가 현재·미래 이익 모두 영향을 미침
- 의사결정이 리스크나 불확실성을 수반  
- 의사결정에 어떤 보상이 기대됨

의사결정이 리스크를 수반하는 경우 적절한 상황판단이 쉽지 않아 행동편향이 발생한다. 금융행동에서 문제가 되는 행동편향은 크게 행동의 회피 및 연기, 경제적 합리성에서 일탈하는 형태 등의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투이톡_금융소비자_2.jpg
[그림 2] 금융행동에 문제가 되는 행동편향(Behavioral biases)

금융상품의 복잡성, 다양성 증대와 함께 금융상품과 관련된 책임이 소비자에게로 이동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올바른 금융행동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금융지식 습득 자체에 무관심한 계층 및 금융지식 교육이 금융행동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지 않는 경우에 대한 방안으로 행동경제학 활용이 주목받고 있다.

인간은 행동편향과 경험법칙에 영향을 받는 존재로, 금융지식을 실제 행동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행동경제학 관점에서 인간의 행동편향 메커니즘을 파악하여 이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

 

금융행동 개선 방향

바람직한 금융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으로 행동경제학의 성과를 금융교육에 활용하려는 시도와 의사결정요인 변화를 통해 행동변화를 유도하자는 의견이 존재한다.

금융학습이 가장 필요한 소비자가 행동편향의 영향으로, 역으로 금융교육에 무관심하고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행동편향의 영향을 고려하지 않으면 교육 자체의 효과를 얻을 수 없게 되므로 이를 역이용하는 등의 대처 방안이 필요하다. 또한 학습의욕 향상을 위해서는 정보 과부하 해소 및 개인화를 통한 자기연관성 확보가 중요하다.

학습을 했어도 행동을 미루거나 습관으로 정착하기 전에 원래 행동패턴으로 돌아가서 결과적으로 금융행동 개선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행동경제학에 의한 의사와 행동의 갭 발생 메커니즘 규명 및 IT 기기를 활용한 개인별 맞춤화의 진전으로 금융지식을 행동으로 연결하는 다양한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다.

‘넛지(nudge)’로 대표되는 의사결정요인 변화를 통해 행동변화를 유도하자는 의견은 지식전달 위주의 금융교육은 금융행위 개선에 크게 도움이 안되며, 의사결정요인을 바꾸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넛지’는 학습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단기간에 개선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금융교육 관점에서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지적된다.

- 넛지의 적용 대상이 확대되면 대상이 되는 소비자의 다양성도 증가하게 되어 넛지의 ‘바람직한 금융행동’이 더 이상 바람직하지 않게 될 가능성
- 금융교육 자체가 현저히 부족한 저소득층 등은 금융행동 선택지 자체가 충분히 존재하지 않아 ‘넛지’를 통한 행동 변화가 어려움

넛지는 자동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기본 금융지식 및 스킬 향상에 별 영향이 없으며, 이에 따라 넛지를 적용할 수 없는 금융선택 문제에 직면한 경우 자기 책임 하에 적절한 선택을 할 수 없게 만들 우려가 존재한다.

다만 두 가지 입장이 배타적인 것은 아니며, 금융교육과 넛지 모두 행동경제학의 성과물을 활용하여 금융행동 개선에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될 것이다.

 

금융회사 시사점: 고객을 가르치기 보다는 고객의 행동을 배워야 한다

올바른 금융행위가 확산되면 불완전판매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행동편향을 극복하고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를 실행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니즈는 전문가에 의한 자산관리 수요 증가로 연결될 것이다.

또한 이제까지 소비자의 편향성과 합리적이지 못한 선택에 초점이 맞춰 졌다면, 향후 금융상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의 실패 등을 방지하기 위한 조직내의 의사결정 매커니즘 개선에 관한 행동경제학의 활용도 중요할 것이다.

아울러 소비자들의 상품설명 이해능력, 적절한 상품 및 서비스 선택능력을 과대평가하지 말고 인간이란 본래 합리적 판단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존재라는 현실을 직시하고 소비자가 이해하기 쉬운 어드바이스, 금융상품을 제공하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사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어떤 설명자료와 설명방법이 소비자의 올바른 이해로 이어지는가를 검증하고, 자신의 연령 등 속성에 맞는 최선의 상품을 선택하지 못하는 소비자를 위해 라이프사이클에 맞는 최적의 자산배분이 이뤄진 상품 오퍼를 제공하거나 자동화된 시스템을 통해 자산운용의 적정화·효율화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의 방안이 요구된다. 

특히 국내에서는 급속한 고령화의 진전으로 향후 개인에 의한 자산 운용의 중요성이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소비자의 투자판단에 대해 적절한 지원을 해줄 수 있는 역량이 금융회사의 경쟁력 및 차별화를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로 떠오를 것이다.

- 끝 -


‘금융회사와 금융소비자 [1부]’의 후속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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