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트너 2020 전략기술 톱 10’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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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트너 2020 전략기술 톱 10’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하)
  • 박서기 소장
  • 승인 2019.12.04 04:29
  • 조회수 2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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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투명성 및 추적성


점점 더 많은 소비자들이 개인 정보의 가치를 인식하고, 이에 대한 통제를 요구함에 따라 기업들은 개인 데이터 보호와 관리의 위험이 증가하고 있음을 자각하고 있으며, 정부는 이를 위해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투명성과 추적성은 이러한 디지털 윤리와 개인정보 보호의 요구를 충족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가트너는 설명하고 있다.

투명성과 추적성은 규제 요구사항을 충족하고, 인공지능(AI)과 기타 첨단 기술 사용에 대한 윤리적인 접근 방식을 보존하며, 기업 내 사라져가는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고안된 다양한 태도, 행동, 지원 기술, 관행 등을 지칭한다.

[시사점]

 

→기업이 투명성과 신뢰 관행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및 머신러닝 영역, 개인 데이터 보호, 소유 및 제어 영역, 윤리적 설계 영역 등 세 가지 영역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인공지능 및 머신러닝 영역의 경우 그림자 AI(Shadow AI)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제대로 된 산출물을 내놓고 있는지를 언제든 추적하거나 감시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돼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 데이터 보호, 소유 및 제어 영역은 EU의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규제에서 보듯이 기업이 소비자 정보를 모으고 활용하는 것은 엄격한 규칙과 통제 하에 이뤄져야 한다. 한국의 경우 개인정보보호법을 지키는 수준, 즉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이 정보 취득을 동의한다는 이유만으로 무작위 정보를 이메일, 문자메시지, 푸시 알람으로 무조건 배포하는 식으로는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윤리적 설계 영역은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설계할 때 기본적으로 프라이버시 친화적인 방식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개념이다. 소비자들은 프라이버시에 철두철미하지 않은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외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6. 자율권을 가진 엣지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은 정보 처리, 콘텐츠 수집 및 전달이 해당 정보의 출처, 보관 장소, 소비자 등으로부터 인접한 곳에서 처리되는 컴퓨팅 토폴로지(topology)다. 엣지 컴퓨팅은 지연 시간을 줄이기 위해 트래픽과 프로세싱을 로컬에서 처리하곤 하는데, 자율권을 가진 엣지 환경이 구현되면 엣지의 기능을 더 많이 활용하게 될 것이며, 엣지가 더 큰 자율성을 가지게 될 것이다.

[시사점]

 

→엣지 컴퓨팅용 엣지 디바이스로 새롭게 부각되는 영역은 자동차, 발전기 등 복잡한 임베디드 엣지 디바이스, 인공지능 스피커 같은 엣지 입출력 디바이스, 산업용 어플라이언스 등 단순 임베디드 엣지 디바이스 등을 들 수 있다. 따라서 엣지 디바이스와 엣지 서버가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만큼 엣지 컴퓨팅은 사물인터넷과 스마트공장 등 일부 영역에서만 관심을 가질 만한 기술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엣지 컴퓨팅 환경을 구축할 경우 △엣지 디바이스에 데이터가 저장될 경우 어떤 형식으로 저장할 것인지 △엣지 서버 등 다른 데이터와 어떻게 통합할 수 있는지 △엣지 디바이스와 엣지 서버에 대한 거비넌스 체계는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등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7. 분산형 클라우드

 

분산형 클라우드(Distributed cloud)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가 다양한 장소에 배포되는 것이다. 이때 기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는 서비스의 운영, 거버넌스, 업데이트 및 개발에 대한 책임을 진다. 분산형 클라우드는 대부분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의 중앙화 모델에 상당한 변화를 주며, 새로운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를 견인할 것이라고 가트너는 전망하고 있다.

[시사점]


→분산형 클라우드는 클라우드 시장에 대한 지금까지 논의를 뒤엎는 새로운 트렌드라는 점에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의 퍼블릭 클라우드와 일반 기업의 프라이빗 클라우드가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이 지금까지 대세라고 여겨져 왔는데, 분산형 클라우드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도 퍼블릭 클라우드 업체가 제공할 것이라는 전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산형 클라우드가 본격적인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무엇보다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투자한 기업들이 기존 투자를 어떻게 처리할 수 있는지, 새로운 퍼블릭 클라우드를 도입할 여력이 얼마나 있을지 등을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8. 자율 사물


자율 사물(Autonomous things)은 AI를 활용해 인간이 수행하던 기능들을 자동화하는 디바이스 혹은 기기를 뜻한다. 자율 사물은 대부분 로봇, 드론, 자율주행차, 자율주행선, 가전제품 등의 형태로 구현된다. 이러한 디바이스의 자동화는 엄격한 프로그래밍 모델들이 제공하는 자동화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AI를 활용해 주변 환경 및 사람들과 보다 자연스럽게 상호 작용하는 고급 행동을 구현한다. 기술력이 향상되고 규제가 허용되며 사회적 수용이 증가함에 따라, 점점 더 많은 자율 사물이 통제되지 않는 공공 장소에 배치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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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도미노 피자는 포드 자동차와 협력해 자율주행 자동차로 피자를 배달하는 서비스를 미국 일부 지역에서 시작했다.

[시사점]

 

→이미 자율주행 자동차 기반의 피자 배달이 이뤄지는 미국에 비하면 한국의 자율 사물 분야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일부 지역과 산업에서 드론과 로봇 기반의 자율 사물 도입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자동화 수준을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연구개발 작업이 더 많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율 사물의 자동화 수준은 1단계(사람이 대부분 제어)-2단계(부분 자동화)-3단계(조건부 자동화)-4단계(높은 수준의 자동화)-5단계(완전 자동화)로 나뉠 수 있다. 어느 단계에서 시작할 것인지, 어떻게 진화시켜 나갈 것인지를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9. 실용적 블록체인

블록체인은 신뢰 구축, 투명성 제공, 비즈니스 생태계간 가치 교환 구현, 잠재적 비용 절감, 거래 합의 시간 단축, 현금 흐름 개선 등을 통해 산업을 재구성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기술이다. 자산의 출처를 추적할 수 있어 위조품 사기의 가능성이 현저히 줄어든다. 또 공급망 전반에서 식품의 이동경로를 추적해 오염 발생 지점을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거나 개별 부품을 추적해 제품 리콜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가치를 제공한다. 블록체인이 잠재력을 가진 또 다른 영역은 신원 관리 분야다. 블록체인 기반의 스마트 계약 기술을 활용할 경우 상품을 받으면 지불이 이뤄지는 식으로 프로그래밍 할 수 있다.

[시사점]

 

→가트너는 블록체인 기술의 가능성을 아주 높게 평가하고 있지만 확장성과 상호운영성 등 기술적인 한계로 인해 대중화되려면 앞으로 5년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검토와 파일럿 프로젝트 등은 추진하되 본격적인 엔터프라이즈급 프로젝트는 시간을 두고 추진하는 것이 낫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국내의 경우 식품이력추적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만이 해결할 수 있는 기술적 당위성과 프로젝트의 투자효율성에 대한 검증은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블록체인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비즈니스 이슈’가 무엇인지에 대한 검토와 함께 현단계 블록체인 기술로 실현 가능한 수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10. 인공지능 보안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은 다양한 사용 사례에 걸쳐 인간의 의사결정을 향상시키는 데 지속적으로 활용될 것이다. 이는 초자동화를 구현하는 수많은 기회를 만들어내고 자율 사물을 활용해 비즈니스 전환을 이뤄낼 수 있지만, 보안 팀과 위험 분야 리더들에게는 새로운 중요 과제를 제시한다. IoT, 클라우드 컴퓨팅, 마이크로서비스 및 스마트 공간 내 고도로 연결된 시스템들로 인해 공격 가능한 포인트가 광범위하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보안 및 위기 관리 리더들은 AI 기반 시스템 보호, AI를 활용한 보안 방어 향상, 공격자의 범죄 목적 AI 사용 예측 등 세 가지 주요 영역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시사점]

 

→인공지능 보안은 AI를 활용해 보안 수준을 높이는 것과 AI 시스템의 보안체계를 잘 갖추는 것 등 두 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전자의 경우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해 침입 유형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식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후자의 경우 AI 시스템이 데이터 훈련 내용이나 머신러닝 알고리즘 등을 철저하게 보호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결국 머신러닝 기법에 대한 보다 철저한 연구와 탐구 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인공지능 보안을 실현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머신러닝 데이터 학습 과정에 잘못딘 데이터가 입력되지 않도록 하거나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해커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인프라를 잘 갖춰야 한다.

→AI 시스템에 대한 보안을 강조하는 이유는, AI 시대가 본격화되면 머신러닝 알고리즘과 훈련용 데이터 세트 자체가 기업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핵심 고려 사항들

앞에서 언급한 가트너 2020 전략기술 톱 10 드렌드를 통해 우리가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은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먼저 특정 기술 한 가지를 도입한다고 전략기술 트렌드를 제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가트너 2020 전략기술 톱 10 트렌드는 이후 초래할 파괴적 혁신의 강도가 센 만큼 적극적으로 검토에 들어갈 필요가 있지만 준비단계에서 고려해야 할 측면도 많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게다가 관련 기술들의 진화가 계속 이뤄지고 있는 만큼 섣부른 도입 계획을 잡기 보다 자사의 비즈니스 목표를 구현하기 위해 어떤 측면에서 도입을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목적의식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내부 기술 전문가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다. 전략기술 톱 10 트렌드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내부에 아키텍트와 전문 개발자, 특히 인공지능 전문가 등을 미리 확보해야 도입-운영-개선의 선순환 구조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더 나은 환경으로 진화해 나갈 수 있다. 과거처럼 돈 들여 기술을 도입한다고 끝이 아나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세 번째는 중장기 계획 수립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점이다. 2020 전략기술 톱 10 트렌드의 대부분이 향후 3~5년 후에나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앞으로 2~3년간 빠르게 기술진화 혹은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기술 자체의 변화 혹은 진화 로드맵을 전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면 중장기 계획을 수립할 때 단기 목표에 집중하되 중장기 계획은 롤링 업데이트(rolling update) 방식으로 매년 다시 갱신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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