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과 디바이스의 경쟁, 카카오페이와 삼성페이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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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과 디바이스의 경쟁, 카카오페이와 삼성페이 비교
  • 류리라 선임
  • 승인 2019.11.06 08:29
  • 조회수 6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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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1초가 부족한 출근길. 대중교통 탑승 바로 직전 주머니를 뒤적였으나, ‘이럴 수가, 지갑이 없다’. 씩씩 대며 지갑을 가지러 집까지 다시 돌아갔다 나오지만 이미 지각을 면할 수 없다. 결국 일과 시작도 전에 진이 빠지는 하루가 되어 버린다.

하지만 더 이상 지갑을 집에 두고 나왔다는 사실을 깨달아도 전혀 두렵지 않은 시대가 왔다. 스마트폰 하나면 교통카드, 결제, 송금까지 해결되는 간편결제 서비스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간편결제 시장은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2018년 기준으로 은행, 카드, 전자금융업자 등 43개의 회사가 50여종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체 가입자 수는 1억 7천명에 육박하며 대한민국 국민 1인당 3~4개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가입자 수 상위 6개 모바일 간편결제 사업자 서비스 만족도를 조사해서 발표했다. 결과는 카카오페이 3.94점, 11페이(시럽페이) 3.92점, 삼성페이 3.92점. 페이코 3.90점, 네이버페이 3.88점, SSG페이 3.78점 순으로 조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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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만족도

삼성페이는 서비스 품질과 상품 특성에서, 카카오페이는 호감도에서 좋은 점수를 얻었다. 하지만 호감도에서 카카오페이와 삼성페이의 점수 차이가 크게 나타나서, 종합만족도는 근소한 차이로 카카오페이가 1위를 차지하였다.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의 선두주자인 카카오페이와 삼성페이를 비교하여 본다.

 

마음놓고 금융하다, ‘카카오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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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카카오페이 서비스의 진화

카카오페이는 2014년 9월 국내 최초 간편결제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2018년 기준 연간 거래액이 30조원을 돌파하였다. 2018년 기준으로 약 2800만명이 카카오페이에 가입하였으며 주 이용자는 2030 세대이다. 카카오페이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기반으로 생활 서비스 플랫폼, 금융서비스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금융서비스 플랫폼이 되기 위하여 바로증권을 인수하였고, 보험회사 인수를 추진 중이다.

카카오페이 간편결제의 가장 큰 장점은 별도의 앱 설치가 필요 없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4천만이 이용하는 카카오톡 메신저 어플만 있다면 얼마든지 사용이 가능하다. 삼성페이나 LG페이와 같이 기기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결제 기능뿐만 아니라, 송금 시 계좌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카카오톡 유저라면 터치만으로 간편 송금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청구서 기능을 통해 기존에 하나하나 챙겨야 했던 고지서 관리를 단순화하였으며, 멤버십 기능을 통해 별도의 앱 설치 없이도 타 회사의 멤버십 포인트 적립을 가능하게 하였다.

하지만 극복하기 어려운 큰 단점이 하나 있다. 핸드폰을 결제 기기에 갖다 대기만 하면 결제가 가능한 타 페이들과 달리 앱 실행 후 몇 단계를 거쳐 QR코드/바코드를 직접 보여줘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 치명적인 단점은 여러 업데이트를 통해 많이 해결하였으나 아직까지 대기만 하면 결제가 되는 타 페이의 장점을 극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 외에도 다른 카드사의 여러 카드들을 등록하여 사용할 수 없고 카카오페이 카드만 이용이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신용카드사와 같이 여러 할인혜택을 늘리고는 있으나 그 보완 효과는 미미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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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카카오페이 결제 실행 절차


지갑 속 신용카드가 모바일 폰 속으로, ‘삼성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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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삼성페이 실적 추이, 출처: 이투데이 http://www.etoday.co.kr/news/view/1654050

삼성전자는 애플이 애플페이를 선보임에 따라서 스마트폰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삼성페이를 준비했다. 2015년 8월 20일 국내에 정식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이 지급결제를 할 때 삼성페이를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상태를 만들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페이가 지급결제의 표준 수단이 된다면, 그만큼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경쟁력이 차별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삼성페이는 2018년 기준 가입자수 4400만명, 누적 결제 금액 40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페이는 2018년 기준 오프라인 간편결제 금액 중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시장 조사 단체 컨슈머인사이트에 의하면 간편결제 서비스의 고객 만족도 영향에 가장 큰 요인은 간편성 및 이용 편리성에 이어 제휴 가맹점 수 및 다양성으로 나타났는데, 삼성페이의 경우, 다른 페이 대비 이 두 가지 요인을 가장 높게 만족시킨 것으로 보인다.

삼성페이의 경우, 앱 실행 후 비밀번호만 입력하여 결제 기기에 가져다 대기만 하면 바로 결제가 가능한 점에 매우 편의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카드사의 제한이 없기 때문에 본인 명의 카드라면 여러 장의 카드도 등록하여 사용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삼성페이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 수는 매우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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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삼성페이 결제 실행 절차


하지만 삼성페이의 경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에서만 실행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물리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삼성페이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의 경우 삼성페이뿐만 아닌 신한페이판의 터치결제 또한 이용이 가능하다). 타사의 스마트폰이 삼성페이를 탑재할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삼성페이의 기기에 따른 제약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전망

카카오페이는 결제 수수료를 없애기 위해서 QR코드를 인식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기존 마그네틱을 긁는 방식과 비교하여 편리성이 향상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채택하고 있는 기술의 한계로 삼성페이보다 더 편리한 수준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관건은 소비자들이 QR코드 방식을 얼마나 잘 받아들이는가에 달려있다.

삼성페이는 기본적으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경쟁력 차별화를 위해 시작되었다. 다른 기종의 폰보다 더 편리한 지급결제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삼성 스마트폰 충성도를 높이고자 하는 목적이다. 따라서, 삼성페이는 다른 스마트폰 사용자로 확산하는데 태생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카카오페이의 장점은 모바일 메신저 점유율 94.4%를 차지하고 있는 카카오톡 사용자 네트웍이다. 이미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다면 카카오페이를 이용하기 위해서 별도 앱을 깔지 않아도 된다. 사용자의 온보딩 노력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또한 생활 및 금융 플랫폼으로 서비스가 확장되고 있다는 점은 카카오페이의 사용 실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페이는 삼성 스마트폰에 이미 탑재되어 배포된다. 삼성페이를 사용하기 위해서 카드를 등록하는 절차도 간단하다. 무엇보다도 삼성전자의 비접촉식 지급결제 기술은 어떤 지급결제 수단보다도 편리한 방식이다. 또한 기존 가맹점 인프라에서 그대로 작동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가맹점 유치를 위한 노력이 필요 없다. 삼성페이는 삼성 스마트폰 사용자에게는 가장 편리한 지급결제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카카오톡 사용자이면서 삼성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람이 지급결제를 할 때 어떤 수단을 선호하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결과에 따라서, 플랫폼과 디바이스 둘 중에서 보다 유효한 경쟁 수단이 무엇인가를 알려주게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편리함, 수수료, 재미 등을 포괄하여 누가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가가 중요할 것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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