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자일 조직 도입, 무엇이 걸림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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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자일 조직 도입, 무엇이 걸림돌인가?
  • 임수진 이사
  • 승인 2019.09.02 07:16
  • 조회수 5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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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은 2019년 9월부터 애자일 조직 문화를 강화하기 위해 모든 직원의 호칭을 ‘매니저’로 통합하기로 했다고 한다. 현대산업개발은 2018년 개발운영사업본부에 애자일 조직 체계를 도입하였고, 성과를 확인한 후 전사로 확대하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SK텔레콤은 직원들의 호칭을 직급 대신에 ‘님’을 붙이는 것으로 통일했다.

애자일 조직을 이미 도입한 은행들은 애자일 조직을 별도 독립 조직으로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은행 안에 은행(BIB, Bank In Bank)을, 농협은행은 ‘회사 안에 회사(CIC, Company In Company)’ 형태를 도입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공급망 금융을, KEB하나은행은 고령층 고객용 특화서비스를 애자일 조직 도입 성과로 출시하였다.

애자일 조직은 기능식 조직, 계층별 조직 형태를 탈피하고 과제 수행 중심의 소규모 팀으로 운영하는 조직 형태를 의미한다. 카카오, 네이버, 쿠팡, 배달의 민족 등 디지털 기업들은 이미 애자일 조직이 도입되어 있다. 디지털화의 물결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보다 빠르고 유연한 조직이 필요하고, 애자일 조직 도입은 디지털 탈바꿈(Digital Transformation)의 성패를 결정할 것이다.

2001년 2월 미국 유타주 스노우버드 스키리조트에서 켄트백을 포함하여 17명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모여서 ‘애자일 선언문 (Agile Manifesto)’을 발표했다. 20년이 지난 지금 IT 뿐만 아니라 조직, 마케팅 등 모든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마케팅 분야에서는 2012년 애자일 마케팅 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데이터 분석을 위한 애자일 선언도 발표되었다.

2017년 한국CA테크놀로지와 콜맨 팍스 리서치가 발표한 ‘애자일과 데브옵스, 속도와 가치 가속화’ 보고서에 나타난 한국의 애자일 우수 기업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평균(29%)에 비해 매우 낮은 수치(6%)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애자일 도입이 부진한 것은 클라우드 확산이 늦은 것과 함께 디지털 경쟁력을 떨어뜨리지 않을까 우려된다.

글로벌 차원에서도 애자일 조직 도입은 어려운 과제이다. 매년 애자일 현황조사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는 버전원(VersionOne)의 2019년 보고서에서 나타나는 주요 장애 요인(복수 응답 허용)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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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애자일 적용 시에 나타나는 장애 요인 / 출처: 13th Annual State Of Agile Report – MAY 7. 2019

 

1. 애자일 가치와 조직 문화가 충돌함(Organizational culture at odds with agile values)
기존 조직문화는 수직적이고 경직되어 있으며, 실패를 쉽게 용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애자일은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조직문화로 결과에 대한 평가 또한 실패를 허용하는 방식이 채택되어야 한다. 조직문화가 가장 큰 비율로 나타나는 것은 애자일 실현이 단순히 방법론 적용으로 실행되는 것이 아니라 문화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사고의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는 조직문화에서는 애자일 적용이 성공할 수 없다.

2. 변화에 대한 조직의 저항(General organization resistance to change)
애자일 조직문화는 위계 조직에 익숙한 구성원들에게는 낯설게 받아들여 질 수 있다. 논리적, 이성적 사고와 학습에 의해 지식이 축적되어 있다 하더라도 현실 적용이 거부감없이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변화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소규모 운영에 의한 성공의 반복을 통한 선순환 확장이 필요하다.

3. 경영진의 지원과 스폰서십 부적절(Indequate management support and sponsorship)
경영진들의 애자일 사랑은 4차 산업혁명, 디지털 탈바꿈와 맞물려 더욱 고조되는듯 보인다. 또한, 빠른 시장 변화 대응을 위한 민첩한 조직운영과 자유롭고 창의적 문화를 정착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것으로도 보인다. 그러나 경영진의 적극적 지원에 의해 조직 구조와 제도 변경을 제대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행 구성원들의 일하는 방식의 변화 또한 중요한 요소이다.

조직 구조와 제도 변경을 하드웨어적 요소라고 본다면 일하는 방식의 변화는 소프트웨어적인 변화이다. 성공적인 애자일 적용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변화 모두를 필요로 한다.

4. 애자일 방법 스킬과 경험 부족(Lack of skills/experience with agile methods), 훈련과 교육이 충분하지 않음(Insufficient training and education)
애자일 적용은 누구에게나 가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이다. 반드시 문화의 변화를 동반하여야 하고, 교육/실습/훈련을 받았다 하더라도 모든 조직에 동일한 형태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육으로 습득한 애자일 방법론은 조직별 문화에 맞춘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하므로 혼자가 아닌 팀워크에 의한 활동과 단기간내 반복의 과정을 거쳐 완성되는 경험의 나눔이 필요하고, 성공/실패 여부에 대한 고민보다 한걸음부터 먼저 떼는 것이 중요하다.

5. 팀들 간에 프로세스와 프랙티스의 일관성이 없음(Inconsistent processes and practices across teams), 협업과 지식공유가 부족함 (Minimal collaboration and Knowledge sharing)
애자일 적용은 업무간 협업이 필수요소로 업무별 역할과 프로세스를 명확하게 정의하여 효율적인 협업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애자일 조직의 경우 업무별 인력으로 한 팀을 구성하여 팀 내부 의사결정에 따라 업무를 진행하여 기존 사일로 형태의 조직보다는 훨씬 민첩한 실행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한 팀의 구성이 업무 혼합 형태여야 하고 각 구성원의 R&R 명확화가 중요하며 자율성울 보장하는 권한과 책임이 주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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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애자일 도입 장애요인 변화 (2017년과 2019년 비교) / 출처: 13th Annual State Of Agile Report – MAY 7. 2019

2017년과 2019년 장애요인 현황을 비교해 보면 점차적으로 감소하는 요인과 그로 인하여 증가하는 요인을 구분하여 현재 애자일 적용이 어떠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조직 문화, 오너 역할 부재, 애자일 방법과 스킬 등 역량 미비 등이다. 개선되고 있는 부분은 개발도구와 데이터 통합, 협업과 지식 공유 등이다.


본 보고서에서, 애자일 조직 도입의 장애 요인을 극복하기 위해 중점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성공 요소 다섯 가지는 다음과 같다.

▶ 내부에 애자일 코치를 둔다
경영진이 스폰서쉽을 발휘한다
회사 차원에서 훈련 과정을 운영한다
각 팀들의 프로세스와 프랙티스의 일관성을 확보한다
▶ 각 팀들은 같은 도구를 사용한다.

본질적으로 문화의 변화를 동반하여야 하는 애자일 도입은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구성원들의 공감대 형성과 거듭되는 반복을 통한 목표 달성 과정에 가치를 부여하면서 장기적 플랜에 따라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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