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저러스 부활의 핵심 키워드 ‘Retail-as-a-Serv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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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저러스 부활의 핵심 키워드 ‘Retail-as-a-Service’
  • 투이컨설팅
  • 승인 2019.08.12 06:24
  • 조회수 3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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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기 소장(박서기IT혁신연구소, innovationo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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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파산과 2018년 폐업 선언으로 장난감 업계에 큰 충격을 줬던 토이저러스(ToysRUs)가 올 연말경 다시 문을 연다는 소식이 얼마 전 외신을 통해 보도됐다. 지난해 3월 토이저러스가 미국내 800여개 매장의 문을 닫은 후 공식 폐업을 선언한지 약 1년 8개월만에 다시 매장을 여는 것이다.

일부 국내 언론들은 토이저러스의 이번 매장 재개장 소식을 전하면서 토이저러스가 체험형 매장으로 다시 돌아온다고 잇달아 보도했다. 체험형 장난감 매장이라? 듣고 보면 누구나 이해할 만한 내용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전통적인 장난감 매장들은 크든 적든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이 있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새로 부활하는 토이저러스 매장은 과거의 모습 그대로 다시 복원되는 것이라는 소리인가? 이렇게 이해한다면, 유통 업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토이저러스의 부활 전략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베타의 Retail-as-a-Service 전략이 주목받는 이유


이번 발표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은 기존 토이저러스의 자산을 인수한 트루키즈브랜즈(Tru Kids Brands)라는 모회사가 새 토이저러스 매장을 오픈하면서 베타(B8ta)라는 미국의 신생 유통업체와 합작사를 만든다는 점이다.


쓰러졌던 ‘장난감 왕국’을 복원하면서 트루키즈브랜즈가 빼 든 칼은 과거의 토이저러스를 그대로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개념의 유통 매장을 만든다는 복안이고, 베타와의 전략적 제휴가 그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베타가 도대체 어떤 회사이길래 트루키즈브랜즈는 토이저러스 복원의 핵심 카드로 베타와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는 것일까?


2015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첫 선을 보인 베타는 ‘유통에 경험을 더한다’는 개념의 서비스형 리테일(Retail-as-a-Service)이라는 개념으로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신개념의 유통서비스 회사다.


자사 매장에서 혁신적인 디지털 기기를 전시하면서 매장 방문객들이 직접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체험형 매장이자 디지털기기 편집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미국 내 1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아이디어형 디지털 신제품, 사물인터넷, 드론, VR 제품 등을 주로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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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베타 매장. 매장마다 60~80개의 혁신적인 디지털 기기가 전시돼 있고, 방문객은 매장 직원의 도움을 받으면서 편하게 제품을 써볼 수 있다.

 

베타 매장에 제품을 전시하기 위해서는 월 몇백만원 수준의 일정 비용을 내야 하는데, 베타는 매장 내에 설치된 특수 카메라를 통해 방문객의 움직임을 수집, 분석하고, 매장 직원들을 통해 얻은 제품에 대한 방문객들의 반응(제품에 대한 소감 등 평가 정보, 구매 이유 등)을 취합해 고객사에 전달하고 있다.


제품을 직접 마음껏 체험하도록 하고, 이 과정에서 잠재고객에 대한 각종 정보를 개발회사에 전달함으로써 신제품에 대한 평가 정보도 손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두 가지 버전의 제품을 전시했을 경우 a제품과 b제품에 대한 고객의 반응, 평가 시간, 평가 정보 등을 가감없이 전달해 주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베타 매장은 소비자들의 체험 공간에 주안점을 두고 있을 뿐 매장에 전시된 제품을 직접 판매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방문객이 특정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힐 경우 매장 직원은 아마존에서 구매하라고 조언한다고 한다.


유통에 경험을 더한 베타의 이런 서비스는, 혁신적인 디지털 기기를 미국 시장에서 마케팅하려는 기업에겐 단비와 같은 효과를 제공한다. 신제품 테스트를 위해 유행에 민감한 얼리어답터들이 매장에 많이 방문하는데, 이들은 호감이 가는 제품의 경우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제품을 소개하게 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제품 홍보와 입소문으로 이어진다. 베타의 고객사들은 고작 월 몇 백만원의 서비스료(임대료)를 내고, 수십억원, 심지어 수백억원의 소셜미디어 입소문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말이다.

토이저러스 새 매장이 선보일 ‘서비스형 리테일’ 전략


베타의 사업 내용을 알고 나면 트루키즈브랜즈가 베타와의 합작사를 통해 새로 만들려고 하는 토이저러스 매장이 어떤 모습일지 대충 감을 잡을 수 있다.


연말에 새로 오픈할 토이저러스 매장은 방문객들이 다양한 장난감을 직접 손으로 만지면서 놀 수 있는 체험형 놀이공간이자, 혁신적인 장난감을 직접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장난감 분야 얼리어답터들의 놀이터가 될 전망이다.


바로 베타가 제공하는 서비스형 리테일 전략을 활용해 장난감 제조사들이 토이저러스 매장 내에 신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쇼룸을 만들고, 토이저러스는 전시된 제품에 대한 고객 반응을 조사해 제조사에 제공할 예정이다.


베타 매장처럼 토이저러스 매장 천장에 달려 있는 카메라를 통해 매장 방문객들의 활동을 추적하고, 매장 직원들이 어린이 방문객들의 제품 체험을 돕는 것은 물론 고객 리뷰 등을 수집해 장난감 제조사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다만, 같은 서비스형 리테일 전략을 사용하지만 기존 베타 매장과 달리 토이저러스 새 매장은 체험형 공간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매장에서 직접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할 전망이다. 물론 스크린과 키오스크를 통해 온라인 사이트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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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트루키즈브랜즈가 올 연말 새롭게 선보일 토이저러스 체험형 매장의 조감도. 어린이와 부모가 다양한 장난감을 직접 체험하는 것은 물론 직접 구매도 가능하다. 토이저러스는 매장 내 카메라 등을 통해 방문객의 각종 체험 및 평가 정보를 취합해 장난감 제조사에 제공할 예정이다.

리차드 배리(Richard Barry) 트루키즈브랜즈 CEO는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완전히 빈 캔버스에 새로운 매장의 모습을 그릴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소비자의 쇼핑 습관과 리테일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지만 아이들이 만지면서 놀고 싶어한다는 속성은 변하지 않고 있는 만큼 새롭게 오픈하는 토이저러스 신규 매장을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장난감 제조사의 마케팅 방안과 소비자의 구매 패턴을 모두 고려한 신개념의 토이저러스 매장은 유통업계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어떤 식으로 고민해야 할지에 대한 많은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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