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뱅킹,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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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뱅킹,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 김인현 대표
  • 승인 2019.07.26 07:47
  • 조회수 3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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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의 오픈 뱅킹

오픈 뱅킹제도는 2018년 1월13일 EU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은행들은 금융 소비자가 지정하는 제3자에게 오픈API를 통해 금융 데이터를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제도가 시행된 것이다. 오픈 뱅킹은 금융산업에서 데이터를 다루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기존에는 은행이 고객의 데이터를 획득하고, 관리하고, 활용하였다. 고객의 금융 데이터는 은행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어 왔다. 오픈 뱅킹에서는 은행은 고객의 데이터를 보관하지만 활용은 데이터 발생자인 금융 고객이 하는 것이다. 은행은 금융 고객이 자신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을 지원해야만 한다. 오픈 뱅킹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 

 금융 소비자에게 보다 나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 은행은 외부의 써드파티와 협업을 통해 보다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개발한다.
▶ 은행 산업 전체로는 경쟁을 촉진하고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할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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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영국 Open Banking 사이트의 오픈API 성공 건수 추이


우리나라의 오픈 뱅킹

금융결제원은 7월24일부터 9월말까지 오픈 뱅킹 이용기관 사전신청 접수를 받고 있다. 은행과 핀테크 관련 기업이 신청할 수 있다. 8월 중에서 금융결제원은 보안점검 세부 신청 절차를 공개하고 심의를 거쳐서 서비스 제공 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다. 7월25일 현재 COSMONEY,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한국전자영수증, 핀크, 레이니스트, 기프티스타, 케이이엑스컨설팅 등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픈 뱅킹 서비스는 은행권은 10월부터 일반 사업자는 12월부터 개시하는 것으로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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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금융결제원이 제공하는 은행권 공동 오픈플랫폼 / 자료원: 금융결제원 사이트

금융결제원이 추진하는 오픈 뱅킹 사업은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은행권 공동 오픈플랫폼’이다. 이는 핀테크 기업이 금융서비스를 편리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은행의 금융서비스를 표준화된 형태로 제공하는 인프라를 말한다. 현재 오픈 뱅킹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은 은행권 공동 API를 금융결제원을 통해서 다른 은행이나 핀테크 기업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폐쇄적으로 운영해왔던 금융 공동망을 상당히 낮은 수수료로 외부에 개방한다는 의미가 더 크다. 핀테크 기업들은 은행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하지 않고 오픈플랫폼 센터를 통해 계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편리함을 제공한다.

 

관련된 질문들

금융결제원의 오픈플랫폼은 오픈 뱅킹으로 가는 첫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현재로서는 전자금융법 테두리 안에서 허용되는 범위로 국한되어 있다. 오픈 뱅킹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개인데이터 보호 관련 법률 개정과 전자금융법, 외국환거래법, 여전법 등 관련 법규의 개정도 필요하다. 보다 바람직한 것은 관련 법규를 하나의 법체계로 통합하여 새로 만드는 것이다. 또한, 지금은 오픈 뱅킹 표준을 제정하여 표준을 준수하는 써드파티는 서비스 제공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야 한다. 현재는 과거의 제도와 환경 안에서 오픈 뱅킹이 추진되고 있는 셈이다. 관련하여 자주 받게 되는 몇 가지 질문들을 소개한다.


질문 1. 오픈 뱅킹은 선택 사항인가?
은행에 따라서 오픈 뱅킹을 도입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질문이다. 결론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오픈 뱅킹은 금융산업의 변화 방향이다. 적어도 3,4년 이내에 모든 은행은 오픈 뱅킹 체계를 도입하게 될 것이다. 내용과 수준이 다를 수는 있다.

질문 2. 금융결제원의 오픈 뱅킹 체계가 전부인가?
금융결제원이 제공하는 오픈API는 일부일 뿐이다. 앞으로는 상품 추천, 자산 관리, 외환 거래 등 보다 다양한 API를 제공해야 한다. 금융결제원의 오픈API는 또한 은행 별로 차별적이지 않다. 동일한 서비스를 동일한 조건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은행은 마케팅 전략에 따라 가격과 서비스 내용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앞서가는 은행일수록 자체로 제공하는 오픈API의 비중이 커지게 될 것이다.

질문 3. 오픈 뱅킹 경쟁력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오픈 뱅킹의 또 다른 이름은 은행의 오픈 이노베이션이다. 은행의 서비스를 은행 혼자서 혁신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와 협업을 통해 추진한다는 의미이다. 오픈 뱅킹 경쟁력은 결국 협업 역량에 좌우될 것이다. 생태계를 잘 구성하는 은행이 우위에 서게 될 것이다. 생태계의 써드파티들은 보다 유리한 정책, 보다 편리한 플랫폼, 보다 큰 고객 네트워크 등을 제공하는 은행에 더 큰 매력을 느낄 것이다.

질문 4. 오픈 뱅킹을 통해 금융 서비스는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금융 서비스는 상거래 서비스와 융합될 것이다. 기존의 금융 서비스는 오픈API로 언번들링된 후에 고객이 이용하는 앱으로 리번들링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여신 서비스는 여신 API로 분리되어서 고객의 부동산 임대 앱 또는 자동차 구매 앱으로 묶여질 것이다. 이는 은행의 브랜드가 사라지는 효과를 주게 된다. 은행은 더 많은 오픈API를 통해 더 많은 파트너와 협업하는 것이 중요한 KPI가 될 것이다.

질문 5. 오픈 뱅킹이 확산되면 은행은 고객 접점을 놓치게 될 것인가?
고객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기존의 은행 고객은 ‘은행에 계좌를 개설하고 있는 개인 또는 법인’으로 정의되어 왔다. 디지털 시대의 고객은 어느 은행에 계좌를 갖고 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과 고객 사이에 거래가 성립할 뿐이다. 오픈 뱅킹은 고객 관계를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유동하는 것으로 바꾸게 된다. 더 나은 오픈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 경제활동을 하는 모든 실체가 고객이 된다.

질문 6. 오픈 뱅킹의 수익모델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은행의 전통적 비즈니스 모델은 파이프라인 형태였고, 순이자마진과 수수료가 주된 수익원이었다. 오픈API 사용료는 새로운 수익원으로 적합하지 않다. 오픈API로 데이터를 전달하는 것은 거의 무료로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은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아야 한다. BaaS(Banking as a Service)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은행 라이센스를 비즈니스의 원천으로 삼는 것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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