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R&D 성과를 높이기 위해 오픈 사이언스 정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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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R&D 성과를 높이기 위해 오픈 사이언스 정책 시급
  • 투이컨설팅
  • 승인 2017.04.14 04:37
  • 조회수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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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이컨설팅 서지은 책임컨설턴트


 
4세대 연구 패러다임은 오픈 사이언스
최근 첨단 연구 장비, 센서 및 데이터 처리 기술 등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생산되면서 4세대 연구 패러다임*이 등장했다.
* 4세대 연구 패러다임이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새로운 이론이나 현상을 발견하는 데이터 기반 연구(Data-intensive Research)를 말한다(T. Hey et al, The Fourth Paradigm: Data-Intensive Scientific Discovery, Microsoft Research, 2009).
 
데이터 기반 연구(4세대 연구 패러다임)는 방대한 데이터 수집과 분야 간 융복합 연구가 요구되기 때문에 데이터 공유 및 협력이 필요하다. 다양한 분야 간 융합 연구 및 국제 공동연구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 흐름이 과학기술 분야의 개방형 혁신인 오픈 사이언스*로 대두되고 있다.
* 모든 종류의 과학적 지식(논문, 데이터, 방법론, 교육자료 등)을 디지털화하여 개방 및 공유하고 공동연구를 활성화함으로써 과학 연구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개념. 공공자금으로 지원된 연구성과 및 연구 과정의 데이터를 디지털 포맷으로 공개하여 연구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도 보다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메커니즘(OECD, 2015)
 
오픈 사이언스는 공개된 연구 결과물을 재활용하여 새로운 과학적 발견을 위한 입증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중복 투자 없이 연구 수행이 가능하며 연구 투명성 확보, 빠른 지식공유 등 사회경제적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오픈 사이언스 수준
OECD, UNESCO, World Bank 등 국제기구와 미국, 유럽연합, 호주, 중국 등에서는 새로운 지식과 가치 창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오픈 사이언스 정책을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는 오픈 사이언스 도입 초기 단계로 일부 연구결과물에 대한 공유 체계를 갖추고 있다.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18·25조에 따르면 국가연구개발사업의 9대 주요 성과물*을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정한 연구 성과물 전담 관리기관에 등록 및 기탁하여 공유하여야 한다.
* 논문, 보고서, 특허, 기술정보, 화합물, 소프트웨어, 생명자원(생명정보/생물자원), 신품종(농업용 정보/실물), 연구시설 장비

 

9대 연구 성과물의 공개 실태*를 살펴보면 보고서(93%), 특허(100%), 논문(100%), 장비(100%)등록기탁률은 높으나 화합물(41%), 기술정보(34%), 생명정보(22%), 소프트웨어(18%)  생물자원(4.4%)등록기탁률은 낮다.
* 2016년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제3차 연구성과 관리·활용 기본계획(’16~’20)() 9대 연구 성과물 등록 기탁률(2008-2014)

이는 논문·특허·보고서와 같이 전통적 연구성과물에 대한 공개 비중은 높지만, 실제 공유·활용 수요가 높고 활용가치가 뛰어난 연구 데이터는 기탁률과 공개율이 저조하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현재 우리나라는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 데이터 공유가 필요하지만 실제 정책적으로 등록, 기탁 되어야 하는 데이터는 일부(생명, 생물, 화합물)에 지나지 않으며 그마저도 공개율이 저조한 실정이다.
 
오픈 사이언스를 위한 데이터 공유
연구개발을 통해 생산되는 데이터는 매우 다양하다. 시기적으로 구분하면 연구과정에서 생성되는 중간 데이터(실패 데이터 포함)와 최종 연구결과로 생성되는 데이터가 있다. 가공 여부로 구분하면 관측이나 실험을 통해 생성되는 데이터, 특정 알고리즘에 의해 생산되는 데이터, 대형 장비나 기계에서 주기적으로 생산되는 데이터 등 원천 데이터와 이를 가공·분석한 2차 데이터가 있다. 어떠한 데이터 공개가 우선되어야 하는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기준이 필요하다.

첫째는 연구자들이 공유를 원하는 데이터가 무엇인가가 중요하다. 연구자들은 이미 논문이나 보고서에 노출되어 있는 가공분석된 결과 데이터보다 원천 데이터를 보다 필요로 한다. 결과 데이터는 연구자의 연구 결과와 비교하는 참조 목적으로 활용할 수는 있지만, 자신의 연구에 인풋으로 사용할 수는 없다. 데이터 상세화 수준과 데이터 형식 등을 연구자가 조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원천 데이터를 공유하면 연구 생태계 전체의 연구 노력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융합 연구 등 창의적 연구 결과를 만들어내는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연구자들에게 활용가치가 높은 원천 데이터가 공개되어야 연구 데이터의 오픈이 활성화될 수 있다. 

둘째는 데이터를 공개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인가를 찾아서 집중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연구자들이 원천 데이터를 필요로 하지만 실제 공개가 많이 되는 데이터는 논문이나 보고서에 실려있는 표와 그래프 등의 가공 데이터이다. 연구자들에게는 원천 데이터가 연구의 핵심가치이자 노하우이고, 자신의 가장 중요한 연구 경쟁력이기 때문에 이를 노출시키고 싶어 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화학이나 전자공학과 같은 분야는 데이터 또는 데이터 생성을 위한 알고리즘을 절대 오픈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모든 분야가 그렇지는 않다. 논문과 함께 연구 데이터 공개를 통해 자신의 연구결과를 증명해야 하는 분야(, 수학)도 있으며, 연구 데이터 공개를 하지 않으면 그 연구는 인용되지 않는 분야(, AI)도 분명 존재한다.

공유 수요가 높으면서, 공개 가능성이 높은 분야를 찾아서 연구 데이터를 공유하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하고 성공사례를 발굴하여, 다른 분야로 확장하도록 한다.
 
오픈 사이언스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우리나라는 아직 오픈 사이언스를 위한 공유 체계가 미흡하다. 가장 부족한 부분은 오픈 사이언스를 위한 법 제도와 정책이다. 일부 분야(생명, 화합물 등)의 연구 데이터는 이미 기탁하도록 되어있으나 실제 공개율이 저조하고 대상 분야가 한정적이다. 따라서 국가연구개발사업 수행 후에 생산된 연구 데이터를 제출해야 하는 근거법이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어야 한다. 또한 연구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은 누가 가지는 것인지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고, 데이터 공개에 대한 보상체계 등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연구자들이 연구 데이터를 관리하고 공유할 동기가 부여된다.

다음으로 필요한 사항은 오픈 사이언스를 위한 지원 조직과 플랫폼이다. 연구자들은 공공자금으로 수행되는 연구개발 과제에서 이미 수많은 시간을 행정 처리에 할애하고 있다. 앞으로 오픈 사이언스를 위해서는 공유 계획서 작성, 공유 대상 연구 데이터 선별 및 제출 등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여야 하는데 그 또한 연구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공공 연구 데이터 공유를 위해 필요사항(가이드 및 양식 제공, 기술 및 품질 지원, 교육 등)을 지원하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빠르고 쉽게 보유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도 필수적이다.

사실 오픈 사이언스 도입을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인식의 제고이다.  훌륭한 법 제도, 지원조직, 플랫폼이 마련된다 하여도 연구자들이나 국가 R&D 의사결정자들이 오픈 사이언스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면 이는 활성화될 수 없다. 연구자가 생성한 논문이나 보고서뿐만 아니라 활용가치가 월등히 높은 연구 데이터 공유에 대한 공론화 및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오픈 사이언스 정책 확대 시급
미래창조과학부의 ‘2015년도 연구개발활동 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2015년도 연구 개발 투자 규모는 약 66조 9천594억 원이다. 총액 기준으로는 미국, 중국, 일본, 독일, 프랑스에 이어 세계 6위 수준이다. 국내 총생산 (GDP) 대비 연구 개발 투자 비중은 4.23%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연구 개발 인력 지표로서 총 연구원 수는 45만 3천262 명으로 세계 5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포럼 (WEF)의 국가 기술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 순위는 27위이다. 연구 개발 투자 규모에 비해서 성과가 상당히 미흡하다.

국가 R&D 성과는 미래의 국가 경쟁력이다. 디지털 시대가 심화될수록 연구 개발 투자의 규모보다 질적 성과가 중요하게 된다. 또한 디지털 시대는 연구 데이터 생산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이를 얼마나 잘 활용하는가가 연구의 질적 성과를 좌우하게 된다. 연구 데이터 공유는 오픈 사이언스를 국가 차원에 도입함으로 촉발시킬 수 있다. 연구 데이터를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고 활용하기 위한 오픈사이언스 정책 확대가 시급한 시점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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